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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Aug 09. 2022

80년 만의 폭우가 지나간 아침, 이수에서

윤이랑,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 51

"안녕하세요?"

흔하고 익숙한 인사말이지만

참 많은 의미를 담고 있다.


"밤새 별일 없으셨나요?"

"출근길 많이 힘드셨지요?"

서울이 곳곳이 물에 잠긴 재난상황에서 더욱 그랬다.


전에 본 적 없이 비가 많이 온다,

날씨가 진짜 이상하다고 느꼈는데

80년 만의 폭우란다.

인생에서 한번 볼까 말까 한 역대급 비였다.


다행히 지윤이와 나는 

타다 서비스를 통해 안전하게 귀가했고

회의가 있어 퇴근이 늦은 신랑은

친구의 도움으로 집까지 안전하게 왔다.


깜박깜박 우르르 쾅!!

쉬지 않고 반복되는 천둥번개에

처음에는 지윤이도 나도 화들짝 놀라 서로 부둥켜안았다.

그러다가 익숙해져서 지윤이는 번개가 칠 때마다

눈을 깜박깜박했다.


눈을 감아도 깜박거리는 번개가 보였지만

커튼을 치지 않았다.

번개를 봐야 천둥소리를 예상하고

지윤이를 안심시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눈을 감아도 크게 울리는 천둥소리가 무서운 지윤이에게

"괜찮아, 엄마가 옆에 있잖아." 다독이며 잠을 청했다.

신랑도 별문제 없이 안전히 와야 할 텐데 

불안한 마음으로 잠들었는데 무사히 집으로 돌아왔다.


출근길에 보니 이수역 근처는 기자들이 깔려있고,

시장 입구는 쓰레기와 빗물로 뒤집어져 있었다.

가장 위쪽에 있는 극동 아파트는 옹벽이 무너졌다는데

큰 피해 없이 지나가기를...


오늘도 무사한 하루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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