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출산 준비 중

임신 38주 차 이야기

by 이수댁

9월 26일(토), 북 메이킹 클래스 출간 기념회를 마치고 무사히 대전에 내려왔다. 주말 동안 남편과 한적한 옥천 시골길을 산책하며 가을 날씨를 만끽했다. 파아란 하늘 아래 코스모스가 핀 모습을 보니 가을 느낌이 물씬 들었다. 함께 걷고, 이야기 나누며 평화롭고,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어 감사했다.


9월 28일(월)은 내 생일이자 빵이를 만나는 날이었다.

막달 검사에서 혈소판 수치가 낮게 나와서 다시 한번 혈액 검사를 했다. 임신 중 면역이 떨어지면 혈소판 수치가 낮아질 수 있는데, 출산 시 지혈 속도가 느릴 수 있어 앞으로 매주 검사가 필요하다. 지금 상황에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고, 매주 수치를 지켜보면서 잘 대비하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처음으로 남편과 함께 20분 정도 태동검사를 진행했다. 배에 띠를 두르고 빵이의 심장박동 소리를 들으며 태동이 있으면 버튼을 눌렀다. 아기의 심장박동과 태동, 엄마의 자궁수축을 검사하는데 빵이가 배 속에서 건강하게 지내고 있다고 알 수 있었다.


다음은 의사 선생님을 만나 초음파 검사와 내진을 했다.

언제부터인가 골반에 얼굴을 폭 박고 있어 초음파를 통해 얼굴을 보기 힘든 빵이~ 선생님께서 초음파 사진을 찍어주셔도 도무지 무슨 사진인지 알아보기 힘들다.


지난번 정기검진 때 2주 만에 0.7kg이 자라서 2.8kg가 되었기에 이번 검진에서는 3kg 중반대를 예상했는데 몸무게가 그대로였다. 언제나 예상을 벗어나는, 나와는 별개의 생명체가 배 속에서 자라고 있다. 서로 다르기에 더욱 좋은 친구 같은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내진...

필요 이상으로 긴장하거나 아프게 느끼지 않을지 걱정이 되어서 병원에 가기 전 엄마께 내진하면 어떤 느낌인지 여쭤봤다. 아무래도 긴장감이나 약간의 불쾌감이 느껴질 수 있지만 괜찮다고 하셨는데 딱 그 말씀이 맞다고 느꼈다.

처음 경험하기 때문에 긴장이 되었지만, 모든 과정을 아가와 만나기 위한 준비라고 생각하고 마음을 열면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약간의 고통이 있었지만 출산에 필요한 과정이고, 사실 출산할 때는 더 큰 고통이 있을 텐데 이건 맛보기 수준이라며 덤덤하게 받아들였다. 내진 결과 골반이 좋고, 아가도 적당한 크기라 순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의사 선생님께서 용기를 주셨다.


9월 30일(수)에는 처음 가진통이 느껴졌다. 13시 20분쯤 배 속 깊은 곳에서 빨래를 꼬오오옥 돌려 짜듯이 자궁이 수축되는 느낌이 들었다. “아아...” 소리를 내며 통증을 느끼는 동시에 신기하다는 생각도 컸다. 가진통이 어떤 느낌인지 조금 알 것 같다. 그리고 밤 21시 정도에 사타구니가 쿡쿡 쑤시고, 빵이의 움직임도 어딘지 모르게 지금까지와는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래도 조금씩 조금씩 가진통을 느끼나 보다. 우리 빵이를 만날 시간이 하루하루 다가오는 것 같다. 통증이 아예 없어도 아기가 언제 나올 건지 많이 기다렸을 것 같기에 이런 통증도 한편으로는 반가운 신호인 것 같다.


보고 싶은 우리 딸, 빵이야~

10월 11일이 출산 예정일이니까 날짜 잘 세어보고, 힘내서 건강하게 나와야 해~ 조만간 세상의 빛을 볼 네가 엄마는 무척 궁금하단다. 사실 엄마의 엄마(빵이의 할머니)께서 요즘 엄청나게 잔소리를 하셔. 빨리 자라고, 많이 먹으라고 볼 때마다 이야기를 하신단다.(오 마이 갓!) 그래서 엄마는 방에서 몰래 글을 쓰고 있어. 빵이와의 38주 차 이야기를 기록하고 싶었거든. 빵이도 엄마 잘 때 몰래몰래 재미있게 노는 것 같더라. 어쩐지 말괄량이 일 것 같은 동질감이 느껴지는 우리 딸. 엄마는 이만 잘게. 지금도 엄청 쿵덕쿵덕 놀고 있는데 이제 그만 잘 자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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