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불을 박차고 떠나요, 평창으로!

가족과 함께 다녀온 평창 겨울여행

by 이수댁

이불을 박차고 평창으로!


이불 안이 제일 안전하다고 느껴질 정도로 추운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이불속에서 새콤한 귤, 달달한 대봉을 맛보며 꼼지락 거리는 시간도 좋지만, 한 번쯤은 이불을 박차고 겨울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요?


서울역에서 진부역으로 가는 ktx를 타고~


달력을 한 장 남겨둔 12월, 가족들과 평창으로 기차여행을 떠났습니다. 서울역에서 진부역까지 KTX로 1시간 45분 만에 도착할 수 있었어요. 진부역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위해 만들어진 올림픽역입니다. 올림픽 덕분에 강원도 여행을 이토록 빠르고,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니 참 감사한 일입니다.


1시간 45분만에 진부역에 도착!


평창은 해발 700m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겨울이 유난히 길고, 눈이 많이 내립니다. 2m가 넘는 연평균 적설량을 기록하여 '한국의 알프스'라고 불리고 있어요. 지리적 조건을 활용해 우리나라 최초의 스키장이 들어선 한국 스키의 발상지이기도 합니다.


마운틴뷰를 자랑하는 평창 위드 포스코 레지던스


평창 위드 포스코 레지던스 도착!


이번 여행에서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숙소는 평창 위드 포스코 레지던스(이하 평창 WPR)입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때 기자단 숙소로 이용됐던 미디어 레지던스가 12월 14일 개장식을 가진 후 포스코그룹 및 협력사 임직원 휴양시설로 재탄생했어요. 12월 14일에 오픈식을 가진 후 다음날 방문한 거라 설레는 마음이 더욱 컸습니다.


알펜시아 리조트의 다양한 먹거리와 놀거리
알펜시아 리조트_영화관&스키장


내비게이션에서 '알펜시아 리조트 뮤직텐트'를 검색하면 찾아갈 수 있습니다. 알펜시아 컨벤션센터 근처에 위치해있어 알펜시아 리조트 부대시설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리조트 내 식당, 카페뿐만 아니라 편의점, 노래방, 오락실, 영화관 등 놀거리 먹거리가 다양합니다.


위드 포스코 레지던스_로비위드 포스코 레지던스_계단 & 복도
위드 포스코 레지던스_침대형 & 온돌형 객실
위드 포스코 레지던스_화장실, 세면대, 샤워실


위드 포스코 레지던스는 국내 최초 이동형 모듈러 건축물이며, 객실은 온돌형(4인)과 침실형(3인)이 있습니다. 푹신하고 편안하게 숙면하려면 침대형을, 객실 내 공간을 넓게 활용하고 싶으신 경우 온돌형을 예약하시면 좋습니다. 객실 내 벽과 수납장 등이 철을 소재로 만들어져 깔끔하고 세련된 느낌이 들었습니다. 객실이 넓지 않지만 침구, 옷장, TV, 냉장고, 커피 포트, 헤어 드라이기 등 꼭 필요한 시설이 갖춰져 있습니다. 화장실에는 수건과 샴푸, 린스, 바디워시, 바디로션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위드 포스코 레지던스 객실에서 바라보는 스키장의 낮과 밤


제가 생각하는 평창 WPR의 매력 포인트는 객실 창 밖으로 알펜시아 스키장 풍경이 시원하게 펼쳐진다는 점입니다. 커다란 유리창 밖으로 스키장이 펼쳐지는 색다른 풍경에 여행을 왔다는 것이 실감 났습니다. 12월 중순이어서 그런지 초급/중급 코스만 개장하고, 고급 코스는 준비 중이었습니다. 밤새도록 인공 눈이 뿌려져서 눈보라가 치는 듯한 풍경이었습니다. 아침에 눈을 떴을 때도 평소와는 다른 스키장 풍경을 보며 춥더라도 얼른 준비해서 구경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숙소에서 바라본 불꽃놀이


특히 제가 머문 날에는 뜻밖에 행운의 순간을 맞이했습니다. 11시에 불꽃놀이가 펼쳐진 것이죠! 불꽃이 창문을 넘어 들어올 만큼 가까이에서 불꽃놀이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우연히 마주치는 행복한 순간에 기분이 한껏 들뜨기도 했어요.


