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왔다, 코타키나발루!

우리 가족은 코타키나발루 여행 중(6.29~7.3)

by 이수댁

코타키나발루에서 맞이한 아침 풍경

#가족여행 #아버지 #환갑여행

Good morning from Kota Kinabalu!


아침에 일어나니 창 밖으로 푸른 바다와 초록색 야자수가 보인다. 파도와 새소리가 가득 울려 퍼지는 이곳은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넥서스 리조트이다. 아버지 환갑을 맞아 가족여행을 왔다. 결혼 전 오롯이 다섯 식구만 떠나는 마지막 여행이자 온 가족이 함께하는 첫 해외여행이기도 하다.

넥서스 리조트는 코타키나발루 공항에서 차로 4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있다. 리조트 주변에는 5층 정도 높이의 키가 큰 야자수가 심어져 있고, 그 사이로 청설모가 뛰어다닌다. 벽 위로 도마뱀이 스르륵 움직이는 모습도 종종 눈에 띈다. 원시림의 모습을 지닌 이 곳은 자연 속에서 편히 쉬고 싶은 가족단위 여행객이 오기에 적합해 보인다. 덥고 습하지만 그러려니 하며 자연을 즐겨본다.

여행을 통해 가족들과 함께 다니면서 투닥투닥할지언정 대화를 많이 나누고, 추억을 만들고 싶다. 여행 왔을 때는 생각과는 달리 잘 안 풀리거나, 서로 조금 감정이 상하는 일이 있다고 해도 여유를 갖고 받아들이는 게 좋은 것 같다.

*** 넥서스 리조트 이용 팁

하나. 말레이시아는 삼구 콘센트 사용합니다. 어뎁터가 없거나 부족하다면 로비에서 각 방마다 하나씩 대여 가능합니다

둘. 로비와 각 방에서 와이파이 사용 가능합니다. 로비에서는 비밀번호 없이 연결 가능하고, 방에서는 아이디 ‘guest’ 입력 후 비밀번호 없이 연결 가능해요. 이 또한 로비에서 확인 가능해요.

셋. 도마뱀이나 모기가 들어오지 않도록 창문과 방문은 꼭 닫으세요. 야생 원숭이와 개가 들어올 수도 있다고 하는데 아직 마주치지는 못했어요.



바다에서 물고기처럼 놀기

#호핑투어 #바다 #물고기 #제트스키

바닷 속에서 물고기처럼 유유히 놀기


아침을 먹고 마무틱 섬으로 호핑투어를 갔다. 에메랄드빛 바다이긴 했으나, 바닷속 깊은 곳이 다 보일 정도로 맑지 않았다. 그래도 물속에서 놀다 보면 주변에서 물고기들이 같이 놀고 있었다. 회사 로비 수족관에서 물고기를 바라보기만 하다가 같이 노니까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물고기도 사람이 익숙한지 전혀 의식하지 않고 유유히 헤엄쳐 돌아다녔다.

부모님께서도 물에서 노는 걸 좋아하셨다. 부모님 가게 이사, 내 집 이사, 동생 이사 등 6월만 3번 이사를 치르고 바뀐 환경에 적응하느라 가족들 모두 바쁘게 지냈다. 큰 일들이 많다 보니 이번 여행을 취소할까 고민했는데, 입술이 부르틀 정도로 앞만 보고 달리지 말고 조금 쉬어가자고 마음을 정했다. 여행에 대한 설렘도, 준비도 없이 몸만 간다는 생각으로 이 곳까지 온 것 같다. 그래도 5시간여 바다를 건너와 자연 속에서 쉬니 망중한이 따로 없었다. 꽉 짜인 여행 일정이 아닌 여유 있게 쉬는 시간이 많은 여행을 택하길 참 잘한 것 같다.


처음 시도해 본 제트스키... 끝나고나니 팔이 후덜덜~


배를 타고 바다로 들어가서 수상 액티비티를 즐겼다. 부모님은 패러 세일링, 삼 남매는 제트스키를 선택했다. 모두 처음 해보는 것이었다. 파도가 치는 바다에서 제트스키 운전을 하려니 어려웠다. 처음에는 운전 경험이 더 많은 언니가 운전대를 잡았는데 영 불안했다. 언니 등을 잡은 나도, 내 구명조끼를 잡은 가이드도 모두 손에 힘을 꼭 쥐고 있었다. 방향을 틀 때 균형을 잃으면 바닷물에 빠질 것 같으니 겁을 먹은 것 같았다. 일부러 안 무섭다고, 천천히 하라고 외쳤다.

그러다가 가이드가 운전자를 바꾸자고 해서 내가 앞에 타게 되었다. 너무 힘을 줘서 속도를 높여도, 그렇다고 멈춰서도 안 되고 요령껏 운전해야 했다. 방향을 바꾸려다 한쪽으로 쏠릴 땐 심장이 쫄깃해졌다. 언니가 뒤에서 운전대를 같이 잡아줘서 한쪽 방향으로 급격히 핸들이 꺾이는 일은 덜해졌다. 그 와중에 막내는 혼자서 어찌나 잘 달리던지! 동생이 좀 다르게 보이는 순간이었다.

파도를 가르는 짜릿함을 느끼다가 움찔하기도 하며 팔에 힘이 많이 들어간 것 같다. 그래도 새로운 경험을 한 것이 기뻤다. 지금 우리에게 몰아치는 일이 파도라고 할 때 멈춰 서면 겁을 먹고, 오히려 균형을 잃기 쉽다. 먼 곳을 바라보며, 파도를 타는 순간을 즐겨야 한다. 제트스키가 무섭기도 했지만 멋진 생각을 몸으로 알려주었다.



세계 3대 석양을 기다리며...

#코타키나발루 #석양 #흐린 하늘

숙소 앞 바다에서 석양을 기다리며...


코타키나발루 석양은 세계 3대 석양이라고 한다. 이곳에 있는 동안은 매일, 꼭, 석양을 보기로 마음먹었다. 하루 중에 석양을 보는 시간을 기다린다는 것만으로도 어쩐지 좀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리조트 앞바다에서 해가 지기를 기다리며 사진을 잔뜩 찍었다. 놀랍게도 부모님께서 사진에 대한 의욕이 철철 넘치셨다. 마음에 드는 곳이 나타나면 이렇게 찍자며 구체적인 자세를 취하시기도 하셨다. ‘축 환갑 아빠 인생은 60세부터’, ‘우리 가족은 코타키나발루 여행 중’이라는 문구를 담은 토퍼도 엄마 아이디어였다. 그렇게 토퍼를 활용하기도 하고 점프하거나 뒷모습을 찍는 등 우리의 사진을 많이 남겼다.


남는 건 사진 뿐! 멋진 사진 많이 찍어드릴게요~


여행은 날씨운이 참 중요한 것 같다. 우기인데 아직 비를 마주치지 않는 걸 보면 운이 참 좋은 것 같다. 흐린 날씨는 너무 뜨겁지 않고 여행하기 적당했다. 하지만 딱 한 가지, 석양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석양은 구름에 가려져 제대로 보지 못했지만 바다에서 맥주를 나눠마시며 호젓한 시간을 보냈다. 일상을 잠시 잊고 지금 이 순간 가족들과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고, 행복한 저녁이었다.


‘우리들의 지금 이 순간을 위하여!’


내일도 해는 뜨고, 또 지니까... 멋진 석양을 꼭 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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