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적인 시나리오를 쓰는 엄마가 될게.

임신 27주 차 이야기

by 이수댁


2020년 7월, 한 여름의 날씨가 참 좋다.

한낮의 뜨거운 열기가 빠지고 난 저녁, 하루를 시작하는 새벽에 선선한 바람 속에서 음악을 듣고 글을 쓴다.

오롯이 나만을 위한 평온한 시간이다.

겨울이었다면, 해가 짧아 어둠이 더 빨리 찾아오고 오래 머물렀다면 사람들은 더 우울하지 않았을까?


코로나가 장기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 현상을 겪는 것 같다.

집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더욱 고독해진 노인과 마음껏 뛰어놀 권리를 잃어버린 아이들...

일자리가 불안한 직장인과 바늘구멍보다 더 좁아진 취업의 문 앞에서 좌절하는 청년들...

원래도 복잡하고 고민할 거리가 많은 결혼 준비에도 코로나라는 걱정거리가 하나 더해졌다.

뉴스를 들을수록 마음은 더욱 어려워진다.


나와 다른 누군가의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내 옆의 가족, 그리고 나에게도 해당되는 일이다.

사람들의 마음이 지쳐있다. 깊이는 다르지만 코로나 블루를 겪는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특히나 뱃속에 아이를 품고 있는 임산부에게 정서적인 안정감을 절대적으로 중요할 텐데...


아이를 가졌다는 걸 알았을 때 어떤 엄마가 되고 싶은지, 어떤 아이로 길러야 할지 꾸준히 고민해왔다. 어떠 어떠한 조건을 가진 아이를 갖고 싶다고 말하기에 나 또한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 아이가 나도 이러이러한 조건을 가진 완벽한 부모를 원한다고 바란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저 내가 먼저 행복한 엄마가 되고 싶다. 그리고 정서적으로 안정되고, 행복한 아이로 자라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주고 싶다. 이는 늘 기쁨과 즐거움, 행복한 일상을 사는 엄마가 된다는 의미가 아니다. 불안과 걱정, 두려움이 일상을 덮쳤을 때에도 마음의 평정을 잃지 않고 슬기롭게 극복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하루 5분 엄마 목소리라는 책 속에서 이런 문구를 보았다.


p184.

하지만 정서지능에 대한 인식과 필요성을 깨달은 부모 밑에서 어릴 때부터 제대로 정서 조절 훈련을 받은 아이들은 감정적으로 힘든 상황이 닥쳐도 '어떻게 하면 이런 감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라는 구체적인 노력을 시도합니다. 한번 상상해보세요. 사랑하는 내 아이가 부정적인 상황에서도 스스로 좋은 감정을 선택할 수 있을 만큼 자유로운 존재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

한 연구에 의하면 태아는 엄마의 감정상태보다 더 증폭된 형태로 정서적 자극을 받는다고 합니다. 그래서 엄마가 느끼는 행복보다 태야가 느끼는 행복의 강도가 더 강하고, 반대로 엄마의 스트레스 역시 태아에게 더 크게 전달될 수 있다는 뜻이죠. 이 사실만 놓고 봐도 엄마의 정서적 안정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이런 점에서 태아의 두뇌발달을 위해 학습 위주로 행하는 태교 방식이 과연 효과적인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견해를 가진 전문가들도 많습니다. 왜냐하면 좋은 엄마가 되기 위한 일련의 노력들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죠. 반대로 엄마와 태아 사이의 정서교감이 중요하다는 점에는 모든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일을 하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외국어 공부를 하고, 좋아하는 책과 음악을 찾아서 보고 듣는 일상 자체가 태교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의욕을 잃거나, 미래를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의 모습에 마음 아파하며 덩달아 우울해졌고, 더 쉽게 눈물이 났다. 내 마음을 뒤돌아보며 어떻게 하면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 나는 임산부니까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나의 정서가 아이에게 증폭된 형태로 전달된다고 하니 아이를 생각해서라도 마음공부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이번 주말에는 숲 속의 음악회도 찾아가 보고, 아가에게 동화도 들려주고, 가까운 곳으로 바다를 보러 다녀올 것이다. 자연 속 바람 소리, 매미와 개구리 소리도 음악이 되는 곳에서 좋은 기운을 가득 담아와야지.


코로나의 영향을 받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다. 누구에게나 변화는 불가피한 것이다. 그 변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조금이나마 주변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사람이고 싶다.

그리고 코로나라는 어려운 시기를 뚫고 나오는 우리 아가에게도 부정적인 상황을 지혜롭게 극복해나가는 힘을 길러주고 싶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스스로의 마음을 조절할 수 있고, 인내심을 가지고 이겨낼 수 있는, 내면의 힘이 강한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를 위해 엄마가 먼저 그런 사람이 되어야겠다.


오늘도 긍정적인 시나리오를 쓰는 엄마가 될게.


아가에게 약속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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