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식구의 먹방여행 이야기
거짓말을 했는지 피노키오 코처럼 쑤욱- 자라있는 새싹이 눈에 띄었다.
싱그러운 초록잎들에게 따스한 햇볕을 선물하고 싶어 화분을 창가에 옹기종기 줄세워 놓았다.
창 밖을 바라보니 집에만 있기에 아까운 날씨인 것 같아 운동화를 신고 걷게 되는 봄이다.
사람들은 언제, 어떤 상황에서 봄이 왔음을 느낄까?
최근에는 소개팅 나간다고 파마를 하고 나타나 “나 어때?”하고 묻는 친구의 얼굴에서 봄이 느껴지기도 했다.
어느새 다가온 봄을 맞아 주말에 가족들과 여행을 떠났다. 가장 먼저 일요일에 다섯식구 모두 모이자는 약속을 정했고, 떨어져 사는 나와 막내 모두 무사히 약속을 지켰다.
어디로 갈지 고민하다가 무엇을 먹고 싶은지 떠올려보았다. 엄마께서는 김천에 있는 한정식, 나는 제철을 맞이한 쭈꾸미, 막내는 회가 먹고 싶다고 했다.
막내의 의견을 존중해서 보령으로 갈까, 삼천포로 갈까 고민하다가 봄이 먼저 찾아오는 남쪽에 위치한 삼천포로 가기로 결정했다.
“좋아, 어디든! 출발~~”
대전-통영 고속도로를 타고 달리는 길, 무주를 지날 때는 산에 아직 눈이 쌓여 있었다. 며칠 전에 서울에서 비가 내릴 때, 오히려 이쪽은 눈이 내렸다고 한다. 곧 봄햇살에 사르르 녹아 내릴 눈들이었다. 무더운 여름이 오면 눈 덮인 산도 그리워지려나...?
차로 두시간여 달려 한시쯤 삼천포에 도착했다. 점심 먹기에 딱 좋은 시간으로, 삼천포 용궁 수산시장에 가장 먼저 갔다.
농어, 돔, 우럭 등을 넉넉히 골랐는데 오만원이다. 멍게와 해삼은 서비스고. 역시 회는 바다에 와서 먹어야 저렴하고, 맛있다.
오랜만에 회와 매운탕을 먹으니 정말 맛있었다. 특히 막내가 끝까지 숟가락을 놓지 않고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엄마께서도 흐뭇해하셨다.
매운탕이 끓는 막간을 이용해 엄마께서 가족들에게 회초밥을 하나씩 만들어주셨다. 분명 “선물이야~”라며 주셨는데 맛을 본 동생 얼굴이 터지기 일보 직전이다. 와사비가 너무 많이 들어갔다고... 그 모습을 본 나는 웃으며 와사비를 덜어내고, 와사비 폭탄 회초밥은 면했다. (고마워, 동생! 크크큭)
점심을 먹고 바로 앞에 펼쳐진 바다에서 아빠는 노래를 부르시고, 언니와 동생은 사진을 찍으며 봄날씨를 만끽했다. 나는? 노래하시는 아빠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드렸는데 갈매기 울음소리가 절묘하게 담겨서 아주 만족스러워 하셨다. (아빠는 못말려.><)
저녁에 다른 일정이 있어서 다른 곳 구경은 다음 기회로 미루고 대전으로 돌아왔다. 정말 회 먹으러 삼천포까지 다녀온 먹방여행이었다.
그래도 이렇게 여행을 하면서 바람도 쐬고, 바다도 보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며 봄날의 추억을 쌓을 수 있어 감사했다.
서울을 벗어나면 오가는 길에 온통 산과 강, 논과 밭 뿐이다. 높이 솟아오른 빌딩이 아닌 비어있는 풍경을 바라보며 멍 때리는 시간은 평소에 잊고 지내는 감각들을 깨워주기도 한다.
그리고 소중한 가족들을 보러 고향을 다녀올때면 서울 생활을 시작할 때의 첫 마음을 되새겨보게 된다. 그 때의 마음을 기억하며 다가오는 한 주도 감사하며 지내자는 새로운 에너지로 가득 채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