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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Feb 18. 2017

나눔 바이러스

빅판 아저씨를 통해 배우다.

까톡!

아침을 먹고있는데 반가운 카톡이 왔습니다.

"어!! 아저씨~!"


선릉역 1번 출구에서

추우나 더우나

비가 오나 바람이 부나

한결같이 같은 자리를 지키시던 빅판 아저씨!

* 빅판: 빅이슈 잡지를 판매하는 분
* 빅이슈: 홈리스에게만 잡지를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 자활의 계기 제공하는
대중 문화 잡지


아침 운동을 한다고

이른 시간 선릉역 1번 출구로 나오면

"안녕하세유~"

"오늘 하루도 힘내세유!"하며

구수하고 반가운 인사를 건네주셨어요.


늘 같은 자리에서

출퇴근길을 응원해주는 분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안 보이시더니...

강남역으로 이동하신다는 문자가 왔습니다.

강남역으로 가신 이후로

얼굴 뵙기가 여간 쉽지 않았는데

이렇게 저를 기억해주시고,

항상 서 계시던 곳 바로 옆 작은 김밥집에

주변에 좋아하는 사람과 나눠보라고

빅이슈 잡지를 두권이나 두고 가셨더라구요.

오랫동안 못 뵙고 지냈는데 기억해주셔서

기쁘고, 감사한 마음이었습니다.

추운날 길 위에서 고생하시는 아저씨를 위해

누군가는 귀마개를 챙겨주고,

더운 날에는 시원한 음료 한잔 건네는 사람도 있고..


누군가 챙겨준 물건 중 수량에 여유가 있거나,

직접 못 쓰시는 건 저에게 선물해주셨습니다.

추운 겨울에는 빨간 장갑을,

또 어떤 날에는 스틱형 바르는 향수도 주셨어요.


전 그저 오며가며 눈인사를 나누고,

말동무가 되어드리고,

신간이 나오길 기다리는 단골이었는데

'16년도 10월 2주차 잡지에 실린 빅판 인터뷰에서 저를 친한 애독자로 뽑아주셨더라구요.

'아... 빅이슈를 한 아름 안고 출근하는 모습을

다 보고 계셨구나!

그걸 이렇게 오래 기억하시며

고마움을 표시하셨던 거구나!'

인터뷰를 보며 알게 되었습니다.


글로 정리하면서도 이런 인연이

새삼 신기하고, 감사하게 됩니다.


이번에 선물해주신 빅이슈 잡지 중 한권은

절친에게 생일선물과 함께 전달했습니다.

아저씨께는 힘내시라고 커피와 도넛 쿠폰을

전달드리며 고마움을 표현해야겠어요.


잿빛 도시인 줄로만 알았던 거리가

덕분에 따뜻함으로 물들었습니다.


지금은 강남역 9번 출구에서

우렁찬 목소리로 사람들에게 인사를 건네며

빅이슈 잡지를 판매하고 계실

한정구 빅판 아저씨!


언제 한번 강남역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기회를 봐서 빅판을 도와 잡지를 함께 판매하는

자원봉사에 참여할 예정입니다.


아저씨,

오늘 하루도 힘내세요~~!

^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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