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수댁 Jun 01. 2022

[육아 에세이] 엄마 체력이 국력

윤이랑,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 022

지윤이가 아프고 난 후 내가 아팠다. 5월 30일 저녁부터 오른발이 붓고, 열감이 있고, 간지러웠다. 발바닥에 잡힌 굳은살이 살짝 까졌는데 그 사이로 세균이 침투한 것 같다. 사소해 보여서 약 바를 생각도 하지 않고 방치했는데 병원에 가보니 사뭇 심각했다.


발에 염증이 생긴 건데 잘못하면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단다. 염증이 속에서 곪거나 피를 타고 다른 곳으로 이동해서 오한이 들면 큰 병원 응급실로 가라고 했다. 피검사를 하고, 엑스레이를 찍고, 초음파 검사까지 하니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소염진통제를 주사 맞고 항생제도 먹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붓기가 심해지고 붉은 기가 발목 쪽으로 올라오는 게 보였다. 발이 당기고, 무엇보다 무서웠다. '수술까지 하면 어쩌지? 아기는 누가 돌보고...?' 물론 신랑이 있지만 일이 더 커져서 다 같이 고생하는 상황이 오지 않았으면 했다.


다행히 신랑이 일찍 퇴근해서 종합병원 응급실로 가서 진단을 받아보기로 했다. 준 종합병원도 예약이 쉽지 않고, 지방 선거일에는 휴진하는 곳도 많았다. 막상 응급실에 가니 사람도 많고, 내 증상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졌다. 피검사를 해서 당일 결과가 나온다 해도 두세 시간 이상 대기해야 하는데 계속 기다려야 할까 고민하다가 그냥 나왔다. 맹장이 터진 사람도 경증으로 분리하는 응급실이었다. 나는 아직 열이 나거나 오한이 온 것도 아니니 좀 기다리면서 상황을 보는 게 나을 듯싶었다. 병원에 다녀오고 나서 건강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번 느꼈다.


다행히 항생제를 먹으면서 증상이 더 심해지지 않고 있다. 아직 발에 붉은 기도 있고, 부어서 저리지만 그나마 참 다행이라 여겨진다. 아이가 아프면 대신 아픈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지만 엄마가 아프면 온 가족이 다 영향을 받는다. 무엇보다 내 건강이 먼저다. 엄마 체력이 국력이다.

작가의 이전글 [육아 에세이] 이런 아픔은 처음이야!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