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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Dec 19. 2022

아이의 A형 독감을 겪어내면서...

윤이랑, 일상 속 작은 발견 여행 76

지윤이가 독감에 걸렸다. 콧물과 기침 가래 등 가볍게 지나갈 줄 알았던 감기 증상이 A형 독감으로 판정받았다. 39도 이상의 고열과 마른기침, 인후통, 식욕부진 등이 주요 증상이다. 콧물이 줄줄 흐르고, 기침을 계속했다. 특히 밤에 기침을 심하게 하다가 (먹은 게 적어서) 소량 구토를 하기도 했다. 목이 아픈지 밥을 거의 먹고, 식욕이 없는 모습에 걱정스럽기도 하고, 마음이 아팠다.


독감에 걸리면 타미플루를 복용하는 5일간 가정보육을 해야 한다. 5일 경과 후, 해열제 없이 48시간 동안 열이 나지 않아야 하고, 다시 집단생활이 가능하다는 의사의 소견서가 있어야 등원이 가능하다. 그만큼 전파력이 세서 어린이집에서도 코로나만큼 독감 관리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한다. 집에서 아이를 돌보는 양육자도 마스크를 쓰고 전염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아이가 아프면 대신 아파주고 싶지 않느냐고 육아 동지가 물었다. 마음은 굴뚝같지만 워킹대디와 워킹맘에겐 그럴 자격이 없다. 일도 하고, 아이도 돌봐야 하는데 아플 여력이 어디 있나. 튼튼한 체력으로 회사에 피해 없도록 열심히 일해야 하고, 집에서는 아이와 재미있게 놀아주고 맛있는 음식도 만들어주어야 한다.


그래도 독감 예방주사를 맞아서인지 지윤이는 처지지 않고,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땀이 나도록 체조를 하고, 퍼즐을 외울 정도로 무한 반복해서 맞추고, 책 읽어달라고 무릎 위에 앉았다. "엄마~ 같이 노올자아~"라는 귀에 딱지가 얹을 정도로 말하는 모습을 보니 아파서 힘들 텐데도 씩씩하게 지내는 지윤이가 대견했다


5일이 지나고 지윤이는 많이 나아졌다. 함께 고생한 신랑과 점차 회복 중인 지윤이에게 고마운 마음이다. 아직 기침 가래소리가 무겁지만 한 주 더 쉬면 잔 증상도 싹 가시지 않을까... 희망을 가져본다.


이번에 A형 독감을 겪으면서 배운 점은...

1) 해열제는 다른 약과 섞지 고 분리해서 주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처방전에 열이 없으면 진통제 역할을 한다고 쓰여있지만 저체온증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2) 양쪽 귀 체온이 다를 때 높은 체온을 기준으로 해열제를 복용한다.

3) 식욕이 없으면 기다려준다. 그동안 지윤이는 아파도 식욕이 떨어진 적이 없었고, 처음으로 식욕이 떨어져서 회복이 더딜까 봐 걱정이 많았다. 병마다 그때그때 증상이 다르다. 그리고 식욕은 기다리면 돌아온다. 아이에게는 회복하는 힘이 있다는 걸 믿고 기다릴 것. 밥을 잘 먹지 못한 상태에서 약을 먹어도 크게 문제없다고 의사 선생님께 확인했다.


지윤이의 독감 일지(12.10~12.18)

2022년 12월 10일(토)~11일(일)

맑은 콧물 증세, 집에서 챔프 코감기약 복용

2022년 12월 12일(월)

맑은 콧물 증세, 기침 가래 증상이 더해짐

2022년 12월 13일(화)

37.7도로 미열 증세, 소아과 방문, 코감기약 처방

2022년 12월 14일(수)

새벽에 39.3도 고열 증세, * 소아과에 전화해보니 낮에도 고열 증세가 있으면 독감일 가능성이 있다고 확인, 낮잠 후 38.8도 고열 증세, 소아과 재방문, A형 독감 판정

2022년 12월 15일(목)

자는 도중 기침이 심해서 구토 증상, 변이 묽음, 목이 아픈지 잘 먹지 못하고 요거트, 치즈, 딸기 등 목 넘김이 좋은 음식만 선호함, 낮잠도 안 자고 놀더니 18시 이후 기운이 떨어져서 19시쯤 잠들었지만 자는 아이 깨워서 저녁 먹이고 타미플루 복용.

2022년 12월 16일(금)

새벽에 38도 열 증상, 기침은 전날보다 많이 좋아짐, 낮 동안에 열이 잡힘.

2022년 12월 17일(토)

새벽에 저체온증, 기침 증세는 조금 나아짐. 소아과 재방문하여 해열제 빼고, 기침 가래약 처방

* 해열제는 다른 약들과 분리해서 처방받도록 주의해야 함, 식욕 회복! (밥을 잘 먹고, 춤을 추며 건강한 모습으로 되돌아와줘서 기쁘고, 감사했던 밤!)

2022년 12월 18일(일)

기침, 가래가 아직 심해 한주 더 가정보육을 할 수 있도록 어머님께 지원 요청함.


지윤이의 식욕을 북돋아준 음식은 동치미와 포도였다. 아이들은 아프면서 자란다더니, 이번에 아프면서도 우리 지윤이가 많이 컸다. 가사를 흥얼거리며 노래하고, 엄마와 찰떡 같이 붙어 있고 싶어 하면서도 엄마 없이도 아빠, 이웃집 할머니, 친할머니와도 잘 지낸다. 지윤이도 엄마, 아빠도 또 한 뼘 자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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