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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지망생의 꿈꾸는 만년필
희망찬 날갯짓 같았던 콘서트
티엘아이 체임버 뮤직 페스티벌('19.9.22)
by
이수댁
Sep 23. 2019
Premier pas. 첫걸음.
***
저신장 장애가 있는 피아니스트의 등장.
콩쿠르가 아닌, 그녀의 인생 첫 연주회라고 했다.
얼마나 가슴 뛰고 설렜을까?
누군가에게 평생 기억에 남을 순간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어 가슴이 벅찼다.
다리가 불편하고, 손이 크지 않아
피아노를 치기에 불리한 조건이다.
특수 페달을 밟으며
한음 한음 온몸으로 치는 모습은
마치 희망찬 날갯짓처럼 느껴졌다.
똘망똘망한 눈,
밝은 목소리,
깜찍한 무대 매너,
눈빛과 몸짓에서 느껴지는 떨림,
그 뒤에 보이지 않는 땀과 눈물까지.
입장부터 마지막 음을 내는 순간까지
감동이 파도처럼 밀려들었다.
이번 콘서트는 연주자와 곡이 비공개였다.
전혀 예상치 못한 무대인 만큼
감동은 배가 되었다.
장애가 있는 연주자에게
기회가 더욱 많아지길 바라며
크게 크게 박수 치고 환호했다.
***
이번 콘서트의 진행 방식은 신선했다.
모든 연주자의 등장에 앞서
영상으로 어린 시절 사진과 함께
성장 배경과 꿈을 연주자의 목소리로 소개했다.
덕분에 각 연주자에게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피아노, 플루트, 바이올린 등 각 악기별로
꿈나무 연주자에서 성인 연주자로
바통을 이어받기도 하고,
함께 연주하기도 했다.
꿈나무 연주자에게는
앞으로 더욱 큰 꿈을 꿀 수 있는
값진 경험이 될 것 같다.
오프닝 무대는
책방 콘서트에서 만난 김세현 군이 열어주었다.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 '비창'을
감미롭게 연주했다.
많이 떨렸는지
손수건으로 손을 닦고 시작했다.
정장 차림에 구두를 신고
조금은 수줍어하는 모습,
그러나 연주할 때는
부드럽고, 섬세하게 표현하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어린 나이에도 저렇게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구나
놀라웠다.
어리지만 늠름하게 연주하는 모습을 보며
송영민 피아니스트님도 저랬을 거야, 생각했다.
때마침 세현이를 이어 성인 연주자로
송영민 피아니스트님이 등장하셔서
반가운 마음이 들었다.
200% 열정과 노력을 쏟아내어
클래식 음악과 더욱 가까워지게 해 주셔서
감사한 분이다.
송영민 피아니스트님과 함께~
세현이의 매력은
연주 후 사진을 찍을 때도 이어졌다.
연주 때보다 더 긴장한 듯
얼어있는 표정이 너무 귀엽다.
"웃을 거야? 웃어줄 거지?" 하면
살짝 미소 지어준다.^^
나만 웃고, 세현이는 무표정이라
더욱 재밌는 사진들이 잔뜩 나왔다.
세현이가 웃었다.^^
***
태풍 소식에 비도 오는데
굳이 연주회장을 찾은 이유는 뭘까?
영상이나 음원으로 들을 때 미처 느끼지 못하는
연주자의 에너지가 전해지고,
움직임을 보면 곡이 새롭게 다가온다.
그렇게 내게 다가온 곡은
머리와 가슴, 입가에서 한동안 맴돈다.
또한, 완벽한 무대라는 결과만을
기대하지 않는다.
연주자가 성장하는 모습을 응원하며
그 과정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연주회는
내게도 특별한 의미로 남는다.
오랜만에 좋은 공연을 보며
음악이 가진 힘을 다시 한번 느꼈다.
감사하고, 행복한 밤이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하늘도 너무 멋지고!
keyword
클래식
콘서트
음악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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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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