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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Apr 29. 2017

마음이 쉬는 섬, 지심도에서의 일박이일!

부모님 결혼기념일 30주년 기념 여행

부모님 결혼기념일 30주년을 맞이하여 지심도 여행을 함께 떠났습니다.


처음에는 문경새재에 호텔을 예약했는데, 전날 밤 11시가 넘은 시간에 전화가 왔어요. 지심도로 가고싶으시다고!!


예전부터 가고 싶어하신 곳이라는걸 알기에 문경새재 호텔을 취소하고, 지심도 민박을 찾다가 잠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민박과 유람선을 알아보고 운 좋게 예약 완료!


시험을 앞둔 언니와 동생을 뒤로하고 저 혼자 따라나섰습니다.

짐꾼? 안기사? 쫄랑이? 방해꾼?

아니~아니예요~! 사진사로 함께했답니다.^^

지심도는 경남 거제에 위치한 10만평 규모의 작은섬입니다. 남해안 섬들 중 동백나무가 많기로 둘째 가라면 서러운 섬이어서 '동백섬'으로도 불린다고 해요.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마음 심(心)자를 닮았다고 해서 지심도(只心岛)라 불리게 되었답니다.

937년 중일전쟁 이후 일본 해군 기지로 바뀌면서 병원배급소, 포대 방공호 등 다양한 시설이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섬에는 포대와 방공호, 대포를 보관하던 곳, 방향 지시석(대포를 쏘기 위한 장치) 등이 남아있어요. 섬 안에 자리한 13가구도 일식집 외양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방부의 국방•군사시설로 관리되다가 지역 주민들의 노력으로 온전히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 지심도반환기념비도 세워졌습니다.

지심도에 도착하니 민박집 차가 우리를 반겨줍니다. 사장님께서 짐을 싣기 위해 빨간차가 대기할거라고 하셨는데, 이렇게 깜찍한 차일거라곤 상상도 못했어요~

음식을 구하기 힘든 섬에서의 1박 2일이기에 배타고 들어오기 전에 뜬 회와 챙겨온 반찬과 과자를 차에 실었습니다.

차에 올라타니 시집갈 때 가마를 타는 것과 같다고 부모님께서도 좋아라 하셨어요. 그렇지만 사장님께서는 레이디 퍼스트 정신으로 아빠 대신 저와 엄마를 태우고 출발했습니다~!^^ 홍홍홍

붕붕붕~~~ 작은 섬의 좁은 오르막길을 가로지르는 사장님은 그야말로 베스트 드라이버였습니다!!

덜덜덜~~~ 떨리는 차바닥에 발이 간질간질해져서 크크큭 웃으며 기분 좋게 지심도와의 첫만남을 가졌네요~!!

드디어 숙소 도착~! 민박 뿐만 아니라 관광객들에게 찻집이 되어주기도 하는 '전망 좋은 집'입니다.

저푸른 초원 위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사랑하는 가족들과 머물고 싶은 소박한 민박집입니다.

원룸 크기여서 우리가 섬에 온건지, 저의 자취방으로 부모님을 초대한건지 헷갈리더라구요~;;ㅎㅎ

안락한 호텔도 좋지만 요리도 할 수 있고, 하룻밤 발뻗고 잘 수 있는 아늑한 공간에 가족 모두 만족했습니다~!

해가 지기 전에 지심도 구경을 해보았습니다.

함께 가보실래요?^^

해안선전망대 방향으로 산책 갈거예요!

자연 그대로의 원시림이 보존되어 있는 곳으로 '전국에서 걷고싶은 길, 17선'에 선정됐다고 합니다.

자연 안으로 들어오니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아빠랑 손잡고 룰루랄라~~

맞아요! 저기예요~! 걷다보니  '러브러브 하트샷'이 보입니다. 사랑이 이뤄지는 섬을 주제로 만든 조각품이라고해요~

시간을 거슬러 마치 신혼여행 온 것처럼 기념사진을 찍어봅니다~!

러브러브 하트 포즈~!

해질 무렵이 되니 더 예쁘죠?^^

이곳에서 두 분이 함께 노래 부르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드렸어요. 행복해하시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흐뭇했습니다.


포토 스팟이기에 북적북적 사람이 많기 마련인데 오후 4시 이후에 산책하니 한적해서 좋네요!

