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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Aug 08. 2022

그거면 됐다

윤이랑,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 50

비가 와서일까

밤에 자주 뒤척이며 깼기 때문일까

6시면 일어나 내 품을 찾아오는 지윤이가

쿨쿨 자며 일어날 기미를 안 보였다.


먼저 준비를 마치고

언제 깨워야 할까 고민하다가

잔잔한 음악을 틀고

시간을 미루고 미루다 결심했다.


새벽에 기저귀를 갈았으니

옷도 갈아입힐 것 없이 바지만 입히고 가보자.

밤새 잠을 깊이 못 잔 것 같아

최대한 재우고 싶은 마음이었다.


카시트를 태우다 잠이 깨서 실랑이를 하다가

비 오는 날 지각하면 안 될 것 같아

'잡히려나?' 생각하며 콜택시를 불렀는데

생각보다 금방 잡혔다.


가방을 메고 아이를 안고 우산을 들고

택시를 타러 갔다.

아이코, 사실 지윤이는 내가 안자마자 번쩍 눈을 떴다.

차를 타는 게 더 나았으려나 순간 생각했지만

이미 택시는 거의 다 왔다.


택시의 장점은 아이를 품에 안고

조금이라도 더 편하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른 시간이라 차도 안 막혀서

20분 만에 회사에 도착했다.


7시 반에 문을 여는 테라로사에

20분부터 들어가 지윤이 간식을 좀 먹이고

내 음료도 하나 주문해서 나왔다.


어린이집에 가서 선생님께 사정을 얘기했다.

세탁한 이불을 몽땅 차에 두고 왔는데

다행히 어린이집에 여분이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칫솔도 두고 왔지만 여분을 가져다 둔 게 있어서 괜찮았다.

지윤이도 기분 좋게 들어가고, 나도 출근했다.


이제 하루를 잘 보내고 집까지만 잘 가면 된다.

택시를 타든 지하철을 타든 날씨와 상황을 보고 잘 결정해야지.

육아도 쉽지 않고, 일도 쉽지 않지만

육아와 일을 병행하는 건 더 쉽지 않다.


하지만 아이가 어린이집에 잘 가고, 

사무실에서 잠깐이라도 숨을 돌리니 괜찮다.

우리 가족 모두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낸다면

그것으로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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