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러포즈로 마일리지 적립!

by 이수댁

2019년 8월 15일
오빠한테 프러포즈한 날♡



늘 받은 게 많아서 언젠가 한번 제대로 갚아야지 하고 벼르고 있었다. 어떻게 보답할까 하다가 첼로 연주를 준비하기로 했다. 4월부터 8월까지 약 4개월 동안 연습했다. 결혼 준비를 하느라 정신없는 와중에 첼로 소리는 오히려 잔잔한 위로가 되어주었다.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콘서트지만 긴장해서 연습하다 보니 실력도 부쩍 자란 것 같다.

공간을 대여한 곳이 마침 작년에 음악 봉사활동을 했던 복지관 옆이었다. 이번에 다시 한번 연주 봉사를 하는데 와서 응원해달라고 거짓말을 했다.

후텁지근한 날씨에 비까지 내려 무거운 첼로를 들고 이동하기가 만만치 않았다. 오빠가 도착하기 전까지 준비를 서둘렀다. 풍선, LED초, 가렌더로 소박하게 공간을 꾸몄다. 시간을 다투면서도 핑클 노래를 따라 하고, 춤까지 추면서 신나게 준비했다. 어렵게 엠프 연결까지 마치고 진짜 중요한 곡 연습을 하는 와중에 도착했다는 전화가 왔다.

"헉!! 나갈게. 잠시만~~"

오빠에게 안에 사람들이 있으니 조용히 들어오라고 했다. "짜자쟌~ 서프라이즈!"
의자에 앉으라고 하고, 조용히 편지를 읽어줬다. 처음 만날 때부터 결혼 준비까지 따뜻하게 배려해줘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조금 눈물을 글썽인 것 같은데...^^

그러고 나서 슈베르트의 '세레나데'와 폴킴의 '너를 만나'를 연주했다. 사실 '너를 만나'를 준비하다가 한 곡은 너무 짧은 것 같아 슈베르트 곡을 추가했다. 처음 연주한 슈베르트 곡은 떨려서 이상한 음을 내다가 결국 웃음이 터졌다. 다행히도 반복되는 구절이라 다시 한번 기회가 있다며 끝까지 이어나갔다.

오빠의 프러포즈 영상은 스마트폰 해킹으로 지워져 사진만 남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준비과정부터 영상으로 담았는데 재미있는 추억거리가 되었다. 다투고, 서운한 일이 있을 때도 꺼내볼 수 있는 좋은 추억이 많았으면 좋겠다. 평소에 감동을 선물하며 마일리지를 잘 쌓아두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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