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AM, 너무 일찍 눈이 떠졌다.
더 이상 잠이 안 올 것 같아서 따뜻한 차를 한잔 탔다. 듣고 싶은 노래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읽고 싶은 책도 침대로 끌고 들어왔다.
추석 연휴에 엄마와 동네 한 바퀴를 돌며 이야기를 나눴다.
매일 같이 전화로 소통하면서 떨어져 지내는지 모르다가 요즘 좀 소원해져서 서운하셨다는 말.
바빠서 그러겠거니 이해하면서도 딸 시집보내는 마음에 더 서운하셨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러면서도 일 년에 한두 번 연락이 닿고, 얼굴을 보더라도 그저 반갑고,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말. 학창 시절 친구들은 그게 참 신기하다고... 엄마도 그렇구나. 나도 그래요.
인생의 한 페이지를 나눴다는 이유로 관계가 유지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다시 돌아갈 수 없는 시절을 공유했고,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시간이 갈수록 귀해지는 건 사실이다.
어린 시절 앨범을 보니 이 때는 어째 이랬나, 사람 되었구나 싶다. 그러면서도 재밌어서 자꾸 열어보며 킥킥거리게 된다. 힘들었던 기억도 시간이 지나면 더 많이 회자되는 진한 추억이 되는 것은 참 아이러니하다.
가끔 앨범을 꺼내어보듯 추억 속 인물들에게 안부를 전하고 싶다. 그동안 건너온 시간을 나누며 앞으로도 잘 지내고, 또 보자고 힘을 가득 실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