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매직예술봉사단 활동 스케치
바람이 붑니다. 잠시 벤치에 앉아 쉬면서 선선한 바람을 느껴봤어요.
아, 좋다~~!
재능봉사단 활동을 마치고 나니 개운하기도 하고, 마음이 한결 가뿐합니다! 잔잔한 행복감이 밀려드네요. 맑은 하늘을 바라보며 여유를 가져봅니다.
9월의 첫날, 서울 강동구 광진섬김주간보호센터에서 재능봉사활동을 진행했습니다. 이번이 4번째 활동인데 봉사하러 가는 날은 언제나 날씨가 맑아요. 기분이 좋아 이동하는 길 하늘을 바라보며 사진 촬영 버튼을 연거푸 눌러댔습니다.
포스코매직예술봉사단은 기타, 앙상블, 마술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세 팀이 완전체로 함께 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예요. 지금까지는 앙상블팀과 마술팀만 함께 했거든요. 기타팀의 데뷔 무대가 있어 더욱 설레는 발걸음이었습니다.
광진섬김주간보호센터 어르신들과 보호자, 직원, 봉사자까지 50여명이 모였습니다. 원래 14시 반에 시작하는 일정인데 어르신들께서 13시 반 이전부터 모여 앉아계셨습니다. 너무 오래 기다리시지 않도록 준비를 마친 후 14시부터 시작하는 것으로 변경했어요.
사실 저는 시작 전부터 어르신들께 다가가 조금씩 말을 섞고 있었어요. 우리가 연주할 노래를 알고 계시는지 여쭤보기도 했어요. 방긋방긋 웃으면서 다가가니까 손녀딸처럼 여겨주시고 대답도 잘해주시더라고요.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시작하면 저도 진행할 때 마음이 한결 편하고, 어르신들도 저를 더 친근하게 느끼실 겁니다. 막간을 이용한 아이스브레이킹인거죠! 서로 얼굴을 미리 익히고 등장하면 박수도 많이 쳐주시고 대답도 더 잘해주세요~ 우리 모두 마음을 열고 좋은 날, 행복한 시간을 함께 만들기로 합니다. (박수~박수~~ 짝짝짝!!!)
박수소리이 맞춰 기타팀이 등장했습니다. 초가을 감성에 맞게 잔잔한 곡을 준비해주셨어요. 영화 <쉬리> ost ‘When I dream’과 혜은이의 ‘당신을 모르실거야’ 두 곡입니다. 통기타와 클래식 기타 선율을 듣고 있으니 마음이 차분해지더라고요~
“당신은 모르실거야~ 얼마나 사랑했는지~ 뒤돌아 봐 주세요~오오~ 당신의 사랑은 나요~”
감미로운 기타 연주에 맞춰 노래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관중석을 빼꼼 내다보니 박수를 치며 노래를 따라부르는 분들이 계셨어요. 음악과 함께 추억 속으로 빠져드신 걸까요? 기타팀의 데뷔 무대가 멋지게 마무리 되었습니다.
제가 다시 등장하니까 할머니 한 분이 눈을 반짝이며 말씀하셨습니다.
이렇게 노래 들으니까 젊어진 것 같아!
음악에는 회복의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음악이 전해주는 감동은 마음에 활력을 줍니다. 함께 웃고, 박수를 치면 건강에도 좋고요~
할머니의 칭찬 한마디에 인삼 한뿌리를 통째로 먹은 듯 울끈불끈 힘을 받았습니다!
다음으로 앙상블팀의 연주가 이어졌습니다. 앙상블팀은 총 3곡을 준비했습니다.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ost ‘에델바이스’와 한국인이 사랑하는 국민가곡 ‘비목’과 ‘그리운 금강산’을 연주했어요.
사회를 준비하면서 곡에 대한 이야기들을 찾아보았어요. 곡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알면 연주에도 도움이 됩니다. 뿐만 아니라 관객 분들깨 곡에 대한 정보를 전해 드리면 더욱 관심을 갖고 들어주시는 것 같아요.
피아노, 바이올린, 첼로를 위한 트리오 악보였지만, 피아노가 없어 첼로가 첼로 파트와 피아노 반주 파트를 나눠서 연주했어요. 저의 경우 ‘비목’은 반주를, ‘그리운 금강산’은 멜로디를 맡았습니다.