위드 포스코 레지던스_객실 내부 모습


평창 WPR은 숙박용으로만 이용할 수 있고 취사가 불가능합니다. 커피포트가 있고, 생수가 제공되어서 커피와 차를 마시거나, 컵라면을 끓여먹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식사는 외부에서 해결해야 합니다. 조식이 제공되지 않으니 주변 알펜시아 리조트에서 해결하거나, 간단한 음식물 및 물품은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과일과 칼, 간식거리, 컵라면 등을 챙기면 아침식사를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HAPPY700 평창 시티투어 버스 타고 평창 여행


진부역에서 출발하는 평창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평창역과 진부역에서는 하루 코스로 평창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시티투어 버스를 운영합니다. 버스요금은 성인 1만 원, 청소년/경로/장애인/유공자 7천 원, 미취학 아동 5천 원입니다. 1코스 올림픽 로드는 월정사 전나무숲길, 오대산 산채마을, 대관령 목장, 올림픽 스키점프대를 도는 코스로 입장료 1.5만 원이 추가로 있습니다. (점심식사 비용 별도) 자가용이 없는 경우 시티투어 프로그램을 활용하는 것도 평창 여행을 알차게 즐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평창 시티투어 버스

- 운영기간 : 상시 운행 (2코스~5코스 운영일 제외)
- 운행 횟수 : 1일 1회 운행
- 출발시간 : 평창역 10시 10분, 진부역 11시
- 소요시간 : 평창역 기준 7시간 15분, 진부역 기준 6시간 15분


오대산 전나무숲길 & 월정사


1975년 11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오대산은 자장율사가 공부한 중국의 오대산과 비슷하여 오대산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또 다른 유래로 5개의 봉오리(호령봉, 비로봉, 상왕봉, 두로봉, 동대산)가 있고, 동서남북중 5개의 암자가 있어 오대산이라고 불린다고 합니다. 백두대간의 중심에 위치한 오대산은 크고, 깊지만 화려하거나 날카롭지 않아 아늑한 느낌을 줍니다. 백두대간의 중심에 위치한 오대산은 크고, 깊지만 화려하거나 날카롭지 않아 아늑한 느낌을 줍니다.


오대산 전나무숲길 입구에서


월정사 전나무숲길은 일주문에서 월정사 입구까지 이어지는 약 1km의 구간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걷기 좋은 숲길로 유명해서 봄, 가을에 트레킹을 와도 참 좋을 것 같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절로 미소가 흐르며 행복해질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오대산 전나무숲길 풍경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전나무가 높이 뻗어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습니다. 하얀 눈으로 뒤덮여 있으나 그 아래로는 물이 흐르고 있는데, 우리 민족의 젖줄인 한강의 시원지라고 합니다. 세조 또한 건강을 위해 이 길을 걸었다고 하니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으로 예로부터 인정을 받았나 봅니다.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연인, 친구, 가족들이 찾아와 전나무숲길을 걷고 있었습니다.


오대산 전나무숲길의 할아버지 전나무


전나무숲길을 걷다 보면 할아버지 전나무가 있습니다. 600년 된 나무가 두 동강이 나 쓰러져 있는데 놀랍게도 속 안이 텅 비어있습니다. 소나무는 상처가 생기면 송진이 연고 역할을 하는데, 전나무는 뻥하고 구멍이 생긴다고 합니다. 상처가 제때 메꿔지지 않으면 번지고 번져 나무에 커다란 구멍이 생깁니다. 태풍이 불어와 쓰러진 나무속을 바라보면 마치 터널 같아요. 그 자리에서 하늘을 바라보면 빽빽한 전나무 숲 사이가 커다랗게 비어 있습니다. 할아버지 전나무가 차지하고 있던 자리인데, 구멍의 크기를 보면 나무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됩니다. 나무는 햇빛을 필요로 하기에 경쟁하듯 하늘 위로 자라나 자신의 자리를 차지했을 텐데요. 오랜 세월을 지켜온 나무가 힘없이 쓰러져 있는 모습을 보며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됩니다.


