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하루 전, 막바지 점검을 마치고 서대전역에서 시부모님과 오빠를 기다렸다. 노래와 감사편지를 마지막으로 맞춰보기로 했는데 신기하게도 편지 내용이 노래 반주에 딱 맞게 끝났다.
역시! 우리는 하이파이브를 하며 연습을 짧고 굵게 끝냈다.
집에 돌아오는 길, 엄마 가게에 들렀는데 손님들과 함께 계셨다. 결혼식에 직접 못 오시는 분들께서 미리 인사 오셨나 보다. 밖에서 가게를 바라보니까 살짝 눈물이 차올랐다. 내가 일곱 살 때 대전에 내려온 후 부모님께서는 맞벌이를 시작하셨다. 그때부터 시작한 미니 백화점은 엄마의 일터이자, 동네 사랑방이기도 하다. 학교 끝나면 엄마 가게에 들렀다가 집에 가곤 했다. 가게 밖에서 엄마가 계신지 안 계신지 얼굴을 확인하고 들어갔다. 익숙한 풍경인데, 유독 애틋하게 느껴졌다. 부모님께서 애쓰셔서 나를 길러주셨다는 생각에 살짝 눈물이 나려다가 참고, 가게 안으로 들어갔다.
결혼 하루 전날 밤에도 엄마와 나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신기해했다. 노래 연습을 하다가, 내친김에 춤까지 곁들였다. 내일 뭔가 중요한 이벤트가 있긴 한데 소풍 가는 기분이랄까? 그렇게 마스크팩을 하고, 평소처럼 12시가 다돼서 잠들었다.
그리고 다음 날, 5시로 알람을 맞췄는데 알람 소리에 앞서 쿵딱쿵딱 아빠의 드럼 연습 소리가 들렸다. 담요 위를 두들기는 작은 소리가 크게 들리는 걸 보니 신경이 깨어있었나 보다. 씻은 후 스킨, 로션만 바르면 돼서 준비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아침밥도 든든히 먹고, 피부에 수분 공급을 하기 위해 마스크팩을 한번 더 했다.
메이크업 받으러 가기 전, 마스크팩을 한 채로 부모님께 큰절을 올렸다. - "지금까지 잘 길러주셔서 감사합니다." - "그래, 시집가서 행복하게 살거라." 엄마께서 나를 안아주시다가 갑자기 눈물을 주르륵 흘리셨다. 나도 마스크팩 속에서 눈물이 흘렀다. - "뭐야, 갑자기~ 이따 울면 안 돼요~~" 여태껏 한 번도 섭섭한 티 안 내시더니 참고 계셨구나,라고 느꼈다. '그래도 울면 안 돼요. 나 한번 눈물보 터지면 계속 울어.' 시집가면서 어찌 섭섭한 마음이 없을까. 그래도 믿음직한 남편, 든든한 사위가 생기니까 더 좋은 거라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