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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un 11. 2017

다시 누군가를 만나지 않을거야...

라는 새빨간 거짓말!

참 오랜만이었다.


진작에 봤어야 하는건데

약속한 날 일이 생겨서,

그러다 셋이 시간을 맞추기 어려워서,

여차저차 4개월만에 만난 우리.


고등학교 친구들과 만나는 건

언제나 참 즐거운 일이다!


그 동안의 다이나믹한 소식들을

한가득 안고 만날 수 있어서

더 시끌벅적하고, 신나는 시간이었다.


그중,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해

아직 100일이 안된

꽁냥꽁냥한 친구의 연애가

이번 만남의 가장 핫한 이슈였다.


지금까지 누군가와 만날 때

큰 감흥이 없었다는 그녀.

점차 좋아하는 마음이 커지는 유형이나,

늘 미지근한 온도의 사랑을 했다는 그녀.

헤어지고도 슬픈 감정이 벅차오르지 않아

그게 더 슬펐다는 그녀.

"몰라~ 나 결혼 안해!! 혼자 늙어 죽을거야!!"

라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하던 그녀.

그러다가도 소개팅은 열심히하던 그녀에게

다시, 남자친구가 생겼다.


이야기를 듣자하니,

처음 만났을 때부터 서로 너무 좋았고,

그래서 지금은 소위 미쳐있었다.


사랑을 할때

내 마음을 다 주면 다치지 않을까

불안해하고, 어딘가 조금은 우울해보이던 그녀가,

애인 연락처를 'OO오빠'라고

아무개 오빠처럼 저장하고

"오빠"라고 부르는 것도 어색해하던 그녀가,


동갑내기 친구를 만나 사랑에 빠져

차마 이야기하기 부끄러운 애칭으로

우리 앞에서 통화하는 모습을 보니

입이 떠~억 벌어질 수밖에!!


그녀의 남자친구는 한술 더떠

친구들에게 궁금한게 있었다고 얘기를 꺼내더니

"제 여자친구는 언제부터 이렇게 예뻤나요?"하고

천연덕스럽게 물어보니...

성심성의껏 대답해주려던 마음에 김이 새고,

손발이 오그라들다 못해 쭈그러들 수밖에!!!


자랑자랑 늘어놓는 친구의 행복한 표정을 보며

맞장구치고, 놀리기도 하면서 웃고 떠들다보니

'우리, 참 예쁜 시절을 보내고 있구나!'

문득 느껴졌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 사랑을 하면서

'내가 이런 사람이었구나, 이렇게 변할 수도 있구나!' 깨닫고

사랑 받으며, 사랑을 주며

행복해하고...


사랑에 빠진 사람의 모습은

세상 행복해보인다.


다신 누군가를 만나지 않을거라는 다짐은

없던 일인듯 무색해지고,

"원래 난 이런 사람이야. 난 변하지 않아."하는

굳게 닫힌 마음도

나와 맞는 누군가에 의해 마법처럼 스르르 열린다.


그러니까 우리,

그런 눈에 보이는 새빨간 거짓말은 하지 않기로.

누가봐도 예쁜 이십대 후반에

누구보다 더 행복해지기로... :)


친구들이랑 있다니까

남자친구가 같이 먹으라고

아이스크림 쿠폰을 보내줬단다.


행복해하며 자랑하는 친구 얼굴을 보니

'짜식, 사랑받고 지내는구나!'

흐뭇했다.


그 쿠폰을 핑계삼아

7월에 한번 더 보기로 약속했는데,

그때까지 더 다이나믹한 소식을 안고

만날 수 있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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