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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Feb 11. 2018

재능봉사단? 어렵지 않아요.

사진봉사단 활동의 시작, 그리고 단편영화 '두개의 빛' 이야기

사진봉사단 활동을 시작하다.


작년 1월에 포스코 임직원 글로벌 봉사단 5기로 베트남 붕따우 지역에 집짓기 봉사활동을 다녀왔습니다.


자기소개 시간에 쉬고 싶은 휴일에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시는 선배, 퇴직을 앞두고 사회에 조금이나마 되갚고 싶은 선배도 만나게 되었습니다.


일주일 간 동고동락하며 많은 추억을 만들고 돌아온 뒤 나눔의 행복으로 충만했던 일주일의 여운이 오래오래 남았었죠.


회사에서 임직원 봉사활동을 기획하고 진행하는 역할을 하다가 오랜만에 순수하게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다시 한번 스스로 어떤 순간에 행복을 느끼고, 인생의 의미를 찾는지 알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꾸준히 봉사활동에 참여하기로 다짐했습니다.


'재능봉사'하면 타고난 재능이 없어서 시작에 엄두를 낼 수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사실 저도 같은 고민을 했었습니다.


비록 특출난 재능은 없지만 호기심과 배움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노력할 수는 있습니다. 재능봉사는 사회에 대한 관심과 하고자 하는 열정으로 충분히 소화 가능하다고 느낍니다.


이번에 사진봉사단을 시작할 때에도 임직원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면서도 시작을 망설이시는 분들이계셨습니다.


아직 DSLR이나 미러리스 카메라가 없거나, 사진을 잘 찍지 못하는게 걸림돌로 여겨졌던 겁니다. 그 마음을 충분히 이해하는 건 저도 사진에 영 소질이 없기 때문이었어요.


그래서 '타고난 흙손'이지만 함께 시작해보시지 않겠냐고 제안했습니다. 그리고 시작을 하고나니 사진을 찍는 기술도 중요하지만 사진에 대한 관심과 우리가 만나는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공감했습니다.

토요일 아침, 사진봉사단 교육이 진행되었습니다.

사진 봉사단에는 사진을 잘 찍으시는 분들이 있으니 처음에는 촬영 장비 설치를 돕고, 사진을 찍어드릴 어르신이나 장애인 분들 앞에서 웃겨드리면서 사진이 잘~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으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어깨 너머로 사진 찍는 법을 배울 수 있는 멋진 기회가 되기도 합니다.

사진봉사단 교육 시 촬영 실습하는 모습~

토요일 아침 사진봉사단 교육에 참여하면서 주말 아침을 즐겁고, 알차게 시작했습니다. 포스코사진봉사단과 4년 동안 활동을 꾸준히 이어오고 계신 바라봄 사진관의 나종민 대표님, 포스코 사회공헌그룹의 나영훈 팀장님과 사진봉사단에 참여하시는 직원 분들 모두 밝은 에너지로 가득하셔서 앞으로 함께할 활동이 더욱 기대됩니다. 그룹사 임직원들도 함께할 수 있도록 기회 만들어주셔서 감사한 마음입니다. :)

처음 사진 찍는 설레는 순간! 부들부들 떨리는 카메라 잡는 방법부터 배웠어요.

* 교육 현장에서 봉사단의 사진 찍는 모습을 예쁘게 담아주신 바라봄 사진관의 나종민 대표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단편영화 '두개의 빛 : 릴루미노'를 보다.


일요일 아침에는 '두개의 빛 : 릴루미노'라는 단편영화를 인상깊게 봤습니다.


사진동호회에서 만난 피아노 조율사 인수와 아로마테라피스트 수영은 시각장애인 입니다. 점차 시력을 잃어가며 세상이 낯설고 두렵게 다가오는 인수와 달리 밝고 당당한 수영의 사랑 이야기 입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좀더 특별하게 다가온건 멜로영화에 그치지 않고, 시각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저 또한 시각장애인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대부분은 저시력 장애이고 다양한 증상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원치 않는 동정과 불쌍한 사람이라는 낙인이 받는 사람에게 되려 상처를 안겨준다는걸 이야기 속에서 따끔하게 지적하기도 합니다.


바로 어제 사진봉사단 활동을 시작해서인지 시각장애인의 사진동호회 이야기가 나오니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습니다.


처음에는 '보지 못하는데 어떻게 사진을 찍지?'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소리, 촉감, 냄새를 통해 오히려 더 감각적으로 사진을 찍으실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목소리로 상대방의 컨디션을 파악하며 안색이 좋은지 안 좋은지 알아맞추고, 손으로 직접 사물을 만져보며 피사체를 느껴보며 촬영하는 모습과 옆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조금씩 도와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습니다.


사진이 필요한 사람들을 촬영하는 봉사 뿐만 아니라 시각장애인 분들과 함께 출사를 나가는 것도 의미있을 것 같네요.


뛰어난 연기력으로 시각장애인을 연기한 배우 한지민님과 박형식님의 시선으로 시각장애인의 관점을 바라볼 수 있는 따뜻한 감성의 영화였습니다.


온라인에 무료 배포되었고, 30분 정도의 짧은 단편영화이니 주말에 잠시 시간을 내서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https://youtu.be/3y5zBY96Mio

'두개의 빛 : 릴루미노'에서 가장 예쁘게 보였던 두 사람의 모습. :) '릴루미노'는 '다시 밝게하다.'라는 뜻의 라틴어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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