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뒷모습

임신 39주 차 이야기 2

by 이수댁

화장실에서 거울을 보며 양치질을 하고 계신 엄마 옆에 섰다. 엄마와 내 모습이 나란히 거울에 비쳤다.

엄마께서 말씀하셨다.
“생각해보니 엄마가 널 서른한 살에 낳았어. 추석 5일 전이었으니까 딱 이맘때였지. 너도 서른한 살, 추석 전후로 출산을 하게 되었네. 지금의 엄마가 30년 후 네 미래의 모습이야. 엄마한테 잘해.”

대전에 내려와서 보니 엄마는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참 바쁘시다. 워킹맘으로 사셨기에 엄마께서 출근하는 모습, 주방에서 일하시는 모습 등 늘 분주한 엄마의 뒷모습이 익숙하다.
그런데 출산을 앞둔 딸까지 내려오니 마음에 분주함이 한 숟갈 더 추가되었다. 그런데도 자식 일은 힘들어도 힘든 것 같지 않다고 말씀하시는 엄마가 나는 참 신기하다.

“난 엄마처럼 바쁘게 안 살 거야. 좀 쉬셔요. 무리하지 마시고...”
그렇지만 나는 안다. 엄마는 엄마가 생각하는 일을 다 끝내고 주무실 거라는 걸.

책임감이 강한 엄마, 해야 할 일이 있으면 미루지 않고 하시는 성실한 아빠...
이런 부모님 밑에서 자란 나는 특별히 잘하는 게 없어도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하다.
그런데 가끔은 그런 책임감을 좀 내려놓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조금 내려놓아도 세상은 잘만 돌아가니까.

여전히 엄마의 뒷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30여 년 후 내 딸이 임신해서 내 옆에 서 있을 때는 어떤 기분일까?...

엄마한테 잘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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