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가 콕콕 콕콕!! 아이고 배야~
임신 12주 차 이야기
임신 중에는 스스로조차 따라가지 못할 만큼 몸에서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신체적인 반응 중 하나는 입덧.
하지만 코로나 19 사태로 임신 확인 직후부터 지금까지(12주 차)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몸과 마음이 상대적으로 편안하기 때문일까?
입덧 증상은 거의 겪지 않고 수월하게 지나갔다. 참 감사한 일이다.
11주 차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출퇴근을 하며 적응 중이다. 출퇴근이 이렇게 신경 쓰이고, 힘든 일인지 처음 느꼈다. 코로나 감염 예방을 위해 대중교통 대신 택시를 이용했는데, 차선을 계속 바꾸며 달리는 택시는 멀미가 심하게 났다. 내리자마자 편의점에 가서 그나마 부드럽게 씹히는 버터 오징어를 사서 마스크 속 입으로 넣고 오물오물 먹었다. 속도, 기분도 한결 나아졌다.
빵이를 세 번째 만나는 날, 우리는 새로운 산부인과에 방문했다. 산후조리원이 연계된 여성전문병원으로 해당 병원에서 분만해야만 산후조리원을 이용할 수 있어서 병원을 변경하기로 했다.
60여년 동안 운영한 산부인과로 분만실, 산후조리원, 소아과가 모두 갖춰져 있고 집에서도 가깝다. 산후조리원도 산모 프로그램, 식사, 친절도, 비용 등을 모두 고려했을 때 가장 괜찮은 것 같다고 남편과 결론을 내렸다.
실제로 병원에 방문해보니 진료 전 상담실, 영상의학과, 진료실을 별도로 유지하며 꽤 큰 규모의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었다. 의료진도 모두 친절하게 대해주셔서 마음 편안하게 진료받을 수 있었다.
보통 12주에서 16주 사이에 산후조리원을 예약한다고 한다. 현재는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산후조리원 방문이 불가능하다. 4월 말에 네 번째 진료를 받을 때 코로나 사태가 잠잠해지면 조리원에 방문해서 예약하기로 했다.
12주 차가 되면서 두통, 배 당김, 배가 콕콕 쑤시는 느낌이 드는 증상이 생겼다.
그동안 통증을 잘 느끼지 못하다가 병원에 다녀온 날 저녁은 무척이나 힘들었다. 산부인과에서부터 배가 조금씩 아프긴 했는데 화장실에 가고 싶은 배아픔 정도로 가볍게 여겼다. 그런데 저녁을 먹을 때 입맛이 없고, 슬슬 신경이 쓰이더니 저녁을 다 먹고 나자 통증이 더욱 심해졌다.
집 근처에서 외식을 했는데, 집까지 가는 길이 너무 아득하게만 느껴졌다. 병원에서 아무 이상 없었다는 걸 기억하면서 조금만 참고 집까지 걸어가자고 했는데, 배가 콕콕 콕콕 쑤셔서 이게 무슨 일인가 싶었다. 길 위에 잠시 멈춰 섰다가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혈액량과 호르몬의 변화, 자궁 크기가 커지면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한다. 하지만 다음 날에도 약간의 통증이 느껴져 혹시나 하는 불안한 마음이 들어 병원에 전화해봤다.
병원에서는 바로 어제 검진할 때 아무 이상이 없었으니 조금 참아보고, 심신의 안정을 취하라고 했다. 첫 아이라 통증에 더 예민해지기 마련이지만,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하면 통증도 조금 사라진다고 했다.
돌이켜보면 같은 날 오랜만에 출근하고, 택시에서 내리자마자 병원으로 이동해서 검사를 받았다. 평소보다 몸이 긴장했던 탓인 것 같고, 잠도 많이 자고 잘 챙겨 먹으니 통증이 나아졌다. 경험이 없어서 더 걱정스러웠지만, 작은 증상은 노심초사하지 않고 편안하게 넘기는 게 훨씬 도움이 되는 것 같다.
뱃속에서 아이를 키우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란 걸 더 많이 느끼게 되면서 ‘이 세상 모든 엄마들은 이런 시간을 다 어떻게 보냈을까?’ 생각하게 된다.
가장 가까이에서 내가 편안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해주는 남편과 늘 전화로 안부를 확인하고, 몸 잘 챙기라고 반찬과 과일 등을 택배를 보내며 격려해주시는 양가 부모님이 계시기에 가능한 일이겠지.
혼자서는 힘들었을 테지만, 소중한 사람들의 사랑과 보살핌이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는 것을 기억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이 시기를 보내야겠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