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x이동진 북토크에 다녀와서
김소영x이동진 북토크
책을 좋아한다. 방송을 한다. 말과 글로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준다. 그리고 동시대를 살아가는 유명인 중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다. 김소영 아나운서와 이동진 작가의 공통점이다.
개인적으로는 김소영 아나운서가 북토크를 어떻게 진행하는지 궁금했는데, 참 자연스러웠다. 자연스러움, 그보다 더 프로다운 모습은 없는 것 같다. 힘을 빼고 자신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그녀의 모습이 아름답다고 늘 느낀다.
이동진 작가님은 추천할 책을 추리고, 추리고, 추려서 500권의 목록을 만들었다고 한다. 세상에... 언제 그 많은 영화와 책을 다 보시는건지...다독가가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생각의 깊이가 궁금한데, 그의 이야기를 들을수록 그런 마음이 오히려 더 커졌다. 언젠가 꿈에서라도 차 한잔 같이 마시며 이야기 나누고픈 멋진 분!!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은 마음은 '푸른밤 이동진입니다' 라디오 청취로 대신해야지~
애독가이자 책방 주인 또는 평론가로 독서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최근 김소영 아나운서가 책을 쓰면서 드는 고민들을 편안하게 나눴다.
이동진 작가는 대학생 때부터 책을 썼고, 김소영 아나운서는 이번에 첫번째 책 출판을 준비중이라고 한다. 책을 읽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유명한 아나운서로서 “오늘은 날씨가 어떻고, 기분이 이래요.”라는 일상을 담은 에세이를 써도 반응이 좋을 것이다. 유명인의 일상과 생각을 궁금해하며 책을 기다리는 독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동진 작가님은 조금 더 시간과 공을 들여서라도 일상의 생각에서 한단계 더 나아가 자신만의 전문성을 담긴 책을 써보라는 조언을 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책을 쓰면서 가장 많이 배우는 건 독자가 아닌 작가이기 때문이다. 10년쯤 시간이 지나면 지금과는 사람들의 가치관과 생각이 달라져서 나의 첫 작품을 보며 이불킥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니, 이왕 책을 쓰기로 마음 먹었다면 자신이 가장 많이 발전할 수 있는 시간으로 작품을 만들어 보는게 의미있을 거라는 말씀이 마음에 와닿았다.
어떤 작가를 유난히 좋아하는 독자로서 작가의 오래 전 작품에서 조금은 미숙하고, 다분히 인간적인 부분을 발견했을 때 작가를 더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작가가 독자와 함께 계속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니까...
또한, 문학이 행복으로 충만한 이야기가 아닌 인간의 어두운 감정과 복잡한 상황들을 담아내기에 오히려 그 안에서 위로를 얻는다는 이야기, 책 속의 주인공들과 교감하며 나만의 세계를 펼쳐보는 독서시간의 은근하고 중독성 강한 재미에 대한 이야기로 책에 대한 애정을 가득 보여주셨다.
마지막 질문 시간에 나온 책 편식에 대한 이야기 -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소설을 읽을 때 흐름이 끊기다보니 내용을 기억하기 어려워 에세이 위주로 읽게 된다. 이동진 작가님과 김소영 아나운서는 이럴 때 어떻게 하시냐?- 라는 질문에 공감이 갔다. 나 또한 대부분 출퇴근시간에 독서를 하기에 호흡이 짧은 에세이 또는 시집 위주로 읽고 있기 때문이다.
김소영 아나운서도 최근 비슷한 상황이고, 그래서 휴가를 갈 때 소설을 몇권 챙겨가서 읽는다고 한다. 더불어 스케줄 없이 쉬는 날이나 주말에 통으로 시간을 내서 평소 읽지 못한 책을 읽어도 좋을 것 같다고 의견을 냈다. 나 또한 쉬는 날에 문학, 인문서, 전문서적을 골고루 읽으며 조금씩 균형을 찾아가야겠다. 지금은 조금 어렵게 느껴지는 책을 재미있게 읽어낼 수 있도록 독서력을 길러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
하루를 보내고 몸은 지쳐있어도 따뜻한 이불 속에서 전날 읽던 책을 이어서 읽는 평온하고, 충만한 시간의 행복을 전파해주신 두 분을 직접 만나 이야기 들어볼 수 있어서 즐거웠다. 덕분에 책 읽는 시간이 서랍 속에 숨겨둔 달달한 쿠키를 몰래 꺼내 먹는 듯한 은밀하고도 충만한 기쁨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