첼로가 더욱 크게 보이던 날~

클래식 전도사가 되어야지!

by 이수댁
홍진호 첼로 독주회 (2019.3.4, 금호아트홀)

2019년 3월 5일 화요일의 지영


미세먼지가 뿌연 월요일. 머리가 아프다. 이제 정말 청정한 공기는 돈을 내고 사서 마셔야 하는 걸까? 연일 미세먼지 경보가 울리니 마음이 무겁다. 우리 사회가 이대로 가도 정말 괜찮은 걸까?

그래도 기다려지는 월요일이었다. 퇴근시간이 다가올수록 손은 더욱 빨라지고, 엉덩이는 무거워졌다. 일을 마치고 가야 할 곳이 있기 때문이다. 바로 첼리스트 홍진호 님의 독주회였다.

얼마 전 생일을 맞이한 친한 언니와 함께 광화문에 있는 금호아트홀을 찾았다. 생일임을 알고 있었는데, 하루가 벗어던진 옷처럼 훌러덩 지나가 있었다. 늦었지만 다음날 축하를 전하고, 좋은 연주회에 함께 가자고 했다. 언니도 덕분에 클래식 콘서트에 간다며 좋다고 했다.


금호아트홀은 아늑한 느낌이었다. 무대 위 걸리버 키 만한 커다란 문을 열고 첼리스트 홍진호 님과 피아니스트 송영민 님이 등장했다. 각각 흰색과 검은색 재킷을 입으셨다. 지난번 살롱 드 무지끄에서 열린 ‘거실 속 콘서트’에서 서로가 좋은 파트너라고 하셨다. 연주가 끝나면 손을 잡고 웃으며 인사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다. 잘 통하는 연주 파트너가 있다는 것은 얼마나 든든한 마음이 들게 하는지!

언니는 연주회가 끝나고도 선율이 자꾸 들리는 듯하고, 방에서 누우면 연주하던 모습이 떠오를 것 같다고 했다. 동감이다. 소리가 커졌다 작아졌다, 꿀을 바른 듯 진득하다가 날카로워지기도 하며 공간을 가득 채웠다. 활을 누르는 힘과 속도에 따라 다양한 표현이 가능했다. 첼로는 음역대가 넓어서 풍성한 소리를 낸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직접 보고, 들으니 놀라웠다. 무엇보다 첼로를 안고 연주하는 모습이 저렇게 아름다울 수 있구나 새삼 느꼈다. 자타공인 훈남 연주자이시지만 어제 본 모습은 멋지다는 표현보다 아름답다는 말이 더 잘 어울렸다.


앙코르 곡 연주 전, 첼리스트 홍진호 님이 이번 공연은 초대권 없이 모두가 직접 표를 사서 와주신 관객 분들로 채워져서 더욱 특별하고, 감사하다고 마음을 전했다. 영화를 예매해서 보는 것처럼 클래식 콘서트도 표를 사서 관람 많이 하시라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연주회에 가면 음악가와 그들의 음악이 주인공이 되고, 일상은 잠시 뒤로 물러가 배경이 된다. 몰입해서 음악을 감상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기뻐하는 언니를 보며 같이 오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좋은 공연을 함께 즐기는 것도 멋진 선물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집에 가는 길에도 머리가 계속 아팠지만, 마음속에는 음악이 계속 흐르고 있었다. 앞으로도 주변에 클래식 콘서트 전도사가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홍진호 첼로 독주회 프로그램 (2019.3.4, 금호아트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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