연습하면서 멜로디 못지 않게 반주가 얼마나 중요한지 많이 느꼈어요. 안정적으로 반주를 시작하면 다른 연주자들도 안정감 있게 맞춰갈 수 있어요. 반대로 반주가 박자와 음을 정확하게 맞추지 못하면 생각보다 티가 많이 납니다. 한음 한음 정확하게 다른 악기들과 맞추는게 필요했어요.
멜로디는 곡을 리드하는 역할로 박자를 끌고가니까 더없이 중요하죠! ‘그리운 금강산’ 2절 멜로디를 연주했는데 중간중간 손가락 움직임도 빨라야하고, 활을 처음부터 끝까지 그으며 풍성한 음을 내려고 노력했어요.
선생님께서도 어깨와 팔에 힘을 빼고, 에너지를 전하라는 주문을 많이 하셨는데요. 이 곡을 연습하면서 에너지를 싣는다는게 어떤 의미인지 조금 느껴볼 수 있었어요. 감정과 마음이 다른 곡보다 소리에 많이 담기는 것 같았거든요. 잘하려는 마음에 긴장하면 손가락이 굳어서, 즐거운 일들을 떠올리며 힘을 풀었습니다. ‘내일 오랜 친구들과 간만에 만나서 설렌다~ 잘 마무리하자!’ 하는 식으로 설레는 일을 떠올리면 긴장도 좀 풀렸습니다.
세 곡 연주를 마치고 나니 “앵콜~!” 소리가 들렸습니다. 와, 어쩌죠? 너무 기쁘지만 앵콜곡은 준비를 못했어요. 전혀 예상치 못한 반응이라 감사한 마음을 전하며 마무리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짧고, 굵게 흥겨운 앵콜곡 들려드릴게요!
자, 이제 마지막 순서인 마술팀 공연 시간입니다. 마술사가 우스꽝스럽게 생긴 가면을 쓰고 등장한 것만으로도 어르신들은 깔깔깔 웃으십니다. 재능봉사단 활동의 백미는 마술공연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베테랑 마술사이십니다. 의상부터 시작해서 표정, 몸동작, 목소리, 연기까지! 모든 것이 어우러져 신기한 마술공연이 펼쳐지면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좋아하세요. 함께 공연을 하면서 같은 마술을 몇 번째 보아도 신기하고, 감쪽같이 속습니다. 공연 중간중간 여기저기서 박수와 환호성이 터져나왔어요! 마술사님들도 신이 나셨는지 할 수 있는 모든 마술을 총동원해서 보여주시는 듯 열연하셨습니다.
저희의 공연이 최고의 연주와 최고의 마술쇼는 아닙니다. 중간중간 작은 실수도 하고 부족한 점도 많아요. 하지만 눈을 반짝이며 바라봐주시고, 박수쳐주시는 ‘최고의 관객’ 분들 덕분에 멋진 시간을 만들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마지막에는 공연을 위해 애써주신 임직원 봉사자 뿐만 아니라 함께 즐겨주신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를 위해 다같이 박수치며 마무리했습니다.
돌아보면 ‘그리운 금강산’은 제 수준보다 한단계 높았지만 연습하면서 그 수준에 맞춰나가고 성장할 수 있어 감사했습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눈 맞추며 이야기 나누고 진행하는 시간도 즐거웠습니다. 연주와 진행 모두 무대경험을 쌓는게 필요하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사람들 앞에서 자신감있게 실력 발휘를 하고, 행여나 실수하더라도 능숙하게 넘어가고, 현장 상황에 맞춰 대응하는 능력 모두 경험에서 나오니까요. 조금씩 조금씩 경험을 쌓아가면서 성장하고 싶습니다.
다음주부터는 밀알 앙상블과 통합 연주회 연습을 시작합니다. 올해 마지막 공연은 11월 3일로 밀알 앙상블 연주자 및 음악감독님과 함께 준비한다니 기대됩니다. 실력을 한 단계 높일 수 있도록 즐겁게, 충실하게 임할 예정이예요! 굳은 다짐과 함께 이번 글은 마무리하고, 또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