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흐르는 뉴욕에서의 하루!

문허니와의 허니문 뉴욕 편 4

by 이수댁

6:30 am

알람 소리에 맞춰 눈을 떴다.
어스름한 새벽에 바라보는 40층 시티뷰는 야경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잠들지 않는 도시는 밤새도록 환했건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태양이 떠오른다.


7:30 am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Hill Climb 코스로 서서히 몸을 움직여 30분 동안 3km 걸었다. 운동을 마치니 등줄기에 땀이 주르륵 흐른다. 개운하다.

맞은편에는 뉴욕 사무실이 훤히 들여다보인다. 커튼이나 블라인드가 없어 뉴욕 특유의 시티뷰가 만들어진다.

꽤 이른 시간부터 출근해서 하루를 시작하는구나! 그들의 일상과 나의 여행, 서로가 서로에게 풍경이 되는 아침이었다.


10:00 am
MOMA 재개관하는 날, 오픈 시간인 10시부터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렸다. 수많은 인파로 MOMA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현대카드를 소지하고 있어 줄을 오래 서지 않고, 무료로 티켓 2장을 구할 수 있었다. 어찌나 신나던지! 큰 미술관인만큼 가장 보고 싶었던 5층부터 관람했다.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는 밤하늘을 올려다보고 그렸다기보다 고흐가 자신의 상상 속 혼란을 밤하늘에 투사하여 그린 그림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사랑하는 명화로 혼자서 감상하기는 힘들다. 나 또한 이 미술관에서 가장 먼저 찾은 그림이기도 하다.

고흐가 청색 유화를 어떻게 표현했는지 왼쪽과 오른쪽에서, 아래에서 유심히 살펴보는데 가슴이 뭉클했다. 슬프기도 하면서 갑자기 눈물이 났다. 오잉? 그림을 보고 느닷없이 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에를 눈 앞에서 직접 보고 있는 순간이 감격스럽기도 하고, 이 그림을 그리는 고흐의 마음은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하면서 울컥했던 것 같다.

고흐는 지독히 고독한 사람이었던 것 같다. 아, 정말 이런 순간이 있구나. 그림을 보고 눈물이 난 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바로 그림을 떠나지 못하고 이 글을 남긴다.


15:00 pm
맨해튼의 한식당 '뉴욕 김치'를 방문했다. 남편이 칸쿤에서 해산물 음식을 먹은 후 배탈이 나서 제대로 못 먹고 있었다. 심한 통증으로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지만, 피자나 버거는 무리가 될 터였다. 조금이나마 속 편한 음식 먹으라고 한식당으로 왔는데 행복해해서 기분이 좋았다.

김치, 깍두기, 콩나물, 우엉, 어묵, 김 등 반찬이 많이 나왔다. 된장찌개를 포함한 불고기 점심 세트와 돌솥비빔밥을 주문했다. 야채와 닭고기가 올라간 밥 위에 고추장을 넣고 비볐다. 빨갛게 비벼진 밥 위에 된장찌개도 몇 스푼 넣어 간을 더했다.

뉴욕은 물가가 비싸지만 음식 양은 무척 많다. 비빔밥에 공깃밥 한 공기 반 정도의 양이 들어가고, 그 위에 야채와 닭고기까지 올려져 있어 결국 반 이상 남았다. 저녁도 한식으로 먹는 게 나을 것 같아 알뜰하게 포장하니 아깝지 않았다.


16:00 pm
뉴욕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중 하나인 뉴욕 공립도서관을 찾았다.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는 지식의 창고인 도서관은 정말 고마운 존재이다. 누군가의 인생이 도서관에서 만난 책들로 바뀔 수 있으니 말이다.

뉴욕 공립도서관은 스티븐 슈와즈만 건물이라고 알려졌으며, 88개의 지역 분점이 연결되어있다. 보자르 양식 건축물로 흰 대리석이 표면을 덮고 있으며, 관광객들에게도 열려있는 3층 공간의 아치형 천장과 벽면에는 에드워드 래닝이 그린 기록된 언어의 역사에 관한 벽화가 그려져 있다. 또한, 우아한 샹들리에로 고풍스러운 분위기가 풍긴다.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웅장하고도 아름다운 도서관에는 책 읽고, 공부하는 사람들 못지않게 방문객도 많았다.

