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리마인드 웨딩 촬영을 마치고...
새하얀 드레스 속 수줍은 미소, 내 평생 엄마가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을 볼 줄이야!!
주말에 대전에 가면 가족을 위해 맛있는 아침을 차려주시고, 일터로 나가시는 뒷모습이 익숙한 엄마이신데...
곱게 화장하고, 드레스를 차려입고서 공주가 되신 듯 수줍게 미소짓는 엄마의 모습을 보니까 여자로서의 엄마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너무나 눈부셨다.
‘우리 엄마가 지금도 저렇게 아름다우시니 나도 웨딩드레스 입을 때 예쁠거야, 분명!’라고 근거있는 자신감(!!)이 생기기도 했다.
“와, 엄마 진짜 예쁘다!” 끊임없이 칭찬하며 엄마를 추켜세워드렸다.
아빠께서도 한껏 들뜨신 모습이었다. 짧고, 간단하게 끝났지만 메이크업도 받으시고, 턱시도를 입으셨다.
“배우 임채무를 닮았는데, 이렇게 입으시니까 더 똑같이 생기셨다.”라며 메이크업 담당 선생님께서도 웃으셨다.
대전천에서 노래하는 일명 ‘안가수’ 아빠는 마이크를 소품으로 챙겨오셨다. 우리에게 사진을 찍어보라고 말씀하시며 다양한 포즈를 취하셨다. (아빠는 못말려!)
“자~ 포즈 잡아보세요. 활~짝! 오르르르르르르~~~어우, 표정 좋으신데요?”
사진작가님이 애쓰지 않으셔도 부모님 표정이 정말 좋으셨다. 언니는 엄마가 왠지 울 것 같다고 말했는데, 그러고보니 엄마 눈가가 조금 촉촉한 것 같기도 하고...
감회가 새로우셨을거다. 30년 만에 다시 이렇게 웨딩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사진을 찍는데, 그 모습을 지켜보는 삼남매가 앞에 조로록 앉아있으니...
아직 20대를 누리고 있는 나를 보며 사람들은 “좋을 때다. 마음껏 즐겨라.”라고 이야기한다. 그것도 맞는 말이지만, 인생의 시기별로 그때에만 누릴 수 있는 보물같은 순간들이 있는 것 같다.
우리 부모님은 삼남매가 어느정도 자라 각자의 자리에서 일하고, 공부하며 조금씩 자신만의 삶을 찾아가니 부모님의 삶도 예전에 비해 안정이 되는 인생의 황금기를 누리고 계신 것 같다.
비록 사진을 찍는 일도 결코 만만치 않다며 나중에는 허리 통증을 호소하셨지만, 이번 주말 우리 가족은 서로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며 아주 행복하게 지냈다고 자부한다.
그리고 잊혀지지 않을, 또 하나의 소중한 추억을 남긴 것 같다. ‘지금 이 순간’이 우리 인생에서 가장 젊은 때이니 놓치지 말고 예쁜 순간을 기록해야 겠다.
‘그나저나 사진은 언제 나오려나...? 기대된다!’^^
1988년 4월 24일, 검은 머리 파뿌리 될 때까지 서로 사랑하며 살 것을 다짐한 두사람은 삼남매를 낳고 그 후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이렇게 간단하게 한줄 요약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이토록 소박하고 평범한 행복을 누리는 가정을 이루기 위해 부모님께서 수없이 흘린 땀과 눈물이 있었을 것이다.
어려울 때일수록 온 가족의 힘을 모아 이겨낸 순간들이 우리 가족을 더욱 사랑이 넘치고, 고난을 이겨낼 수 있도록 단단하게 다져줬을거라 믿는다.
부모님, 지금까지 고생 많으셨습니다.
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에필로그 : 결혼생활에 대한 엄마의 조언
앞치마 두르고 행복하게 요리를 하며 식사를 준비하는 모습, 그게 결혼이라고 생각해?
아니야. 이렇게 아침에 부스스한 머리로 일어나서, 눈곱만 떼고 밥 먹는 모습을 서로 보는게 결혼 생활인거야.
학창시절에 맞춘 단체티를 목이 늘어나 후줄근해도 편하다며 버리지 않고 집에서 입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 수 없었다.
엄마의 현실적인 조언에 결혼생활에 대한 환상은 와장창 무너져버렸다. 결혼하면 화장기 없는 얼굴에, 자느라 눌린 머리를 보여주면서 지내는 거라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결혼 전이니, 결혼생활에 대해 소박한 꿈을 계속 갖고있다.
부스스한 모습마저도 “예쁘다, 사랑스럽다.”라며 머리를 쓰다듬어 줄 수 있는 만큼 나를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야지.
콩닥콩닥 떨리는 설렘이 사라지더라도 쑥덕쑥덕 재밌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사람을 곁에 둬야지.
졸린 눈 비비며 차려주는 아침밥에 눈을 번쩍 뜨며 맛있다 말하고, 한그릇 뚝딱 해치우며 소탈한 행복에 감사해하는 부부이기를...!
그리고 미래의 남편!! 결혼 10주년에는 신혼여행지도 다시 가보고, 결혼 30주년에는 리마인드 웨딩 촬영 해요! :)
#이게바로내남편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