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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Apr 22. 2022

[육아 에세이] 어린이집 등원을 시작했어요

윤이랑,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 013

이번 주 수요일부터 어린이집 등원을 시작한 문지윤 어린이. 낯선 환경에서 처음으로 엄마와 떨어져 보내는 시간에 적응하느라 얼마나 놀라고, 불안하고, 두려웠을까...? 대성통곡하면서 엄마와 헤어지고 눈이 퉁퉁 부어서 나오는 모습에 마음이 짠하면서도 어찌나 대견하던지. 사진으로만 보던 친구들이 눈앞에 보이니까 울면서도 두리번거리며 관찰하고, 친구가 다가오자 손 흔들며 인사했다고 한다. 어린이집 선생님과 친구들은 좋은데 아직 엄마와 떨어지는 게 힘든 거지. 늘 밖으로 나가자며 신발을 들고 오는 아이인데 어린이집 다니기 시작한 후로 집이라는 공간을 몇 배 더 편안하고 아늑하게 느끼는 것 같다.

물티슈를 좋아하는 지윤이가 낮잠 자기 전 내 팔에 스티커를 붙여줬다.

"항상 힘이 되어주는 든든한 내편 고마워요."

말을 못 해도 왠지 지윤이 마음처럼 들렸다. 코로나 예방을 위해 엄마가 함께 들어가 적응 기간을 갖지 못하지만 지윤이가 나오는 시간에 입구에 늘 엄마가 기다리고 있다는 거 반복적으로 보여주면 아이도 인지할 것 같다. 우리는 헤어지지만 곧 다시 만날 거라는 걸.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리고 힘들지만 잘 적응해나갈 거라고 믿는다.


졸려서 눈을 꿈벅이다가도 장난감을 만지작 거리며 다시금 눈을 반짝이는 꾸러기 아가씨를 기다리다 내가 먼저 눈을 감고 누워있었는데 지윤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내 눈, 코, 입을 만지작하는 게 느껴졌다. 너의 작은 손과 안고 있으면 따뜻한 품이 이 엄마에게도 엄청난 힘을 주고 있다는 걸 너는 알까. 오늘도 하루만큼 자란 아이가 기특하고 고맙고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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