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히 아침밥을 먹고 출발했는데 사무실 도착 후 집에서 싸온 백도를 순식간에 흡입해버렸다. 사람이 많은 출근 시간 지하철을 타는 건 너무 힘들다. 다행히 내일부터 이틀간은 재택근무다.
어제저녁 산책을 하면서 복숭아가 먹고 싶어서 복숭아 추잉껌을 사 먹었다고 남편에게 이야기했다. 덕분에 시장에서 백도를 두 팔 가득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식탁 위에 백도를 그대로 올려놓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복숭아의 달큼한 냄새가 났다.
"으으음~ 복숭아 냄새 좋아!"
복숭아 냄새는 여름휴가를 떠올리게 해 준다. 여름철 계곡에서 복숭아, 포도, 수박 등 시원한 과일과 함께 옥수수와 감자를 쪄먹으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참 좋은데... 그러니까 복숭아 냄새는 여름휴가를 떠올리게 하는 향수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사실 요즘은 특별했던 휴가와 여행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상이 그립다.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편히 다닐 수 있고, 아무런 걱정 없이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났던 그때.
퇴근 후 집으로 오는 길에 늘 다니던 큰길이 아닌 건물 뒤편 작은 길로 걸어갔다. 선정릉 공원이 있어서 여유가 생길 때 산책을 하던 길이었고, 마침 해가 저물고 있었다.이 길로 걷는 것도 참 오랜만인데, 선정릉 공원은 코로나 19로 인해 운영을 임시 중단했다.정상 운영으로 돌아가려면 코로나 확진자 수가 한자릿수로 떨어져야 하는데 아무래도 오래 걸릴 것 같다.선정릉 공원과 저녁 하늘을 바라보며 코로나 19 이전의 일상이 참 그립다고 느꼈다.
세상이 코로나 19 전과 후로 나뉘듯이 아가를 낳기 전과 후의 일상 또한 크게 바뀔 것이다.그러니까 지금 이 시간이 나중에는 그리운 일상이 될 테고, 돌아가지 못할 소중한 순간임을 알고 있다. 그래서일까? 요즘 나는 벌써부터지금이 순간이 그립고, 보고 싶어 마음이 몽글몽글하다. 마치 중고등학생 사춘기 시절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