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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ul 21. 2022

시간이 약

윤이랑,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 036

어린이집 나비반 학부모 간담회가 있던 날. 20분 분량의 영상으로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어떤 하루를 보내는지 볼 수 있었다. 코로나로 어린이집 적응 기간도 아이 혼자 적응했기에 어떤 모습일지 너무나 궁금하던 차였다. 아침밥을 먹고, 실내외에서 다양한 놀이 하는 모습, 양치하고 낮잠을 자는 모습을 보는데 눈물이 났다. 아이 나름대로 사회생활을 하는 모습을 보니까 새롭기도 하고, 선생님들께서 고생이 정말 많으실 거라는 생각도 들었다. 아이 하나 돌보기도 어려운데 여러 아이들을 동시에 돌봐주시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런데도 늘 웃는 모습으로 사랑을 가득 주셔서 정말 감사한 마음이다. 아이가 다양한 활동에 재밌게 참여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린이집에 즐겁게 등원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요즘 나는 쿡 찌르면 눈물이 날 만큼 자주 울컥거린다. 회사에서는 아이가 아파 갑작스럽게 발생할 연차에 대비해 더 열심히 근무한다. 아이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대신해하는 모든 일은 절대 허투루 보낼 수 없다. 일을 하든, 놀든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모든 하루를 마치고 밤이 찾아와도 혹시 내가 놓친 건 없는지 생각하고 챙기느라 잠자리에 드는 시간이 늦어진다. 그러고서는 밤에 혹시 아이가 열이 나지 않는지 확인하느라 긴장을 늦출 새가 없다. 아, 이 고단함. 그런데 그 고생을 알고 자신을 희생해서 도와주시는 양가 부모님 모습을 보면서 고맙고, 또 죄송해서 자꾸 눈물이 난다. 어떻게 우릴 이렇게 다 키우셨어요! 하고 한 번은 목 놓아 울고 싶은데, 그래도 다 키운다. 너네끼리 다 컸어. 라며 담담한 대답이 돌아온다.


지금 필요한 건 시간이다. 아직 엄마의 손길과 시간이 필요한 아이가 조금 더 커서 덜 아플 때까지 잘 헤쳐나가 보자 다짐한다. 신랑과도 서로 더 많이 위해주고, 이해하고, 응원하고, 또 희생하면서 하루 딱 한 걸음씩만 나아가기를. 아이는 어느 순간 훌쩍 자라 있고, 우리 부부도 한 뼘 더 성장해있을 거라 믿는다. 힘내자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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