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인아 책방 북 메이킹 클래스 3기 저자들> 북 토크에 다녀와서
도대체 몇 번이나 알람을 끄고, 다시 잠들기를 반복하다가 일어난 건지. 10분, 15분... 아침에 짧은 시간이나마 미타임(me time)을 갖는다. 그것은 바로 모닝 페이지를 작성하는 시간이다. 졸린 눈을 비비며 첫 문장을 쓴다. 나오는 대로 쓴다. 그렇게 글쓰기를 시작한다. 일단 첫 문장을 쓰면 다음 문장은 따라 나온다. 잘 쓰고 싶어서 첫 문장을 어떻게 시작할지 모르겠다면 이 방법을 추천한다. 일어나자마자 비몽사몽 한 상태로 일단 쓴다. 주저리주저리 혼잣말을 하는 것처럼 자판을 누른다. 첫 문장이 마음에 안 들면 쓰고 나서 수정하면 된다.
<최인아 책방 북 메이킹 클래스 3기>의 그룹 북 토크에 다녀왔다. <노마드 인터뷰>의 저자 서범상 선생님과 함께 글은 물론 디자인과 편집, 인쇄까지 책 만드는 전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프로그램이다. 내 이름으로 책을 낸 4분의 신삥 작가님들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어떤 이야기가 하고 싶었고, 과정 중 어떤 부분이 재미있었으며 또 힘들었는지... 한 걸음 앞서간 선배 작가로서의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글쓰기 책 쓰기 과정에서 미처 생각하지 못하거나, 막혀있는 부분을 발견할 수 있을 거란 기대도 있었다.
‘처음’이란 떨리고, 두렵기도 하지만 설레는 단어이다. 첫 책을 내고 그룹 북 토크에 참여한 4분의 목소리와 표정에서도 많은 감정이 엿보였다. 행복, 아쉬움, 뿌듯함 등... 책 만드는 과정이 힘들었다며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만류하신 작가님도 계셨는데, 경험이 있고 없고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어쨌거나 모든 과정을 해보시고 하시는 말씀이니 그저 부러울 따름이었다. 경험 없는 나에게는 그 힘듦조차 궁금하고, 느껴보고 싶으니까. 제작 과정에서 겪는 여러 상황에 평소 쓰지 않는 근육과 세포들의 존재를 확인할지언정, 가슴이 떨리는 순간도 많을 것 같다.
강연을 마치고 최인아 대표님께서 해주신 말씀도 기억에 남는다. 대나무가 길게 자라도 꺾이지 않는 이유는 마디에 매듭을 짓기 때문이라고 한다. 북 메이킹 클래스에 참여하신 작가님들 모두 가족, 사랑, 일, 진로, 홈스쿨 등 끓어올랐던 이야기를 풀어내려 노력했다. 그리고 이렇게 한번 인생의 매듭을 지었다. 아쉬운 점도 있으시겠지만 후련함을 느끼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책이 가져다주는 생각지 못한 기회와 인연들로 다음 스텝을 생각하고 계시는 것 같았다. 작가들의 첫 책은 대부분 나 자신의 이야기로 구성된다고 한다. 중학생부터 환갑에 이르기까지 연령대도 다양하지만, 그동안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끄집어낸 용기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북 토크를 마치고 서범상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눴다. 최인아 책방에서 진행한 <노마드 인터뷰> 북 토크 때 참석했는데, 친구와 계단에 앉아 강연을 들은 것을 기억하고 계셔서 놀랍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돌이켜보니 강연에서 친구와 앞으로 나가 “What is your wacky moment?”에 대해 발표했었다. 잠시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랐다.
선생님께서 글쓰기 관련 중요한 말씀을 해주셨다.
첫 번째는 '나로부터 시작한다.' 내가 좋아하고, 편한 방식으로 시작하는 것이다. 유튜브 스타가 되고 싶어서 유튜브(how)에 나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what)에 집중한다. 그리고 녹음하는 것을 좋아한다면 녹음으로 현장을 생생히 담아 팟캐스트, 영상 제작 등 필요한 곳에 활용하면 된다. 무엇을 말하고 깊은지 콘셉트를 잡는 것이 먼저다! 그것이 내용과 디자인, 제목으로 이어진다.
두 번째는 '일정하게, 꾸준히 하는 것'이다. 서범상 선생님께서는 퇴사 후 매일 10시부터 19시까지 책상에 앉아 있는다는 것을 원칙으로 하셨다고 한다. 일이 있거나 없거나 같은 시간, 같은 자리를 지키는 것이 스스로와의 약속이었고, 지금까지 지켜오셨다고 한다. 유명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도 매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일정 분량의 글을 꾸준히 쓴다고 한다. 글이 써지지 않을 때도, 미친 듯이 터져 나올 때도 같은 분량의 글을 쓴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꾸준히 해나가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느꼈다. 글쓰기에 엄청난 재능을 소유한 천재가 아닌 이상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실천항목이 아닐까?
글쓰기는 스스로를 마주하는 소중한 기회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라는 말처럼 글쓰기를 통해 잠시나마 나와 내 삶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인 것이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삶을 살지 않고, 나만의 고유한 색깔을 잃지 않으려면 스스로를 들여다보는 시간이 꼭 필요하다고 느낀다. 또한 글을 쓰면서 생각을 정리하다 보면 뒤돌아서면 날아가는 기억이 아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꺼내볼 수 있는 추억을 남길 수 있어서 좋다.
책 읽는 사람은 점점 줄어도, 자신의 이름을 가진 책을 내고 싶어 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왜일까? 자기표현의 시대를 살고 있고, 그만큼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전처럼 공모에 당선되어 작가로 등단해야만 글을 쓸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브런치, 인스타그램, 팟캐스트, 유튜브 등 통로는 다양해졌다. 다만, 나 자신에 대해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며 나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아는 것이 첫 단계인 것 같다. 그 후에 가장 좋아하는 방법으로 흥미롭게 접근해나가야겠다. 다양한 연령대와 관점을 가진 ‘신삥’ 작가님들의 북 토크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되짚어보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