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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ul 29. 2018

내 안의 엉뚱한 녀석을 찾아서!

[노마드 인터뷰] 서범상 작가 강연 후기 @최인아책방

<노마드 인터뷰> 서범상 작가 강연 @최인아책방


<노마드 인터뷰>의 서범상 작가님은 ‘월리를 찾아라’의 월리 옷과 비슷한 옷을 이모와 맞춰 입고 강연을 진행하셨다. 앗, 바지 속에 넣어둔 옷을 빼니 원피스 차림이 되었다!

‘고...고우시다!!’

이 상태로 책방이 있는 선릉에서 남양주집까지 가보고 싶다고 하셨는데, 정말 그러셨을까?


<노마드 인터뷰> 서범상 작가 강연 @최인아책방


최근 만난 사람 중 유난히 독특하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분이다. 속된 말로 똘끼 충만하심. 그러면서도 기본 자세는 사람들의 말을 경청하고, 마음으로 공감하시는 분이기 때문에 끌렸던 게 아닐까.

일반 사람들과 다른 관점으로 세상을 볼줄 알아야 책도 내고, 강연도 할 수 있는거겠지. 그런데 그 다름이란게, 실은 종이 한장 차이 같기도 하다. 내가 들어보지 않으면 영원히 쇳덩이 같은 존재일수도 있지만, 그냥 한번 들어보면 훅-하고 뒤집어질지도 모른다.


<노마드 인터뷰> 서범상 작가 강연 @최인아책방


자, 따라해보세요. Wacky!


서범상 작가님은 강연장에 있는 사람들에게 한 명씩 와키를 외쳐보라고 주문했다.
- 와~키~
- 와키!
- 와!! 키!!!!!
쑥스러워 할줄 알았던 사람들이 저마다의 개성을 담아 ‘Wacky’를 외쳤다.

Wacky는 ‘엉뚱한, 별난, 괴팍스러운, 광기가 있는’이란 뜻을 가졌다. 단어 하나 외쳤을 뿐인데 숨통이 트이는 기분은 뭘까?


서범상 작가는 역시나 ‘범상’치 않았다. 이모 이귀남 작가님과 함께 하나의 쇼처럼 강연을 이어나갔다. 이모와는 일명 ‘개거지 춤’을 함께 추는, 죽이 잘 맞는 친구처럼 보였다.


<노마드 인터뷰> 서범상 작가 강연 @최인아책방


뉴욕 브루클린의 한 루프탑에서 해괴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여자와 그 앞에서 춤을 추는 이모, 그리고 작가의 모습을 영상으로 보았다. 저, 자유로움! 별 거 아닌 것 같은데 나는 못하고 지내지 않은가. 퇴근시간에 볼빨간 사춘기의 ‘여행’ 노래가 흘러나올 때 나는 몸이 근질거렸지만 사무실 복도를 이리저리 빠르게 걸어다니며 흥을 풀 뿐이었다. 이렇듯 우리가 평소에 억누르고 지내는 본능을 꺼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름하여 ‘너의 Wacky moment를 들려줘!’



작가님은 사람들이 앞으로 나가서 wacky moment에 대한 썰을 풀어놓도록 이끄셨다. 친구와 나도 사람들 앞에서 우리의 이야기를 했다.

“저요? 저는 엉뚱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어요. 그렇지만 겉으로 보기에는 누가봐도 평범한 사람이예요. 최근에는 합정동에 있는 어느 특이한 안경점에 들어갔어요. 평소 써보지 않은 썬글라스를 꼈는데 익숙하지 않은 제 모습을 보는게 재밌더라고요. 그런데 다른 사람들 앞이라 쑥스러웠어요. 주변에서는 잘 어울린다고 하는데 평소 제 스타일에서 벗어난거라 스스로 굉장히 어색하게 느껴졌어요. 몸을 베베 꼬면서도 시도해보고 싶은 안경들 이것저것 써보았어요. 그러면서도 다른 사람들 시선을 의식하는 제 모습을 보며 타인의 시선에서 조금 더 자유로워지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렇게 말하고나자, 이모 작가님께서 ‘생일 축하합니다’ 노래를 피아노 멜로디로 쳐주셨다.

이런 고백의 시간을 통해 우리는 새로 태어난다는 것이다. 정말로 이야기하고 나니 속이 후련했다. 그동안 스스로가 설정한 기준에 자신을 묶어 두었던 것 같다. 입는 옷 스타일도 늘 비슷하다. 입었을 때 너무 튀지 않고, 편안해 보이는 옷을 입었다. 평소 즐겨입는 취향도 있겠지만, 가끔은 새로운 스타일을 시도해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더 재밌으니까. 새로울테니까.


<노마드 인터뷰> 책자 사진 (출처: inabooks, 인스타그램)


그렇다면 노마드 인터뷰는 어떤 책일까? 그는 무엇을 말하고 싶은걸까? 요즘 나만의 컨텐츠에 대해서 고민이 많기에, 뉴욕에서 6개월간 지내며 자신의 분야를 대표하는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 했다는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나는 무엇을 말할 수 있는가를 고민하면서, 힌트가 될만한 무언가를 발견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렴풋한 기대가 있었다.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뉴욕에서 그는 어떤 일을 했을지 알고 싶었다. 참고로, 노마드는 ‘유목민’이란 라틴어로 디지털 기기와 연결되어 시공간의 제약없이 다니는 사람들을 일컫는다.

서범상 작가는 자기 분야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사람들을 만나서 질문을 던졌다.


What’s your wacky?


성공한 남성리더는 이런 인터뷰는 처음이라며 재밌있게 받아들였다고 한다. 하지만 유리천장에 부딪치는 여성리더나 성소수자(LGBTQ)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을 때는 예민하게 받아들이기도 했다고 한다. Wacky라는 단어의 뉘앙스 때문이기도 하지만, 아직 우리 사회에서 소수자들이 차별받는 현실을 말해주는 것 같다.

그래도 내 마음에 ‘Wacky’라는 단어가 들어온 것은 작가가 스물아홉살에 고민한 것에 대해 자신만의 결과물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내년이면 서른인데, 내 앞에 놓여진 일들을 재미나게 할 수 있을까? 더 무모하게 살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들을 고민으로만 끝내지 않고 세상에 자신을 내던졌다. 그리고 그만의 컨텐츠로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그는 ‘숨통 트였어’, ‘살아있는 느낌이야’, ‘자유롭고 개성있고, 독특하다’, 는 인상을 주는 사람들을 ‘Wacky’라는 단어로 묶었다. 그 단어와 어울리는 사람들이 자신에게 영향을 주었던 것처럼, <노마드 인터뷰>라는 책을 통해 사람들에게 생각할거리를 던져주고 싶었던게 아닐까 싶다. Wacky라는 단어에 사람들이 어떤 이야기를 풀어냈을지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조만간 찬찬히 읽어봐야겠다.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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