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지하에 있는 베트남 쌀국수집, 따듯하고 아늑한 분위기가 좋은 카페의 새콤달콤한 수제 레몬티, 이맘때가 되면 예쁘게 피어나 봄햇살 아래에서 팔짱 끼고 사진 찍던 살구나무... 3주 조금 넘는 시간 동안의 재택근무를 마치고, 사무실로 출근해서 누린 점심시간 풍경이다.
어느새 집에서의 생활이 일상이라고 느껴질 정도로 재택근무에 적응했는데, 당분간은 일주일에 한 번씩 출근하는 일정으로 변경되었다. 사무실에서 오랜만에 만난 동료들과의 안부인사도, 점심시간도 반가웠다.
특히나 '그 집의 그 맛'을 오랜만에 맛볼 수 있어서 좋았다. 다른 집에서는 느끼지 못하는 맛. 아무리 쌀국수를 먹어도 충족되지 못하던 그 맛은 얼큰 숯불 돼지고기 쌀국수의 불맛이었다!! 체인점이라고 다른 지점을 찾았어도 내가 찾던 이 맛을 느낄 수 있었을까?
오랜만에 출근하면서 전날 밤 입을 옷을 고민하고 준비하는 것도, 아침시간 분주한 와중에도 서둘러 화장하는 것도, 필요할 때 얼굴 마주하고 바로바로 궁금한 점을 해결하는 것도 그런 맛이었다. 잃어버린 일상에 대해 크게 느끼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출근해보니 그저 잊고 있었다는 걸 깨닫게 된 기분이랄까?
사람의 적응력이 무서워서 다음날 아침은 일찍 일어나 준비하고 출근한다는 생각에 좀처럼 잠들지 못하던 어젯밤... 임신 확인 후 틈틈이 간식을 챙겨 먹던 습관에 구운 계란, 견과류, 귤, 크래커 등 간식을 한가득 챙겼지만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면서 먹기 불편해서 바나나만 먹고 사물함에 간식 창고를 만들고 온 오늘...
코로나가 언제쯤 완전히 진정될까? 회사 주변에서 가고 싶은 식당, 디저트 집, 책방 등이 여러 군데 떠오르는데...
4월 초, 일주일에 한 번씩 사무실 출근할 때는 안전을 위해 택시를 타기로 했다. 빠르고 편하지만 차멀미를 해서 속이 울렁거렸다. 사무실에서는 간식을 편히 먹지 못해 집에 도착하자마자 두유와 바나나 등을 챙겨 먹고 누워서 쉬웠다. 오랜만에 출근하고 나니 피곤함이 몰려왔다. 출퇴근하는 게 보통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처음으로 했다.
엄마께서 택배로 보내주신 쑥국과 불고기를 따끈하게 데워 김치 삼총사(배추김치, 열무김치, 깍두기)와 함께 먹으니 속이 든든해지고, 울렁거리던 증상도 좀 나아졌다. 역시 난 먹어야 힘이 난다. 설거지하고, 내일 먹을 식재료도 좀 사고, 산책을 좀 해야겠다.
4월 초면 12주기에 이르러 단축근무 기간도 끝나고, 코로나가 점차 진정되면서 정상적으로 출근할 것이다. 조금씩 일상에 복귀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잘 적응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