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바탕 비가 내려서일까? 출근길 가을하늘이 참 멋져서 지윤이에게 이야기했다.
- "지윤아, 오늘 하늘 진짜 예쁘다!"
자세히 보니 구름 사이에 무지개가 떴다.
오, 무지개! 얼마 만에 무지개를 보는 건지!!
무지개는 얼마 지나지 않아 사라졌다.
짧은 시간 보였다 사라진, 귀한 풍경이었다.
기분 좋게 하루를 시작하며 점심에는 선정릉 산책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이토록 좋은 가을 날씨도 무지개처럼 금세 지나가버린다면 너무 아쉬울 것 같았다.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선정릉공원은 역시나 좋았다. 푸르른 나무들에 둘러싸여 있으면 절로 숨이 깊게 쉬어진다. 건강하게 뛰노는 까치와 바닥에 굴러다니는 도토리도 반갑다.
혼자만의 시간을 갖고 싶어서 혼자 왔는데, 예전에 정기적으로 선정릉 산책을 함께하던 선배들이 생각났다. 그때도 참 좋았었는데, 다들 잘 지내고 계실까? 그리고 지금 함께 하는 사람들과도 같이 와봐야겠다는 생각도 했다. 혼자일 때는 함께가 생각나고, 함께일 때는 혼자이고 싶기도 하다. 균형이 중요한 듯.
그래도 혼자 있으니 좋아하는 노래도 마음껏 들을 수 있고, 글을 쓸 여유도 가졌다. 무엇보다 내 마음에 집중하여, 글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혼자 있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다. 내일 점심시간엔 혼자서 책방 나들이를 떠나봐야겠다. 짧은 여행,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