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쓰려고 돌아보니 짧은 시간 참 많은 일이 있는 한주였다. 가장 충격적이고 슬픈 일은 큰 이모부께서 갑작스럽게 돌아가셨다는 것.
큰 이모부는 새벽에 혼자 목욕탕에 가셨다가 심장마비가 왔다고 한다. 갑작스러운 소식에 온 집안이 발칵 뒤집어졌다.
제주도 웨딩촬영을 예약한 언니는 떠나기 전 잠시 차에 들렀다가 엘리베이터를 타고 집에 올라오는 길에 복도에서부터 엄마의 울음소리를 들었다고 한다. 엄마께서 전화로 큰 이모부의 비보를 접한 직후였다.
언니는 마음이 무거웠지만 지난번 태풍으로 촬영 일정이 한번 바뀐 적이 있기에 코로나로 어지러운 상황에서도 촬영을 강행하고 있었다. 공항으로 가기 전 언니는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 “지영아, 심호흡 5번 해봐.” - “왜? 무슨 일 있어?” - “빨리.” - “후후~ 후후후~” - “아니, 그렇게 말고. 천천히. 깊이 들이쉬고 내쉬어봐.” - “알겠어. 후~후... 후~후... 후~후... 후~후... 후~후... 다섯 번 다했어!” - “놀라지 말고 들어.” - “왜 그래, 언니...? 혹시... 임신했어?” 나는 장난을 쳤다. - “아니. 큰 이모부... 갑자기 돌아가셨대. 엄마 할머니 돌아가셨을 때처럼 울고 계셔서 나 깜짝 놀랐어. 이동을 해야 해서 나왔거든. 엄마 옆에 있어줄 사람이 필요한데 막내는 자고 있는지 전화를 안 받고...” - “잉? 갑자기 무슨 말이야?” - “큰 이모부 심장질환 있으셨잖아. 갑자기 심장마비가 오셨대. 예전에도 몇 번 쓰러지셨는데, 목욕탕에서 그러셨나 봐.” - “... 이모부 쓰러지신 거 아니야? 돌아가신 거 확실해?” - “응. 맞아. 엄마가 너 임신해서 놀라면 안 된다고 소식 전하지 말라고 했는데, 나도 엄마 두고 나오려니까 너무 마음에 걸려서...” - “응, 괜찮아. 이게 무슨 일이야 대체... 내가 엄마한테 연락드려볼게. 언니도 조심히 다녀와.”
언니는 차분한 목소리로 소식을 전했다. 덕분에 나도 놀라긴 했지만 조금이나마 차분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다.
엄마께서는 부조금으로 인사만 하고, 장례식장에는 오지 말라고 하셨다. 코로나19가 아직 심각 단계인데 임산부가 대전으로, 또 장례식장에 오는 건 무리라는 판단이셨다. 요즘은 장례식장 가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이니 가족장으로 치르기로 했고, 남편이 혼자서 다녀오기로 했다.
언니는 말할 것도 없고, 나도 이모부의 장례식에 직접 참석하지 못해 마음이 너무나도 무거웠다. 가족들은 슬픔 속에서 삼일장을 치렀다. 하늘은 맑고 벚꽃이 화사하게 피었는데 이모부는 어찌 이렇게 갑자기 돌아가셨는지 마음이 착잡했다.
길을 걷다가도 꽃가루에 재채기가 나듯 울음이 터질 것 같았다. 하지만 그뿐, 마음 편히 울지도 못했다. 눈 앞에서 볼 수 없으니 믿기지도 않고, 실감이 전혀 안 났기 때문이다.
임신하면 홀몸이 아니니 잘 먹으라는 말과 함께 앞뒤 좌우 살피면서 조심하라, 놀라지 말라, 좋은 것만 보고 좋은 것만 생각하라는 말을 주변에서 많이 듣는다. 하지만 우리네 인생사에 어찌 좋은 일만 있을 수 있을까... 이렇듯 갑작스럽게 불행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는데...
염을 하고 입관할 때, 화장하는 과정에서 이모와 사촌언니들이 울다가 거의 실신할 뻔했다는 소식을 들으며 안타까운 마음과 함께 슬픔을 나누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더욱 크게 들었다.
장례 5일째, 큰 이모네 식구들이 이모부의 산소에 다녀온 날 저녁에 이모께 전화를 드렸다. 하지만 이모는 일찍 잠드셨는지 전화를 받지 않으셨다. 전화를 받으시면 어떻게 마음을 전해드려야 하나, 미안한 마음에 눈물이 나면 어쩌나 마음을 졸이고 있었는데...
그 날은 올해 가장 큰 보름달인 슈퍼문이 뜨는 날이었다. 남편과 공원에 가서 산책을 하고, 기구를 이용해 운동을 하다가 큰 이모부와 식구들에게 죄송한 마음에 눈물이 번졌다. 시간이 늦어 어두웠지만 달빛에 비쳐 눈가가 촉촉해진 걸 본 남편은 울지 말라고 달래주었다.
저 달빛은 이모부가 계신 산소 위에도 똑같이 비칠 텐데, 이모부가 어느 날 갑자기 땅 속에 묻혀있다는 게 여전히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그게 너무나도 슬펐다. 그리고 남편 품에 안겨서 그제야 엉엉 울었다.
슬플 땐 눈물을 흘려야 마음속에 응어리지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우는 모습을 보여도 되는 사람이 옆에 있어서, 마음 편히 울게 해 줘서 남편에게 참 고마운 밤이었다. 한바탕 울고 나서 달님에게 큰 이모부의 명복과 함께 빵이가 뱃속에서 잘 자라서 순산할 수 있게 해달라고 소원을 빌었다.
그냥 달도 아니고 슈퍼문이었으니 소원을 들어주겠지? 큰 이모부께서 좋은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식구들이 슬퍼하고 난 뒤에 일상과 컨디션을 되찾아 굳건하게 생활하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