오대산은 불교의 성산으로 추앙받는 산으로 월정사와 상원사를 빼놓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한국불교문화를 꽃피운 월정사와 상원사의 예불 목탁소리가 오대산의 새벽을 깨우고, 저녁을 잠들게 합니다. 전나무숲길을 따라가 방문한 월정사는 신라 선덕여왕 12년에(643년)에 자장율사가 창건한 고찰로 1,4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문화 해설사님과 조중훈 전 대한항공 회장의 개인 공덕비


월정사 입구에 대한항공 창업자이신 조중훈 전 회장의 공덕비가 세워져 있습니다. 땅콩 회항, 물컵 사건으로 곤경에 처한 한진그룹의 창업자는 6.25 때 차량 고장으로 애를 먹던 외국 여인을 지나가다 도와줬는데 알고 보니 미 고위 장성 부인이었다고 합니다. 그 인연으로 미군부대에서 나오는 고철을 처분할 수 있게 되어 돈을 벌고, 이를 바탕으로 사업을 크게 일으켰습니다. 그 후 6.25 때 소실된 월정사 재건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하였습니다. 감사의 의미로 절 입구에 조중훈 전 회장의 개인 공덕비가 세워졌다고 합니다. 절에 개인 공덕비를 세우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 문화 해설사님의 설명이 흥미롭게 느껴졌습니다.


이야기와 교훈이 담겨 있는 불화
월정사 팔각구층석탑 앞에서 탑돌이


월정사에서는 일 년 내내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어 각박한 현대사회에서 잊고 사는 ‘나’를 찾는 귀중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전나무 숲길을 걸으며 명상하고, 스님과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담소 나누는 시간을 통해 삶의 지혜를 얻으면 좋을 것 같아요. 또한, 오대산의 대표적인 문화재인 팔각구층석탑 앞에서 진행하는 새해맞이 등 고요하게 자신을 돌아볼 수 있습니다. 자연 안에서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싶을 때 찾아보면 어떨까요?


오대산 산채마을에서 건강하고 맛있는 한 끼!


오대산 산채마을에서 건강한 한 끼 식사를!


날씨가 워낙 춥다 보니 따뜻한 한 끼 식사로 속을 든든하게 채우고 싶어 졌습니다. 월정사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오대산 산채마을 식당가가 있습니다. 산채비빔밥뿐만 아니라 육개장, 황태해장국 등 구수한 맛의 토속 음식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강원도는 산촌지역으로 음식 가짓수가 많지 않고, 맛이 담백합니다. 청정지역에서 자란 산나물을 넣어 만든 산채비빔밥으로 맛과 건강을 동시에 챙길 수 있었는데요. 특히 대관령은 감자를 생산하는 지역이라 감자전이 더욱 맛있게 느껴졌습니다. 식사 후에는 근처 찻집에서 따끈한 대추차도 한 잔 마셨습니다. 진하게 내려진 달달한 대추차가 추위를 녹여주었습니다.


대관령의 시원한 바람을 맞을 수 있는 하늘목장


트랙터 마차를 타고 하늘마루 전망대로~~


대관령 하늘목장은 1974년에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대표 목장입니다. 축구장 1,400개 정도의 크기로 40년 간 축산 목장 본연의 역할을 하다가 2014년 9월에 대중에게 개방되었습니다. 목장 내 넓게 펼쳐진 초원은 웰컴 투 동막골 주 촬영지로 활용되기도 했습니다. 초원에서 미끄럼을 타고, 멧돼지와 쫓고 쫓기는 씬을 촬영했다고 합니다. 이를 기념하여 목장 내 초원에 멧돼지와 추락한 전투기 상을 설치했다고 해요.

입장 후 트랙터 마차를 타고 1,100m 높이로 올라갔습니다. 트랙터로 끄는 마차는 이색적이었습니다. 트랙터 바퀴 높이는 7-8세 어린이 키 정도 될 정도로 높았습니다. 트랙터 마차는 30분 단위로 운영되기 때문에 탑승 시간을 고려해서 목장에 도착하면 대기시간을 줄일 수 있습니다.

