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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사람들'에 대하여

한승태 작가의 [인간의 조건]을 읽으며...

by 이수댁

한승태 작가는 자신이 책 속에 쓴 표현처럼 ‘냉소를 기호품처럼 여기는’ 문체를 지녔다. 꽃게잡이, 편의점과 주유소, 돼지 농장, 비닐하우스, 그리고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일한 경험을 냉소적이면서도 특유의 유머로 세세하게 풀어냈다. 그만의 경험 속에 사회적 성찰을 요하는 부분을 자연스럽게 녹여 재미있게 읽으면서 생각해볼 거리가 많은 책이었다.


읽다 보면 책 속에 비춰지는 사회현상에 불편하기도 하고, 가끔은 작가의 성격과 태도에 놀라기도했다. 하지만 자신이 겪은 일을 세세하고, 치밀하게 기록해서 눈 앞에 펼쳐지는 일처럼 생생하게 읽을 수 있었다. 실제로 생계를 위해 힘들게 일하면서 배에서도 일기를 썼다고 한다. 정말 하고 싶은 일이 글 쓰는 것이라는 것을 기억해서 였다면 너무 낭만적인 해석일까? 최소한 글을 쓰면서 자신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돌아보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얻었을거라 생각한다.


책을 읽으면서 일상 생활을 하면서 만나는 사람들에 대한 나의 태도를 돌아보았다. 마트 계산대에서 일하시는 분, 사무실을 청소해 주시는사모님, 야구르트를 배달하시는 이모님, 식당에서 배식해주시는 이모님들을 다시 한번 떠올려보았다. 그 분들은 평소 일하면서 무엇이 불편하실까? 어떤 마음으로 이겨내고 계실까? 참, 주말마다 자정까지 호프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내 동생은 정당한 대우를 받으며 일하고 있는걸까? 조금 더 자세하게 물어보고 도와줄 일이 있는지 살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가 경험한 일들이 사회적으로 관심을 덜 받는 일이기도 했지만, 생계에 내몰린다면 누구나 같은 상황에 빠질 수있다고 생각한다. 주유소와 편의점 아르바이트는 주변에 경험해 본 사람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경력단절 여성들도 다시 일을 시작하려면 사정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결코 내 삶과 먼, 남의 일이 아니라고 본다.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에게 고객으로서 나는 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따뜻한 말을 건네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로어노크시 그랜든 빌리지의 '컵스 커피 앤 티' 카페에서는 주문 말씨에 따라 같은 커피도 가격 차이가 난다고 한다.

"스몰 사이즈 커피요." (5달러)

"스몰 사이즈 커피 부탁해요." (3달러)

"안녕하세요! 스몰 사이즈 커피 부탁해요." (1.75달러)


과연 나는 어떤 사람인지 되돌아본다.


책을 읽고 실천해 볼 3가지

1. 한승태 작가의 문체를 흉내 낸 나만의 글을 sns에 공유하기

2. '인간의 조건' 책 후기를 sns에 공유해서 주변 사람들에게 알리기

3. 주변에 일하고 계시는 사람들에게 조금 더 관심을 갖고, 따뜻한 한마디 건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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