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나의 색을 찾아가는 여정

북 메이킹 다이어리 05

by 이수댁

코로나 19 확산이 심해져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되는 동안 화상으로 수업에 참여하다가, 지난주에는 남편이 차로 태워다 줄 수 있어 오랜만에 책방에서 오프라인 수업을 들었다. 동료 작가님들과 반갑게 인사 나누고, 그간의 진행사항을 공유했다. 샘플 인쇄본을 가져와 피드백을 공유하는 날이었는데, 인수인계로 바쁜 한 주를 보내고 빈 손으로 참여했다. 다른 작가님들은 샘플 인쇄를 시도해보고 한 발자국 더 앞으로 나아간 모습이었다. 샘플 인쇄본을 받아보니 설레고, 기분이 좋았다며 소감을 전해주시는데 나도 얼른 샘플 인쇄를 시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하면서 시너지를 얻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오랜만에 오프라인 수업을 들으며 동료 작가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니 앞으로 남은 시간 힘차게 노 저어 앞으로 나아가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


산전 후 휴가가 시작되었지만,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았기에 출간뿐만 아니라 출산 준비도 필요했다. 주말에 물려받을 출산 및 육아용품을 챙기고, 월요일부터 화요일까지는 대전으로 내려가서 막달 검사를 받고, 할머니와 엄마 백일해 예방접종을 함께했다. 짬짬이 인디자인 프로그램에 글을 편집했는데, 생각보다 진도가 빠르게 나가진 않았다. 그래도 일할 때는 의지와 상관없이 시간과 에너지를 못 낼 때도 많았는데, 지금은 의지에 따라 조금씩이라도 진행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사하다.


왜 책을 만들고 싶지?

스스로 이런 질문을 자주 한다.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은 책의 프롤로그에도 담길 것이고, 출간할 책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방향도 잡아줄 것이다.


먼저, 소통하고 싶다.

출산 후 당분간은 제때 식사를 하고, 운동하고, 글 쓰는 등 개인 시간을 갖기 어려워질 수 있다. 그래도 하루 한 줄이라도 읽고, 쓰는 습관은 꼭 갖고 싶다. 인생에서 단 한 번뿐인 시간이라는 생각으로 아이가 자라는 순간순간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나누고 싶다. 코로나 19가 장기화되면서 임신 기간은 물론 출산 후에도 보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는 게 쉽진 않겠지만, 글을 통해 계속해서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이 크다. 이번 북 메이킹 클래스에서 배운 책 출간 과정을 잘 숙지해서 앞으로도 쭉 글을 쓰고, 책을 내면서 사람들과 연결되고 싶다는 마음이 가장 크다는 게 첫 번째 이유다. 또, 책은 빵이 뿐만 아니라 빵이가 결혼을 하고, 출산을 한다면 손주들에게도 전해질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의 기록을 꾹꾹 눌러 담아 먼 미래에도 소소한 기쁨을 전해주는 선물이 된다면 참 좋겠다.


두 번째로, 나를 위한 선물이다.

어려서부터 일기와 편지 쓰기를 좋아하고, 그런 기록들을 쉽게 버리지 못하던 나는 늘 궁금했다. 왜 이렇게 기록하는지? 그리고 간직하는지? 수많은 기록들은 내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그런데 책 출간을 준비하면서 지난 기록들을 다시 살펴보고, 정리해보니 조금은 그 답을 찾을 수 있었다. 글쓰기는 나를 잃지 않고, 나를 나답게 지켜주는 하나의 과정이었던 것이다. 순간의 감정과 생각을 기록하면서 스스로 정리가 되기도 하고, 시간이 흘러 글을 읽다 보면 그때의 나를 다시 만날 수 있어서 좋다.

임신 사실을 확인한 후 적어도 주 1회 쭉 기록해 온 일상들은 내 생의 첫 임신 경험이자,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시간이기도 하다. 또한, 아이가 평생 기억하지 못할 시간이기에 기록해서 들려주고 싶었다. 그런데 돌아보니 결국 안지영이라는 삼십 대의 여자, 직장녀, 엄마로 성장하는 과정의 기록이기도 했다. 결국 나를 위한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으로서는 나와 아이를 위해 책을 만들어보자는 동기가 가장 강하다. 그 기록이 누군가에게 용기와 기쁨이 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앞으로도 진짜 나의 색을 찾아가는 여정에 글쓰기가 함께하기를 바라며 다시 책 만들기 과정에 집중해봐야겠다. 오늘은 모든 글을 인디자인 프로그램에 담은 후 선생님께 공유 드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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