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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Dec 13. 2022

백만 스물하나, 백만 스물둘

콕콕 콕콕. 어제부터 배가 쿡쿡 쑤셨다. 신랑도 비슷한 증상이 있어서 다 같이 일찍 잠들었다. 잠을 자고 일어났는데도 기운이 없고, 배도 계속 아팠다. 출근길 만원 지하철 구석에 주저앉아 있으니까 한 할아버지께서 내리시면서 노약 좌석에 앉으라고 하셨다. 눈을 감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니 조금 마음이 편안해졌다.


복직을 하면서 장만했던 무선 마우스와 키보드가 하루 차이로 작동이 안 됐다. 건전지를 바꿔주니 간단히 해결되었다. 아이고야... 너희들은 참 좋겠다. 건전지만 바꾸면 아무 일도 없었던 듯 재충천이라니... 내 몸도 얼른 싹 나았으면 좋겠다.


지하철에서 내리면서 친한 팀장님을 만났다. 바로 옆에 서 계시는 게 반가워서 나도 모르게 팀장님 팔을 세게 치면서 "팀장님!"하고 불렀다. 하아.. 너무 세게 친 것 같지만, 다행히 팀장님께서는 반갑게 인사해주셨다. 팀장님께서 멋진 헤드셋으로 노래를 듣고 계셔서 무슨 노래를 들으셨는지 여쭤봤다. 리처드 용재 오닐의 '섬집아기'였다. 나는 요요마의 'heart and soul'을 들었는데, 팀장님께서는 우리나라 노래를 현악기로 연주한 곡도 들어보라고 하셨다.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새로운 감정과 에너지를 얻는 것 같아 '음악이 주는 힘'이 분명히 있다고 느꼈다. 그런데 잘 통하는 사람과 좋아하는 것을 공유하는 것도 참 즐거운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록 배는 조금 아프지만 나도 모르는 에너지가 어디선가 '불끈'하고 나왔다. 아침에 기분 좋은 순간을 기억하면서 오늘 하루도 잘 지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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