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결혼 문화와 비슷한 점, 다른 점
베트남 친구 결혼식에 참여하는 것은 또 하나의 문화체험이었다.
베트남의 결혼 문화는 한국과 비슷하다고 들었는데, 닮은 점과 다른 점을 비교해볼 수 있어 흥미로웠다.
한국에서 보통 신부는 신부 대기실에서, 신랑은 식장 앞에서 부모님과 함께 손님을 맞이한다.
예식장에 도착했을 때 멀리서 Hai의 모습이 보였다. 옆에는 신부 뿐만 아니라 양가 부모님도 함께 서서 손님을 맞이하고 계셨다.
예전엔 마른 체형이었는데, 지금은 살도 좀 붙고 결혼하는 사람 특유의 성숙한 분위기가 풍기는 것 같았다.
호텔에서 진행하는 식은 성대하고, 화려했다. 하객도 1,000명 가까이 온다고 해서 깜짝 놀라기도 했다. 한국에서는 보통 2~300명으로 하객 수를 잡는다고 들었는데, 천명?!
태국 친구의 결혼식에서도 인상 깊게 봤는데, 이번에도 예쁜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었다. 연한 핑크색 바탕에 주인공 이름과 결혼 날짜가 멋드러지게 적혀 있어 나중에 사진을 봐도 결혼식 날을 기억하기 좋을 것 같았다.
인사하느라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Hai를 대신해 그의 친동생이 우리를 챙겨줬다. 동생은 영어 이름이 Son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포토존에서 같이 사진도 찍고, 친절하게 우리의 자리를 안내해줬다. Hai가 동생에게 한국에서 오는 친구들을 잘 챙겨주라고 미리 귀띔한 것 같았다. Hai와 Son에게 모두 고마웠다.
식장안에서 신부와 같이 찍은 사진을 보니까 감회가 새로웠다. 내 친구도 잘 생겼지만 신부도 연예인 뺨치는 외모였다. 말 그대로 선남선녀 커플이었다.
언제 이렇게 시간이 흘렀나... 내가 스무살 때 Hai는 스물한살이었다. Hai는 내게 “Call me 오빠!”라고 말했지만, “영어 이름 부를 때는 오빠라고 안하지롱~ No.”라고 도도하게 대답하며 장난쳤는데...
어느새 서른살이 된 신랑 Hai와 신부의 사진을 보며 신기하기도 하고, 옛 추억에 젖기도 하다보니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신랑이 입장하고, 신부는 아버지와 함께 입장하는 것도 우리와 닮아 있었다. 신부가 입장할 때 The piano guys의 ‘A Thousand Years’가 흘러나왔다. 역시 국가를 막론하고 사랑받는 신부 입장곡이다.
신랑, 신부가 입장한 후에 양가 부모님도 함께 무대 위로 나오시고, 주례사를 들었다.
주례 선생님의 말씀을 들은 후 서로의 손에 반지를 끼워주고, 함께 케이크를 자르고, 샴페인을 따랐다. 각 테이블마다 건배를 하며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해줬다.
태국 결혼식에서는 (다 알아듣지 못하지만) 두 사람이 언제, 어디서 만났는지, 서로의 어떤 점을 좋아하는지 등의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이번 식은 비교적 간단하게 마무리되었다.
식을 마치자마자 전통의상을 입은 사람들이 버진로드로 걸어나와서 공연을 하나 싶었는데, 음식 서빙을 하는 퍼포먼스였다.
하객 입장에서 결혼식을 인상 깊게 기억하는 중요한 요인 중 하나는 “음식”이다. 그런 관점에서 이번 결혼식은 베트남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되기에 충분했다.
호텔 결혼식 답게 코스요리가 제대로 나와서 엄청나게 대접받는 느낌이었다.
식사를 하고 있으니 신랑, 신부가 테이블을 돌며 인사를 나눴다. 축하한다며 술을 따라주는 사람도 있고, 친한 친구들은 축의금을 주머니에 넣어주는 모습도 우리와 닮아서 웃음이 났다.
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다른 베트남 친구들과 식사를 하며 이야기를 나눴다. 학생 때의 풋풋한 모습을 지나 정부 또는 외국계 기업 등에서 당당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직장인의 모습이었다.
‘와, 다들 멋지다!’
시간이 흘러 더욱 성숙해진 친구들 모습 만큼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는 베트남도 몇년 후에 오면 많이 변해있을 것 같다.
Hai는 다음날 신부의 고향에서 한번 더 식을 올린다고 한다. 요즘 한국은 베트남이 비해 너무 추워서 다니기 어려우니 4월쯤 신혼여행을 온다고...
그때 일정 괜찮으면 한국에서 다시 보자!
결혼 진심으로 축하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