트랙터 마차의 도착지인 하늘마루 전망대에서는 드넓은 초지와, 둥글둥글한 태백산맥 봉우리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이곳에서 트레킹 코스를 따라가면 대관령 최고봉인 선자령에 도착할 수 있다고 합니다. 대관령은 영하 20도로 떨어질 때가 있는데, 400m 정도 더 높은 하늘마루 전망대는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 체감온도가 영하 30도 정도 되는 것 같습니다. 겨울에 평창 여행을 올 때는 손난로 핫팩, 목도리, 장갑, 워머, 보온병에 따뜻한 물 등 보온용품을 철저히 챙겨야 즐거운 여행을 할 수 있습니다.


강한 바람으로 돌아가는 대관령 하늘목장의 풍력발전기


정상에서 보이는 넓은 초지에 60m 높이의 하얀 풍력발전기가 돌아가는 모습이 보입니다. 대관령 내 풍력 발전기가 49대인데, 그중 29대가 대관령 하늘목장에 위치해 있다고 해요. 이곳에서 생산하는 전기는 강릉 시내 인구의 60%가 사용한다고 합니다. 정말 거대하죠?


즐거운 양 떼 건초 주기 체험


대관령 하늘목장의 하이라이트는 양 떼 건초(양 먹이) 주기 체험입니다. 양은 순해서 사람을 해치지 않아요. 손에 건초를 올려놓고 용기를 내어 손을 내밀면 양들이 다가와 먹습니다. 하지만 순하디 순한 양들도 먹이 앞에서 욕심을 부리기도 하는데요. 먹이 봉투를 들고 있으니 양 떼가 우르르 몰려왔습니다. 계속 먹이를 달라고 발로 툭 치는 양도 있어서 깜짝 놀라 봉투채로 입에 탈탈 털어 넣어 주었습니다. 가족들은 가까이에서 양을 보고, 체험하는 시간이 이번 여행 중 제일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저도 마찬가지로 눈으로 하얗게 덮인 넓은 초지와 함께 양 떼 먹이주기 체험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스키점프 전망대에서 멀리 바라보기


모노레일과 엘리베이터를 타고 스키점프대라운지. 전망대로 이동~


마지막으로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들이 사용한 곳을 관광객들에게 개방한 스키점프 전망대에 가보았습니다. 스키점프 국가대표 선수가 된 기분으로 모노레일을 타고 이동해서 4층 높이의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에 올랐습니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는 일반 엘리베이터보다 천장이 높았지만 곳곳에 흠집이 나 있었는데요. 선수들이 스키를 들고 이동하기 때문에 긴 스키 끝이 천장에 닿아서 생긴 흠집이라고 합니다. 전망대에 도착하니 어젯밤 머문 위드 포스코 레지던스, 알펜시아 스키장, 알펜시아 리조트가 한눈에 보였습니다. 올림픽의 생생한 역사 현장은 이제 대관령 전체를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스키점프 전망대에서 바라본 대관령 풍경


가끔은 이렇게 멀리서 풍경을 바라보면 마음이 시원하게 뚫리는 기분입니다. 강원도 평창 대관령은 겨울왕국과 같이 온통 눈으로 뒤덮여서 머리, 눈, 마음까지 모두 맑아진 기분입니다. 강한 바람 때문에 오래 머물 수 없었지만 짧게나마 찾은 삶의 쉼표가 또 다른 내일을 살아갈 힘을 충전해주는 것 같습니다. 춥더라도 평창을 찾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정신이 말똥 해질 정도로 아찔한 추위와 강한 바람 속에서 서로를 챙기며 따뜻한 추억 하나를 주머니에 담아올 수 있었습니다.


다시, 서울에서!


대관령의 맑고, 강력한 바람을 맞고 서울에 돌아오니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듯 상대적으로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몸도 마음도 건강해진 느낌이랄까요?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는데 평창 여행을 통해 가족들과 소중한 추억을 남길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도 올해가 다 가기 전에 이불을 박차고 떠나보세요! 결코 후회하지 않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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