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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un 04. 2022

[육아 에세이] 고마운 육아 동지

윤이랑,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 023

면역력이 떨어진 건지 오른발 등 몸의 약한 부위에 염증이 생겼다. 특히 발은 며칠 동안 붓기가 심해서 부모님께서 부은 발로 아이를 어떻게 보고 있는지 걱정하셨다. 차를 타고 대전에서 서울로 데리러 오겠다고 하셔서 택시 타고, 기차 타고 직접 가겠다고 했다. 지윤이와 놀이터를 가든, 산책을 하든 움직이는 건 마찬가지.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대전으로 이동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언니도 조카 수인이를 데리고 친정에 왔다.

- "엄마 집에 오니까 마음이 편하지?"

- "어, 오자마자 다 나은 느낌이야. 마음이 편하니까 아픈 것도 금방 나아지고."

진짜 그랬다. 친정에 오고 나서 붓기가 빠르게 가라앉았다. 아이를 함께 돌봐 줄 가족들이 있으니 육아에 대한 부담이 줄고, 병원에 가는 등 내 몸을 챙길 수 있는 덕분이었다.


언니가 말했다.

- "나는 집에서 육아를 하면 성에 갇힌 기분이야. 아이한테 계속 자극을 줘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그런데 가족들이 함께 있으면 여러 사람이 돌아가면서 돌보고, 자연스럽게 다양한 자극을 주니까 마음이 편해."


예전에는 이웃들과 아이를 같이 키우고, 아이들끼리도 같이 노는 환경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특히나 코로나 시국에는, 거리두기로 이웃과의 교류가 줄어드니 각자 섬에서 육아를 하며 외로움과 고립감이 더 커졌다. 나 또한 언니처럼 '비슷한 시기에 육아를 하는 엄마들은 다들 어디서, 어떻게 육아를 하고 있을까?'라고 생각하곤 했다.


그나마 언니와 비슷한 시기에 임신, 출산, 육아를 겪으며 공동육아를 하고 정보와 감정을 공유할 수 있어서 큰 힘이 된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 전에 몰랐던 많은 것들을 생각해보면 함께 아이를 키우기에 서로 더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건 참 감사한 일이다. 세상에 하나뿐인, 평생지기 친구 같은 언니를 선물해주신 부모님께 감사드린다. 그만큼 더 이해하고, 먼저 챙겨주고, 애틋하게 여기며 좋은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존재라고 느낀다. 여태까지 옷 훔쳐 입고, 화장품 몰래 쓰는 등 빚진 게 많으니 앞으로 더 잘해야지. 부족한 글을 통해서라도 언니에게 고마운 마음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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