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도에 온 뒤 주말 내내 신랑은 출근하고, 아이들과 오롯이 함께하는 첫 주말이었다.
토요일은 첫째가 다니는 태권도장에서 진행하는 캠프에 참석했다. 아직 도장에 적응 중인 단계에서 잘 모르는 언니, 오빠들과 하루를 잘 보낼 수 있을까 걱정되었다. 중간에 살짝 들여다봤더니, “엄마, 왜 이렇게 일찍 왔어?”라고 말해서 안심되었다. 6살, 최연소 참가자인데 씩씩하게 잘 보내고 와서 기특했다. 그만큼 적응하고, 참여하느라 에너지를 다 쏟아부었는지 집에서 샤워할 때는 피곤하다며 엉엉 울었다. 혼자서 저녁 준비하고, 샤워시키느라 마음에 여유가 부족했는지, 힘들어서 감정 조절이 안 되는 지윤이를 온전히 받아주지 못했다. 돌아보면 아이를 꼭 안아주며 편하게 잠들 수 있도록 도와주었어야 했는데, 인내심에 한계가 달해 훈육을 했다. 자라면서 자기주장이 강해지니 부딪치는 일이 종종 생긴다. 어느 상황에서도 나 또한 감정적으로 아이를 대하지 않고 존중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연습해야 사춘기가 되었을 때도 좋은 관계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 같다.
일요일엔 센트럴파크 산책을 다녀왔다. 집 가까운 곳에 큰 공원이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갈 수 있어 참 좋다. 이전에 살던 곳에서는 남성사계시장이 가까이 있어 주말과 명절이 다가오는 분위기를 느끼고, 제철 과일과 채소 등을 구경하는 게 큰 낙이었다. 매일매일 시장에 가도 북적이는 사람들과 새로 들어온 신선한 물건 구경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센트럴파크를 한국어로 바꾸라고 한다면 ‘송도사계공원’으로 하고 싶다. 이곳 송도에서는 공원을 산책하며 사계절 변화하는 자연 풍경을 바라보고, 계절의 흐름을 느끼며 지낼 것이다. 도심 속 잘 가꾸어진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니 내 마음도 평온했다. 아이들은 낙엽과 솔방울, 돌멩이 등을 주워 비닐에 담고 열매를 따기도 했다. 간식을 먹는 동안에는 나무에 앉은 새소리를 들으며 새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찾아보았다. 4인승 자전거를 타고 센트럴파크를 둘러보기도 했다. 색다른 경험에 아이들도 신나 했는데, 혼자서 자전거를 굴리려니 다리가 터질 듯했다. 두 아이 데리고 운동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은 것 같기도 하고… (호호) 자연 속에서 밝고, 건강하게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앞으로도 센트럴파크를 자주 걷고, 돗자리 펴고 도시락을 먹기도 하고, 자전거와 킥보드를 타면서 즐거운 추억을 많이 만들어야겠다. 자연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고, 대화도 잘 이루어지는 우리 가족이 되기를 소망한다.
송도에서 처음 마주한 가을, 그리고 단풍잎은 책갈피에 오래오래 소중하게 간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