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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May 14. 2017

가끔씩 오래 추억하고픈 감사한 날들

한중 녹색봉사단 16기 6일차

텐트치고 침낭에서 잔게 언제적인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오랜만이었습니다. 많이 추울까봐 걱정했는데 실내로 된 사막 기지가 있어 생각보다 춥거나 불편하지 않았어요. 사람들이 오가는 소리에 깰 때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는 잘자고 일어났습니다. 밖에서 텐트 치고 잔 친구들은 추워서 얼어죽을 뻔했다고 하네요.

생수로 양치만 간단히하고 잠들어서 일어나자마자 아침을 먹고 대중 목욕탕에 갔습니다. 따뜻한 물로 샤워하면서 하루치 묵은 먼지를 깨끗이 씻어내니 개운함이 극대화되었어요! 항상 하는 샤워인데도 여기서는 땀을 뻘뻘 흘린 후에도 제대로 씻지 못한채 잠드니까 더~욱 시원하고 기분 좋았습니다. 오히려 주어진 게 많지 않으니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게 되는 나날들이예요.

대중 목욕탕! 너무 씻고 싶어 부끄러움 따윈 없었다.^^

마트에서 한국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위해 기념품을 샀습니다. 20분이라는 짧은 시간을 활용해서 후다닥 골랐어요. 동료들 나눠줄 쿠키와 가족들에게 전해줄 술과 과자를 사니 할일을 한 것 같아 뿌듯하네요. 보고싶네요, 다들~

보글보글보글
베이컨과 고기를 나눠주시던 요리사님! 한국인들을 좋아하셨다.

점심으로 마지막 만찬을 먹었는데요! 뷔페에 와서 훠궈를 먹었어요. 중국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이 훠궈예요. 야채를 많이 넣어서 먹으면 정말 맛있고, 에그타르트도 좋아해요! 그렇지만 뭐니뭐니 해도 봉사활동 하고 먹는 음식은 뭐든 맛있는 것 같아요!

와 하늘 정말 푸르다!
내몽고과기대 학생인 척
몽골 전통악기의 기개
파아란 하늘과 잘 어울린 몽골 전통무용
신문지를 이어서 종이바퀴 굴리기
중국하면 역시 탁구!!

점심을 배불리 먹고 내몽고과기대에 방문했습니다. 악기 연주와 무용 등 많은 준비로 우리를 반겨주는 내몽고과기대 친구들~~ 환영의 의미로 하늘색 스카프도 목에 걸어주었는데 정말 고마운 마음이 들었어요. 공과 신문지를 활용한 레크레이션도 하고, 짝피구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뜨거운 태양 아래 덥기도 했지만 준비해 준 친구들의 마음도 고맙고, 오히려 피크닉 온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이렇게 일주일간의 공식적인 일정을 마치다니 아쉬운 마음만 남았습니다. 시간이 후루룩 라면발처럼 꿀꺼덕 삼켜진 것 같아요. 그렇지만 정말 좋은 경험과 좋은 사람들과의 추억을 가슴 한아름 안고 돌아가게 되어 감사할 뿐입니다.

권혁대 본부장님, 미강이와 함께!

짬을 내어 권혁대 중국본부장님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도 가져보았습니다. 물, 공기, 생물다양성을 위해 사막의 황사를 막자는 취지에서 시작한 미래숲 사업. 사막에 나무를 심을 뿐만 아니라 야생동물 보호를 위한 프로그램도 준비중이시라고 하네요! 두근두근! 자연을 복구할 뿐만 아니라 보호하는 일도 필요한 일인 것 같아요! 짧은 시간 깊이있게 이야기를 나눴는데 앞으로도 계속 연락을 주고받으며 만나뵙고 싶은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렇게 휴가를 활용해 무언가 궁금했던 것들에 대해 알게되고, 멋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 일에 몰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시선을 돌려 딴짓을 하며 놀아보는 것이 생각을 확장시키고, 삶에 대해 정비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 의미에서 이번 볼런투어는 정말 멋진 시간이 되었습니다.

고기야 어딨니? 고기가 보이지 않던 우육면....

저녁으로 새끼손톱 만한 소고기 조각 3개가 들어있는 우육면을 먹었습니다. 그래도 맛있게 먹었어요~

바오터우역 야경을 바라보는데 폭죽이 터졌다! 기분 좋은 밤.
이제는 우리가 밤기차 타러 갈 시간~
칙칙폭폭 북경으로 출발~!

저녁 8시 57분 밤기차를 타고 북경으로 출발했습니다. 간단하게 세수를 하고 이야기 꽃을 피웠습니다. 금방 10시가 되어 불이 꺼지고 어두워졌지만 사진 찍어주던 친구, 미래숲 담당 팀장님, 다른 조 친구들하고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마지막이라는 아쉬움에 피곤해도 새벽 두시가 되도록 조용조용 떠들다가 침대에 누우니 바로 기절했습니다.

이제 진짜 마지막이라니... 그래도 이번 여행을 하면서 정말 좋았던 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친구들과 만나볼 수 있었던 거예요. 따뜻한 언론인이 되고자 열심히 준비하는 친구, 어린 나이에 창업을 한 친구, 대외활동을 하며 만난 사람들을 인터뷰하며 책을 내고자하는 친구 등등 미래에 사회의 여러 분야에서 빛을 발할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고 생각하니 뿌듯합니다.


이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가더라도 자주 연락하고, 가끔씩 오래볼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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