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내복처럼 따뜻한 책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글.그림 김수현)>를 읽고...

by 이수댁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글.그림 김수현)


아무리 한파가 몰아닥쳐도

내복 위에 여러겹 옷을 껴입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아 추워. 그래도 껴 입었더니 버틸만하네.'


내 감정과 생각을 애틋하게 대하고 존중하는 것은

한겨울에 내복과 패딩을 챙겨입고 집 밖으로 나서는 일과 같다.


냉엄한 현실과 차가운 시선 속에서도

진솔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한 사람의 존재가 마음을 녹여준다.

좋아하는 일과 사람으로 채운 나만의 시간은 덧난 마음에 연고가 되어준다.


그러나 가장 가까이에서 나를 챙기고, 응원할 수 있는 사람은 나다.

잊지 않기를!


p193
p151


+

인상깊은 구절


49

어린 시절 내가 품었던 이상을 떠나보내는 지점

어른의 사춘기는 그 지점에서 오는 게 아닐까.


물론 그 순간이 슬프고 씁쓸하기는 하다.

하지만 어린 시절의 환상과 기대감에서 벗어나

특별하지 않은 보통의 존재로서 자신의 삶을 꾸리는 것,

어른의 숙제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56

실례로 <<생각의 지도>>의 저자 리처드 니스벳이 밝히길

그의 고향에서는 교육의 목표로 '지식을 전달하는 것'과

'자존감을 심어주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중요한가에 대해

논쟁까지 있었다고 한다.

우리 입장에선 별게 다 논쟁거리다 싶기도 하지만

지식을 전달하는 것만큼 개인의 자존감을 심어주는 것을

교육의 중요한 목표로 두고 있는 것이다.


58

당신이

가장 존중해야 하는 사람은

언제나 당신 자신이다.


+

약간의 근자감과

어느 정도의 개썅마이웨이 정신이 필요하다!


71

알랭 드 보통은 어른이 된다는 건 냉담한 인물들,

속물들이 지배하는 세계에서 우리의 자리를 차지하는 의미라 했다.

살아보니 세상은 동화 같지 않다.


117

재능의 크기보다 중요한 건, 자신이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아는 것이다.


그렇다면 재능이란 무엇일까?

내가 생각하는 재능이란, 어떤 일을 남들보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이다.

그건 몇 가지 재능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어떤 이에겐 서류를 잘 정리하는 게 재능이고

어떤 이에겐 모르는 사람과도 즐겁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게 재능이고

어떤 이에겐 눈썰미가 좋은 게 재능이고

어떤 이에겐 남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게 재능이다.

이러한 재능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나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쉽게 눈에 띄진 않는다.

그렇기에 자신의 재능과 정점을 발견하기 위해

충분히 주의를 기울이고,

자신의 재능에 [적합한] 직업 혹은 자리를 찾아야 한다.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남들보다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적어보자.

잘 모르겠다면 인터넷을 통해 다중지능검사를 해볼 수도 있다.

다양한 방법을 통해 자기 자신을 알아가야 한다.


그 과정을 통해 당신이 원하는 것과 잘할 수 있는 것 사이의 교집합을 찾자.

물론 쉽지 않을 것이고,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


하지만 자신의 삶에 그 정도의 관심과 노력조차

기울일 생각이 없다면,

타인은커녕 스스로의 존중도 얻기 어려울 것이다.


118

자본주의 최대 비극은

돈으로 환산되지 않는 재능은 무가치해지는 데 있다.


122

거정은 내일의 슬픔을 덜어주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힘을 앗아간다.

- 코리 덴 붐


125

그녀는 영원히 젊다.

그는 영원히 건강하다.

그녀는 영원히 외롭지 않다.


어떤 명제를

거짓으로 만드는 가장 쉬운 방법은

'영원히'라는 부사를 붙이는 것이다.


127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해영의 말처럼,

나는 여전히 내가 애틋했고 내가 잘되길 바랐다.


당신도 그럴 수 있다.

너무 지쳐서, 나 자신이 지긋지긋해서, 감당하기 힘들어서,

그런 나 자신을 내팽개치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아닌 누구도 내 삶을 대신 돌봐주지 않는다.

상처가 생겼다는 이유로, 마음에 차지 않는다는 이유로,

누구의 돌봄도 받지 못한 채 내 삶이 홀로 울고 있다면

그건 너무 미안하지 않은가.

그러니 살다가 어떤 불행을 마주한다 해도

충분히 슬퍼하고 괴로워했다면

그 원치 않는 사실과도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익히자.


당신의 고단함이 별것 아니라서

혹은 다들 그렇게 사니까, 같은 이유가 아니라

당신에겐 가장 애틋한 당신의 삶이기에

잘 살아내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128

누구도 어찌할 수 없는 부분까지 염려하며

완벽한 안전을 얻고자 하는 건,

멸균 공간에서 냉장되어 살아가길 바라는 것과 같다.

삶의 안정감은

불확실을 완벽하게 제거해서 얻어지는 게 아니라

북확실과 맞서며 얻어진다.


138

지나온 길을 돌아볼 때 필요한 건

후회가 아닌 평가이고,


앞으로의 길을 내다볼 때 필요한 건

걱정이 아닌 판단이다.


142

긴장을 풀고 당신의 머릿속 세계가 아닌

진짜 당신의 세계로 귀환하라.

당신이 실제로 경험한 삶은,

당신의 생각보다 평화롭다.


부담감

긴장감

불안감


맛을 좋게 하는 양념도

지나치면 요리를 망친다.


146

나는 힘들다는 말을 잘 하지 않는 타입이다.