도서관 상점에는 책뿐만 아니라 에코백, 다이어리, 열쇠고리, 책갈피 등 뉴욕 여행을 기념할 수 있는 굿즈가 많았다. 책을 좋아하는 지인에게 선물하기에 정말 좋을 것 같다.


17:00 pm
도서관 구경 후 브라이언트 공원 근처 블루보틀에 방문했다. 이미 한국에 블루보틀이 들어왔지만 아직 가보지 못했다. 라떼가 꼬숩다고 해서 주문했는데, 한창 목이 말랐던지라 그저 시원하고 맛있었다.

브라이언트 공원은 겨울 대비 스케이트장 개관 준비가 한창이었다. 테이블에는 많은 사람들이 체스를 두고 있었다. 우리는 회전목마 앞에서 신나서 소리치는 아이들을 바라보며 블루보틀 커피를 마셨다. 벤치에 앉아 높이 자란 나무들을 바라보며 평온하고, 행복한 오후를 보냈다.


19:00 pm
힐튼 호텔 앞에 할랄 가이즈 푸드트럭이 여러 대 있다. 근처에 가면 치킨과 고기를 볶는 맛있는 냄새가 진동한다. 냄새의 유혹을 참지 못하고 트럭 앞으로 스탭이 가장 추천하는 '콤보'를 주문했다. 난과 함께 닭고기, 소고기, 치즈가 아주 푸짐하게 들어있다. 화이트소스와 핫소스도 여유 있게 담아주는데 핫도그처럼 소스를 뿌려먹으면 된다.

맛있다는 소문이 자자했는데, 배가 별로 안 고픈 탓인지 많이 먹지는 못했다. 더군다나 난에 작은 날파리가 붙어있는 걸 보고 입맛을 잃었다. 해외여행 중에 배가 아프면 안 되니까 길거리 음식은 조심하는 편이다.

배가 고팠다면 더 맛있었을까? 샐러드를 좋아하는 나에겐 야채가 너무 적은 게 살짝 아쉬웠다.


21:00 pm
새로운 시선으로 뉴욕을 둘러보고자 '더 라이드'를 탔다. 우리 바로 앞 버스에 배우 정해인 씨가 예능 다큐 '걸어보고서'의 뉴욕 여행 촬영을 위해 '더 라이드' 탔나 보다. 버스에서 내려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는데 얼굴이 주먹만 해서 알아보기가 힘들었다.

'더 라이드' 버스 안에는 남녀 두 명의 스탭이 만담 형식으로 뉴욕을 소개한다. 타임스퀘어에서는 새해맞이 카운트다운을 함께하고, 거리에서 색소폰 연주와 노래도 듣고, 콜럼버스 서클에서는 발레리나와 비보이의 춤도 볼 수 있었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편의 뮤직 비디오가 흐르는 것 같았다. 도시 명소를 둘러보면서 뉴욕에 대한 정보도 재밌게 얻을 수 있었다. 도시 전체가 공연장이 된 듯 낭만적이고, 신나는 밤이었다. 뉴욕에서의 마지막 밤에 <New york, New york>을 부르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버스 여행의 시작과 끝의 임팩트가 강해서 여운이 오래 남는 밤이었다.


10:30 pm

꼭 가보고 싶었던 카네기홀! 비록 공연을 보진 못했지만 외관이라도 볼 수 있어 좋았다. 대한민국 팝페라 가수 정세훈 씨의 11월 공연 포스터가 보여서 반갑고, 자랑스러웠다. 브라보!!

카네기홀을 지나 뉴욕 힐튼 미드타운 호텔로 돌아오는 길. 알차게 하루를 꽉 채워 보냈지만 그래도 아쉬운 마음은 어쩔 수 없는 신혼여행의 마지막 밤...


구름 위를 걸어가는 듯, 하늘 위를 나는 듯 그저 행복하고 감사한 시간들로 기억될 우리의 시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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