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강선KTX 타고 강릉 나들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패럴림픽이 막을 내렸습니다. 패럴림픽 마지막 날 장애인 아이스하키 결승전(미국 vs. 캐나다) 경기를 보기 위해 강릉에 다녀왔어요.
TV로도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즐겨봤지만 실제 경기장에서는 더욱 뜨거운 환호와 열기 속에서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동계 올림픽에 비해 패럴림픽은 상대적으로 관심을 덜 받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경기장에 가보니 수많은 사람들의 함성과 박수로 가득차서 가슴이 두근댔습니다.
장애인아이스하키에 관심을 갖게된 건 우리나라 장애인아이스하키팀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우리는 썰매를 탄다'를 본 이후였습니다. 치열하게 경기에 임하는 모습 뿐만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그 누구보다 씩씩하게 살아가는 선수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어요. 많은 아픔을 이겨내고 누구보다 대담하게 도전하는 모습이 정말이지 멋지게 다가왔죠.
한국팀은 이번 패럴림픽에서 당당하게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결승전에서 우리팀을 응원할 수 있기를 바랬기에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충분히 훌륭하게 경기를 치뤘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현장에서 경기를 보면 TV에서는 광고가 나가는 시간에 다양한 이벤트들이 벌어집니다. 무엇보다 재밌었던 건 키스캠과 댄스캠이었습니다. 한 서양인 노부부 커플은 뜨거운 키스를 퍼부어서 호응을 받고, 멈추지 않고 골반을 튕기며 춤을 춘 남자아이는 선물을 받았어요. 쉬는시간에는 가수 홍경민이 와서 '흔들린 우정'을 부르며 분위기를 뜨겁게 달궜습니다. 아직도 노래 가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외우고 있는 제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했죠.
"뚜루루뚜뚜루~"하는 소리로 경기 시작을 알리고, "둥둥둥둥" 북치는 소리가 경기장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경기 진행에 따라 부부젤라를 불면서 양팀의 응원 소리가 들렸습니다. 경기장 내 노이즈 데시벨을 얼만큼 올릴 수 있는지 다같이 힘껏 소리도 치고, 파도타기도 하면서 축제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어느팀을 응원했냐고요? 골대로 퍽을 몰고가는 팀을 왔다갔다 하면서 응원했습니다.
아이스하키는 온 몸으로 부딪치는 격렬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라 처음에는 선수들이 다칠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괜시리 코끝이 찡해지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빙판 위에서는 누구보다 빠르고, 자유로운 선수들의 모습을 보면서 장애라는 벽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1:0으로 계속해서 우위를 선점했던 캐나다가 결국 이겼구나 생각했는데, 경기 종료 2분을 남기고 미국이 따라잡았습니다. 1:1. 연장전에서 미국이 한번 더 득점하면서 순식간에 상황이 역전되었습니다. 미국팀은 모자를 벗어던지며 승리를 자축했고, 캐나다팀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하고, 심지어 어떤 움직임 조차 없었습니다.
메달을 받을 때도 금메달과, 은메달 표정이 어찌나 대조적이던지... 우리나라 장애인아이스하키팀도 나와서 동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무척 행복해보였고요. 심리학에서 은메달리스트 보다 동메달리스트가 행복하다고 하던데, 그 상황을 가까이에서 목격한 시간이었습니다.
아쉬운 마음도 크겠지만, 세계 1-2-3위 아니겠습니까! 너무 실망하지말고,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열심히 뛰어준 선수들 모두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기며 휴식을 취하시기를...!
패럴림픽까지 모두 끝났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아쉽지만, 전세계 사람들이 평창을 주목하는 큰 행사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어서 다행이네요. 이렇게 평창에 직접 와서 짜릿한 경기를 관람하고, 돌아오는 기차 안에서는 곯아 떨어질만큼 신나게 응원할 수 있는 시간도 너무나 재미있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