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사람들이 왜, 시간과 돈을 들여 책방콘서트에 갈까?
바쁜 사람들이 왜,
시간과 돈을 들여 책방 콘서트에 오는 걸까?
2019년 3월 30일 토요일의 지영
점프! 점프!
지난 한 주는 하루하루 허들을 넘는 것 같았어.
우박이 떨어지듯 예상치 못한 일이 우수수수 쏟아졌고, 정해진 시간 안에 해내기 위해 배고픈 줄도 모르고, 화장실 가는 시간도 아끼며 일했어.
힘들기만 했냐고? 응... 아니!
아침에 쭉쭉 스트레칭을 했어. 그리고 있는 힘껏 허들을 뛰어넘으면 몸은 지쳐도 마음은 가뿐해지더라고. 쌓인 일을 순발력 있게 쳐내는 방법을 배웠어. '이렇게 해낼 수도 있구나' 스스로 대견했어.
그리고 처음 시도하는 일을 할 때는 확실히 성장하는 느낌이 들더라. 늘 똑같은 업무만 반복된다면 몰랐을 희열을 느끼며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했어. 계속해서 배울 수 있어서.
밤마다 셀프 칭찬을 하면서 한 주를 보낸 것 같아. 그리고 떠올렸어. 모든 것이 마무리되는 금요일 밤에 책방콘서트에 있는 내 모습을, 그리고 지금처럼 느긋하게 일어나 글 쓰는 여유로운 토요일 아침의 모습을... '아, 참 좋다!' 느끼는 순간이야.
책방 콘서트는 내 마음이 편히 쉴 수 있는 안락의자 같아. 스마트폰 알람을 꺼두고, 눈과 귀로 즐길 수 있는 음악에만 집중하는 시간 속에서 내 영혼을 기다려주는 기분이 들어. 이런 시간을 의식적으로라도 갖기 위해서 난 책방에 가나 봐. 외근을 간 날에도 굳이 선릉으로 돌아와 불타는 금요일 밤을 차분하게 즐기곤 해.
어제는 두 분의 바이올리니스트가 오셨어. 바이올리니스트 윤경희 선생님, 최재원 선생님은 사제지간으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들려주셨어. 눈을 맞추고, 리듬을 타면서 함께 연주하시는 모습이 보기 좋았어. 활을 그으면서 동시에 뜯는 화려한 테크닉과 끝을 모르고 올라가는 고음, 빠른 박자 속에서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서로를 바라보는 따스한 눈빛이 느껴지는 듯했어. 스승과 제자로 만났지만 이제는 동료로서 서로 의지하며 함께 연주하는 모습이었어.
윤경희 선생님께서는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라는 책을 추천해주셨어. 각자의 인생에서 순례길을 걷는 우리가 그 길의 끝에서 보물을 찾는 것도 중요하지만, 순간순간의 과정을 즐기며 행복을 느끼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씀하셨어. 어렸을 때부터 바이올린을 연주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커서 한 음도 틀리지 않는 완벽한 연주를 하고 싶은 마음이 크셨대. 그런데 이제는 틀리더라도, 설사 내가 할 수 있는 게 여기 까지라는 한계를 느끼는 때가 있더라도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그 시간 속에서 온전히 행복을 느끼신다고 해. 훨씬 자유로워지고, 행복하다는 말씀 속에 관객으로서도 편안함을 느꼈던 것 같아. 한 음도 틀리지 않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음악을 즐기며, 관객과 소통하는 게 아닐까? 연주자가 미소 지으며 자연스럽게 연주하는 모습이 나도 더 좋은 것 같아.
이렇게 책과 음악, 그리고 음악가의 삶을 통해 내 인생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책방 콘서트를 좋아해. 덤으로 책방 마님 최인아 대표님, 그리고 나처럼 책방 콘서트를 정기적으로 오시는 팬 분들과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묻는 사이가 된 것도 정말 큰 기쁨이야.
내 인생의 행복 한 스푼. 마법의 약 같은 시간을 통해 행복한 마음으로 주말을 맞이할 수 있어 참 기쁘다. 자 그럼 행복하게 보내자, 오늘 하루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