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쓰안(Ms.An)’ 말고 ‘두리안’ 된 사건

두리안 커피 소동

by 이수댁
호기심에 베트남에서 사온 두리안 카푸치노 커피믹스

탕비실에서 베트남에서 사온 두리안 카푸치노 커피믹스를 타고 있었는데 근처에 오신 한 직원 분이 가스 냄새가 난다고 반응했다. 평소 조금 둔감한 편이어서 "아, 그런가요?"라고 받아쳤는데 아무래도 이상하다.


옆을 지나가시는 직원분들의 표정이 일그러져서 여쭤보니 가스냄새가 심하다는 것이었다.


- "과장님, 가스냄새 나지 않아요?"

- "어, 그러네!"


사무공간을 담당하시는 과장님과 대리님 모두 코를 킁킁거리며 가스냄새의 발원지를 찾기에 바빠지셨다.

혹여나 사고가 생길까 창문을 열고, 관제실에 전화를 걸어 사람을 불러 가스 누출 측정도 했다.


그러나 가스 누출 측정에는 이상이 없었다.

설마...


- "과장님, 혹시 이 냄새 아닐까요?"

도저히 원인을 찾지 못하는 과장님께 혹시나 싶어 커피잔을 조심스럽게 내밀었다.

- " 어, 맞는 것 같은데.. (킁킁) 맞네! 어쩐지 자리로 돌아오는데 가스냄새가 다시 나더라."


내 자리에서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탕비실 상황을 지켜보던 나는 뜨악했다.

가스냄새의 범인은 내 책상에 놓여진 두리안 커피였던 것이다.


- "두리안 냄새가 안 좋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가스냄새가 날 줄은 몰랐어요. 믹스커피 분말인데... 가스냄새가 너무 심하니까 진짜 가스 새는 줄 알고 겁 먹었네요."

- "두리안 냄새를 가스냄새로 착각할 수도 있구나. 새로운 경험했네.(크큭)"


과장님의 낙관적인 성격과 넓은 아량으로 웃으면서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뒤이어 출근하는 사람들도 요상한 냄새에 표정이 복잡미묘해 보였다.


- "이게 무슨 냄새야, 도대체?"

- "안 대리한테 물어보세요."

- "혼자 맛있는 거 먹으려다 들켰네~ 미쓰안 말고 두리안 해야겠다."

- "빨리 커피잔 뚜껑 닫아요."

- "커피 버렸어요.”

- “크하하. 냄새가 이미 바닥에 베었나보다."


냄새가 어찌나 고약한지 이 상황이 너무 웃기면서도 고개를 들기가 어려웠다.

탕비실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이어지는 각양각색의 반응에 모두들 재밌다는 듯이 크크큭 웃으며 하루를 시작했다.


두리안 커피 테러사건. 회사에서 처음 얻은 별명이 ‘두리안’이라니... (그렇다. 나는 안씨 성을 가졌다...)

태국에서 사온 두리안 스낵도 책상에 있는데, 뜯으면 어떻게 될런지. 껄껄껄.

태국에서 사왔으나 차마 뜯지 못한 두리안 스낵

참고로 싱가포르에서 두리안은 대중교통에 가지고 반입하는 것 자체로 벌금 500 싱가포르 달러를 낸다고 한다.


냄새는 민폐여도 맛이 대단히 독특하고 풍미가 깊어서 계속 먹게 된다고 하니 두리안을 너무 미워하진 말아요, 우리.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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