지심도에 오실거라면 1박 하시면서 다양한 시간대의 섬을 즐겨보시길 추천합니다!

러브러브 하트샷 뒤편으로 바라보이는 풍경이예요~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이 섬에 까마귀와 까치가 참 많아요! 유유상종이라고 까마귀는 까마귀대로, 까치는 까치대로 따로 놉니다~

그러다 서로 다가가보기도 하네요!

까마귀야, 까치야!! 서로 좀 친해져봐~! ㅎㅎ

토끼풀이 보이자 본격적으로 네잎클로버 찾기에 나선 이여사님. ㅎㅎ 어느덧 지심도의 매력에 푹 빠져있는 모습입니다.

저 역시 섬처녀 포스 뿜뿜 내뿜고있네요! ㅎㅎ

초보 사진사는 삼각대로 사진 찍어보기 시도중입니다. 타이머 맞춰놓고 달려가 앉아 포즈 잡기~!!

반짝반짝 빛나는 남해,

해안선을 따라 쭉쭉 걸어볼까요?

중간중간 예쁜 표지판이 길을 안내합니다.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다가, 걷다가, 멋진 풍경이 나오면 사진을 찍으며 쉬엄쉬엄 산책을 즐겼습니다.

즐겁게 해안선을 따라 걷고 걷다 보면 섬의 끝에 다다릅니다.

'그대 발길 돌리는 곳'

낭만적이고 운치있게 들립니다.

해안선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식절벽!

푸르른 바다를 보니 가슴이 시원하게 뻥! 뚫리는 기분이예요!

두시간이면 섬 전체를 산책하기에 충분한 것 같아요~! 가로등이 없기에 해가 지기 전에 서둘러 민박집으로 돌아왔습니다.


해질녘 파스텔톤 하늘과 고요한 바다 풍경이 마음을 차분하게 하네요~

방으로 들어와 차린 저녁 밥상.

싱싱한 회에 매운탕까지 아주 알뜰하고, 맛있게 먹었습니다.


세 가족 단란하게 앉아 오순도순 이야기하며 밤을 보냈습니다. 쉬는 날에도 부지런을 떨며 분주하게 보내곤 하는데 이곳에 오니 마음을 내려놓고 쉴 수 있어 참 좋네요. 마음이 쉬는 섬, 지심도입니다.

다음날 아침, 동백꽃 뿐만 아니라 이름 모를 야생화들이 우리 가족을 반갑게 맞아줍니다.

아침을 먹고 어제 못가본 포진지 방향으로 산책을 나섰습니다.

4월 말이라 거의 다 떨어진 동백꽃 구경도 하고,

대나무 숲을 가로질러 걸어갔습니다.

전투 부대가 공격과 방어를 위해 설비를 마련해두는 포진지.

한반도와 일본 대마도 사이의 대한해협을 지나는 길목으로 일제강점기에 군사시설로 사용된 흔적이 곳곳에 보입니다.

역사의 아픔을 딛고 거제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지심도.

지심도를 되찾기 위한 시민들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섬의 고요한 아름다움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참 다행입니다.

가파른 절벽이 다다랐습니다. 안전망이 없어서 넘어지면 소리소문 없이 바다 속으로 빠질 것 같다는 생각에 후덜덜 떨었습니다.

엄마 닮아서 겁이 많은데, 아빠는 혼자 절벽 끝까지 다녀오시네요.

넘어지더라도 나무가 받쳐주니 괜찮다고 하시는데 떨어질까 무서워 누가 보면 우스꽝스럽고, 엉거주춤한 포즈로 사진을 찍어드렸어요~


"거기 서 계시지 말고 빨리 올라오셔요!!"

후다닥~ (도망) ㅋㅋ

다시 숲길을 걸어 민박집으로 방향으로 향합니다.

진흙 속에 감춰진 진주처럼, 원석 그대로 보존된 청정한 섬이 무척이나 마음에 듭니다.

부모님 덕분에 덩달아 힐링여행 제대로 하고 갑니다!

이제는 우리가 돌아가야 할 시간~


주말이라 관광객들이 아침부터 찾아오니 북적북적해지기 전에 배를 타고 나갈게요~

다음에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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