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나를 잊지 않는 행복

by 이수댁

11월 20일 수요일, 최인아 책방에서 장영은 문학연구자의 <나혜석, 글 쓰는 여자가 이긴다>라는 제목의 강연을 들었다. 오랜만에 방문한 책방은 크리스마스 장식으로 더욱 따뜻하고 아늑한 느낌을 주었다. 소규모 강연이라 눈빛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시간이어서 더욱 좋았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나는 가능하면 매일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글을 쓰는 시간은 아침이다. 출근하는 지하철 안에서나 사무실에 도착 후 15분 정도 나만의 여유시간을 갖는다. 요즘 내가 무슨 생각을 하며, 어떻게 살아가는지 돌아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시간을 통해 나다움을 지켜갈 수 있다. 그리고 글 쓰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꿈을 잃지 않을 수 있다.


소설가이자 서양화가 그리고 독립운동가인 나혜석 선생님과 독립운동가이자 언론인, 시인 겸 수필가, 불교 승려인 김일엽 선생님의 삶과 글쓰기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두 여인의 성격은 다르지만 다재다능하고 시대를 앞서가며 진취적인 삶을 사셨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또한, 글쓰기로 자신의 삶을 기록하면서 지금 우리에게까지 그녀들의 삶과 생각을 전하는 씨앗을 남겼다.


장영은 문학연구자님은 나혜석의 글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글로 1931년에 쓰신 '나를 잊지 않는 행복'을 들려주셨다.


나혜석 1931년 「나를 잊지 않는 행복」


외형의 여하한 행복을 받든 지 또는

외형의 여하한 행복을 잃어버리든지

행복의 샘, 내 마음 하나를 잊지 말자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든지 힘을 가지고 있다.

그 힘을 사람은 어느 시기에 가서 자각한다.

아무라도 한 번이나 두 번은 다 자기 힘을 자각한다.

그것을 받는 사람은 즉 자기를 잊지 않는 행복을 느끼는 자다.

또 사람은 자기 내심에 자기도 모르는 정말 자기가 있는 것이다.

그를 찾아내는 것이 곧 자기를 잊지 않은 것이 된다.


이 글을 읽으면서 과연 내 안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얼마나 실현하고 살고 있는지 돌아보게 되었다.

일 뿐만 아니라 취미로 즐기는 운동, 첼로, 글쓰기 등은 또 다른 나와 조우하고, 표현하는 방법이다.

업무에 둘러싸여 있다 보면 일 외의 다른 것은 덜 중요하게 여기고, 멀어지기 쉽지만 그럴수록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을 더욱 소중히 여기고, 가꿔가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나혜석 선생님과 김일엽 선생님의 글쓰기에 대한 생각도 흥미로웠다.


나는 어떻게 하면 포교에 심폭적으로

나의 만족이 얻어질까 깊이 생각한 끝에

대문호가 되어 많은 작품을 불법화시켜 길이 전해볼 것 - 김일엽-


사람은 개인적으로 사는 동시에

사회적으로 사는 것이 사는 맛이 있으니까.

좋은 창작을 발표하여 사회적으로 한 사람이 된다면

더 기쁜 것이 없는 것이야. - 나혜석 -


나만의 작은 일기장이 아닌 브런치에 글을 쓴다는 점에서 독자를 생각하고, 반응을 살피며 사회적인 글쓰기 활동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때로는 의도치 않게 자랑으로 비치거나 변명으로 비치기도 하며 오해를 살 수도 있겠지만, 때로는 나의 생각을 잘 알아주는 독자의 댓글을 만나기도 한다. 악플에 상처 받기도 하지만, 격려하는 댓글에서 무한한 힘을 얻기도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계속해서 글을 쓴다는 것이다. 악플이 두려워 글쓰기를 멈춘다면 내 안의 큰 잠재력과 가능성을 잠재우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기엔 내 인생과 시간이 너무나도 아까우니까 계속해서 글을 써 갈 것이다.


최근 '앞으로 어떻게 글쓰기를 이어나가면 좋을까?' 고민했는데, 강연을 들으면서 글쓰기의 의미와 동력을 다시 한번 찾아볼 수 있었다. 이 글도 언젠가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간 여성의 생각을 담은 자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브런치뿐만 아니라 유튜브, 팟캐스트, 오디오북, 인스타그램 등 현시대에 콘텐츠를 전달하는 다양한 미디어에 관심을 갖고 공부해야겠다. 콘텐츠 홍수 속에서 좋은 콘텐츠를 식별하고, 연결하며, 전달하는 방법을 배우면 글쓰기를 해나가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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