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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May 12. 2017

밤기차로 12시간을 달려 만난 쿠부치 사막!

한중녹색봉사단 16기 2일차

아침에 일어나면 굿모닝! 어디서나 머리를 대면 푹 잘 수 있는 건 참 축복인 것 같아요. 덜컹거리는 기차 침대가 엄마가 흔들어주는 요람이라 생각하고 비교적 편안하게 잤습니다. 억지로 자려는게 아니라 피곤해도 뜬눈으로 동생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스르륵 잠들었어요~

지구를 살리자!

하나로! 미래로! 푸르게!


밤새 이 구호로 지구를 살리는 일의 중요성을 실감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지구를 살리는 일! 거창하게 생각되어 평소 나와 거리가 먼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확실히 이번 기회를 통해 지구와 환경에 대해 생각해보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들을 찾아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바오터우로 가는 기차 밖 풍경으로 태양광 발전설비가 쫘악 펼쳐졌습니다. 와우~! 대륙의 규모는 역시 달라요! 중간중간 공터가 많던데 태양광 발전설비를 설치하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바오터우는 내몽고의 서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철광과 석탄, 희토류 등 지하자원이 풍부하다고 해요. 포스코차이나도 희토류 개방사업의 안정적 추진을 위해 바오터우시에 있는 희토류 생산, 가공 업체의 지분을 31% 갖고 있다고 하네요!또한 중국에서 세번째로 큰 화력발전소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일인당 소득이 약 $15,000로 랜드로바 등 2억원 상당의 좋은 차들이 많이 보여요!

깔끔하게 정비된 도로
간판에 몽골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쓰고 있다.
황하강 지나갑니다~~
중국식 아침! 맛있게 냠냠!

시내에서 버스를 타고 40여분을 달려 쿠부치 사막에 도착했습니다. 광활한 사막을 걸으며 온 몸으로 사막을 느껴보았어요. 모래 바람이 많이 불어서 선글라스, 마스크, 버프로 철벽 방어를 하고 길을 나섰습니다. 사막 트래킹 시에는 선글라스와 마스크는 꼭꼭 챙겨가는게 좋을 것 같아요.

아무 표시도 없는 사막 안에서 길을 잃지 않고 트래킹을 하는 것 자체가 신기하지 않나요? 작열하는 태양 아래 이글이글 거리는 모래 사막을 생각했는데, 바람이 불어 땀을 식혀주니 시원하게 걸을 수 있었습니다. 옆에 바닷물만 있다면 백사장을 거니는 느낌이었을거예요.

하늘은 구름 한점 없이 맑았습니다. 북경에 비해 공기가 맑은 곳이라 우스갯소리로 깨끗한 황사를 맛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요.

중간중간 사구가 3~4번 정도 나타났는데 푹푹 파여서 두 손을 바닥에 짚고 기어 올라가다보면 위에서 먼저 간 팀원이 잡아주면서 안전하게 사막 트래킹을 마쳤습니다. '사막이란 이런 곳이다! 맛 좀 봐라!'는 것처럼 사막을 제대로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지프차 트렁크에 몸을 싣고 기지로 돌아와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어요.

점심을 먹은 뒤 사장작업 및 사호소멸 작업을 했습니다. 사장작업은 나무를 심기 전 땅을 우물정 모양 또는 정사각형 모양으로 파서 나뭇가지를 심는 작업이었어요. 삽으로 땅을 30cm 깊이로 파고 나뭇가지가 10~15cm 높이로 올라올 수 있도록 박은 뒤 흙을 덮었습니다. 편서풍이 불어올 때 모래가 날리는 것을 방지하고, 나무가 쓰러지지 않도록 수호신 역할을 한다고 해요.

팀원들과 같이 하다보니 생각보다 척척 사장작업이 이루어져서 사호소멸 작업도 함께했습니다. 죽은 나무들이 지하수를 쭉쭉 빨아먹어 땅이 메마르지 않도록 뽑아주는 작업인데요. 척박한 환경에서 뿌리 내린 나무들답게 뿌리가 엄청 단단하고 질겼습니다. 삽으로 파고, 파도 옆 뿌리와 연결되어 있어서 뽑기 힘들었어요. 그만큼 뽑아냈을 때의 쾌감이란!! 오기로 무한 삽질을 하다 뿌리를 뽑아내자 다같이 물개박수를 치며 기뻐했습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짬을 내어 한중우의림을 방문했는데요! 세로 16.8km, 가로 최대 1km 길이로 포퓰러나무와 사류나무를 심어두었습니다. 15년 정도 지나니 나무가 훌쩍 자라있었고, 이렇게 자란 나무들로 사막화 속도를 늦추고 있다고해요. 척박한 환경에서 자란 훌륭한 나무들 입니다. 앞으로 이렇게 나무를 심은 일이 사막화 방지에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연구한 후에 다른 나라에도 매뉴얼을 배포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저녁에는 환영 만찬이 있었습니다. 서로의 문화를 교류할 수 있는 공연이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었는데요! 몽골 문화는 드넓은 초원의 아침을 깨우는 특유의 고요하고도 용맹한 기운이 전달되었습니다. 몽고춤을 보니 싸이가 춘 강남스타일 말춤의 원조를 보는 듯했어요! 동그랗게 회전하는 식탁 위에 한가득 차려진 음식들을 맛보며 행복한 저녁을 보냈습니다.

권병현 대표님 생신 기념 미래숲을 상징하는 케이크!

이곳에서의 이틀은 한달 같이 길게 느껴지네요. 아무래도 기차 안에서 잠들고, 팀원들과 계속 붙어다니면서 시간이 이어지는 듯한 느낌이예요. 그래도 여전히 흥미롭고, 많은 추억이 남을 것 같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내일 다시 돌아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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