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육아휴직에 들어갔다. 둘째가 어린이집에 들어가고, 적응하는 내년 4월까지 5개월 간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마지막 출근 날 둘째가 독감을 고열이 나고, 수액을 맞는 상황이어서 회식에 못 가고 일찍 귀가했다. 회사 생활의 한 텀을 마무리하는 회식 자리인데 미안해서 전날 밤에도, 아이가 수액을 맞고 있을 때에도 식사하고 오라고 했지만 한편으로는 일찍 와서 함께해 주기를 바라는 두 마음이 계속해서 오고 갔다. 회식을 못하고 돌아왔는데 불만도 미련도 없이 저녁 준비를 함께하는 신랑을 보면서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얘들아, 아빠 내일부터 회사 안 간다. 이제는 엄마가 회사에 가고, 아빠는 집에서 너희들 돌봐줄 거야. “ 그리고 내 뒤로 와서 어깨를 주무르며 말했다. ”보글보글 된장찌개 끓이고, ”여보~ 된장찌개 먹어요~“ 해줄게. “ 홀가분해 보이는 신랑의 표정을 보며 미안한 마음은 내려놓고, 피식 웃음이 났다. 새벽에 출근해서 퇴근하면 부랴부랴 집으로 달려와서 함께 육아하느라 항상 고생 많았지… 나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알뜰살뜰 살림을 잘 챙겨줄 모습이 눈에 훤하다. 혹여나 미흡한 점이 보이더라도 부족한 점은 채워주고, 칭찬을 많이 하는 게 신랑을 춤추게 하는 일이라는 걸 마음속으로 되새겼다. 이미, 충분히, 잘하는 이 사람이 내 파트너이고 육아 동지라는 게 참 감사하다.
신랑에게 육아휴직 동안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일상을 기록하고, 운동을 꾸준히 하고, 영어공부를 깊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집에 있는 동안에도 얼마나 바쁘고 힘든지 알기에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신랑이 칙칙해진 피부를 촉촉하게 가꾸고, 체력을 기를 수 있도록 할 수 있도록 내조해야겠다.
사실 복직 후에 대한 걱정이 앞서서 잠을 설칠 때도 많다. 당장은 신랑이 집에서 아이들을 챙겨주지만, 신랑도 복직하면 내가 아이 둘을 어린이집에 데려다주고 출근해야 하는데 얼마나 전쟁 같은 아침일까… 그래도 오늘 아침 신랑이 함께 있으니 안정감과 든든함을 느끼며, 먼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순간순간을 즐기기로 다짐했다. 지금은 신랑이 옆에 있어서 좋고, 그때가 되면 힘들긴 하지만 나름대로 적응해서 잘 지낼 수 있을 거다. 신랑이 휴직을 하는 동안만큼은 함께 발걸음을 맞추며 느린 왈츠를 추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