남에게 힘들다고 말하지 않을뿐더러

스스로도 힘들다고 잘 생각하지 않는다.

말하고 나면 더 힘들 것 같아서 늘 '괜찮다'고 했다.

그런데 이렇게 힘이 들어도 힘들지 않은 척 감정을 묶어두면

자신에 대한 감각은 무뎌진다.

그 무뎌진 감각은 다른 감정들도 무디게 만들고,

스스로가 한계점에 부딪히는 것도 모른 채,

착취되는 자신을 방치하게 한다.


147

그러니 인생에 설치해야 할 액티브-X가 너무 많을 때

책임감에 익사할 것 같을 때

집에 돌아온 순간 눈물이 날 때

"나도, 이제는 힘들다."고 말하라.


누구도 당신을 대신 지켜줄 수 없고,

견디기 버거운 희생은 자기 학대일 뿐이다.

조금은 이기적이어도 괜찮고 조금은 무책임해도 된다.

책임감을 논하며

질식할 때까지 스스로를 방치하는 것만큼

자기 자신에게 무책임한 일은 없다.


154

사람들이 작당해서 나를 욕할 때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네 놈들이 나를 욕한다고 해서 내가 훼손되는 게 아니고,

니들이 나를 칭찬한다고 해서 내가 거룩해지는 것도 아닐 거다.

그러니까 니들 마음대로 해봐라. 니들에 의해서 훼손되거나,

거룩해지는 일 없이 나는 나의 삶을 살겠다."

- 김경, <<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 김훈 인터뷰 중에서


158

+

3인칭 시점을

전지적 작가 시점으로 여기는 오만은

언제나 진실을 오독하기 마련이다.


165

지금 우리에겐 두 가지 변호가 필요하다.

하나는 타인의 삶을 지나치게 관심 두고 참견하지 않는 것인데

이건 일종의 감수성을 키우는 문제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타인의 반응에 지나치게 예민해지지 않는 것이다.

각자의 삶의 방식과 가치관을 인정하며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자.

나 역시 완벽하지 않지만, 노력하고 있다.


나와 당신이 조금 더 행복하기 위하여

나에게도 타인에게도 혜자스러움을.


172

하지만 자기가 뭐라도 된 듯이 나를 함부로 평가하는 이에게

좋은 사람이 되려 애쓰는 건

자신에 대한 정당방위 기능마저 상실한 것뿐이다.

나는 대등한 존재일 뿐 약자가 아니며

누군가 나를 싫어한다 해도,

그 사실이 나의 삶을 훼손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니 나는 더 이상 미움받지 않기 위해 좋은 사람이 되려

애쓰지 않을 것이다.


타인에게 상처주지 않는 것은 중요한 미덕이지만

스스로를 지켜내는 건 스스로에 대한 책임이자 권리다.


+

To my enemies.

I will destroy you.


나를 또라이로 생각하니?

그래. 알면 조심해.


179

그렇기에 모든 사람과 잘 지낼 수는 없다.

미안하지만 우리의 1순위는

언제나 우리 자신이다.


185

우리가 특별히 잘못된 사람이 아니라


알고 보면 우정의 종료는 누구의 삶엑나 일어나는 보편적인 일이다.

그러니 떠나간 관계에 대해 스스로를 지나치게 탓하지도,

남겨진 것에 겁먹지도 말자.

대신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좋은 사람이 되어주자.

지금의 나와 닮은 새로운 친구를 만나자.


당신이 누군가가 필요하듯이

누군가도 당신을 필요로 하며

완벽하지 않은 우리는

그렇게 서로에게 기대며 살아간다.


188

그럼에도 그 사람의 그린라이트 여부를 알고 싶다면?

가장 적절한 질문은

"그 사람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가?"가 아니라

"나는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이다.


그 질문의 대답으로

"나는 그 사람이 좋다"라는 결론에 도달한다면

그것이 그 사람에게

전진해야 할 [진짜] 그린라이트가 될 것이다.


191

그러니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다며 어려운 길로 돌아가지 말고,

많은 사람 중 나와 주파수가 같은 누군가를 발견하라.

상한 음식을 먹고 탈이 났다 해서 식음을 전폐할 필요가 없듯이,

또라이를 만나 힘들었다 해서 모든 관계를 끊어낼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상한 음식을 골라내는 후각이고,

진심 없는 인간들은 곁에 두지 않는 안목일 뿐.


192

당신에게 어떤 상황이 오든,

당신을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우정을 찾아라.

나의 부족함을 비웃지 않을 거라는 믿음.

그런 믿음이 가는 누군가에게, 믿음이 가는 누군가가 되어주는 것.

그것이 가장 좋은 안정제이자

행복이란 추상적인 단어의 유일한 실체일 것이다.


212

다이어트도, 개인의 삶의 문제도, 사회 문제도

한순간에 일어나는 혁명은 없고 변화는 영원한 것이 아니다.

요요 현상을 막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 지속적인 관리이듯

때론 뒷걸음에, 때론 제자리걸음에 답답하고 조바심이 날지라도

변화를 위해선 지속적인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모든 일이 그랬다.


변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은 지치지 않는 것이다.


236

만약 어떤 삶을 살아도

있는 그대로의 나로서 존중받을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면,

우리는 얼마나 자유로울까.


우리가 행복하기 위해 실존의 문제만큼 절실한 사회적 복지는

마음껏 방황할 수 있는 자유와

그런 서로를 바라보는 너그러운 시선이다.


이건 교과서적인 말이 아니라

가장 본질적인 해결책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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