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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Aug 05. 2018

엄마, 지리산 별 보러 가요!

별에 대한 잊지 못할 기억들

어렸을 적 지리산으로 가족여행을 왔었다.

‘밤하늘에 쏟아지는 별’을 그때 처음 눈으로 확인했다. 평상에 돗자리를 깔고, 튜브를 베개 삼아 별을 헤아렸다. 세도 세도 끝이 없던, 그날 밤 별을 아직도 또렷이 기억한다.


별에 대한 기억은 또 하나 있다.

2017년 5월, 중국 쿠부치 사막에서 나무심기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마지막 날 사막에서 캠프파이어를 했는데, 그 날도 별이 참 많았다. 별을 제대로 보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불도 조명도 없는 어두운 곳에 누웠다. 그리고 1분간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별을 바라보는 시간. 어둠 속에서 별빛은 더욱 밝아지고, 침묵 속에서 반짝임은 더욱 커졌다.


올여름 지리산 가족여행을 오면서 가장 기대한 것은 지리산 밤하늘의 별이었다. 열두시가 넘어서 엄마를 깨웠다.


엄마, 별 보러 가요!


언니와 동생은 별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아빠와 엄마는 먼저 별을 보고 들어와 잠이 든 상태였다. 함께 별을 바라볼 시간을 놓친 나는 깜깜한 밤 혼자 나가기 무서워 엄마를 깨웠다. 다행히 엄마께서는 내 마음을 읽어주시고, 귀찮지만 일어나서 동행해주셨다.


와~ 별 진짜 많다!


안 나왔으면 후회할 뻔했다. 언제 이렇게 많은 별을 볼 수 있을까! 서울 하늘에서는 북두칠성만 찾아도 많이 보는건데... 빛공해 없이 어두운 밤, 영롱한 별빛이 엄마와 나를 반겨주고 있었다.


Shooting star (출처: Unsplash)


오, 별똥별이다!


순식간에 지나갔다. 처음에는 믿기지가 않았다.

- “엄마, 별똥별 지나갔어...!”

- “오오!”

이번엔 엄마와 같이 봤다. 아까보다 더 뚜렷하고, 길게 떨어졌다.

눈 앞에 벌레가 날아가는걸 별똥별이 떨어진거라고 착각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생각보다 많이 쏟아졌다. 7번씩이나!


기다린다고 별똥별을 볼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어느 순간 슝-하고 떨어지는 빛을 발견하는 건, 그래서 더 기쁘고 신기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지나가는데 소원은 어떻게 빌까? 계속 눈을 감고 소원을 빌면 될까? 나는 떨어지는 별똥별을 보지 못해도, 별똥별은 나와 엄마를 볼 수 있을테니까...!


깐따삐아별에서 지구별로 불시착한 도우너, 어딘가에 있지 않을까?

* 유성 (밤하늘의 별똥별) : 혜성, 소행성에서 떨어져 나온 티끌, 또는 태양계를 떠돌던 먼지 등이 지구 중력에 이끌려 대기 안으로 들어오면서 대기와의 마찰로 불타는 현상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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