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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Jun 07. 2017

사람 사는 세상, 봉하마을에 가면...

더이상 볼 수 없어도, 느낄 수 있습니다.

#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입니다'

이창재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노무현 입니다'가 개봉 열흘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했다고 합니다. 꼭 인기가 많은 영화여서가 아닙니다. 정치인 노무현의 모습 뿐만 아니라 인간 노무현을 알 수 있는 영화일거라 기대하며 보았습니다.


평소 영화관에서 영화 보는 일에 재미를 느끼지 못하고, TV에서 보여주는 무료영화를 선호하시던 아버지와 함께 말이죠. "대체적으로 재미있게 보았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실제로 눈물을 두번 정도 훔치셨다고 해요. 영화를 빌미로 아버지와 소통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영화를 본 후, 노무현 전대통령이 나고 자란 김해 봉하마을에도 자연스럽게 관심이 가 찾아가보았습니다.

봉하마을은 봉화산 봉수대 아래에 위치하고 있으며, 현재 약 40가구 120여 명의 주민이 농사를 지으며 살고 있습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태어나 유년과 청년시절을 보내고, 권양숙 여사를 만나 사랑을 키운 곳이기도 합니다. 퇴임 이후 고향으로 돌아와 지냈으며, 이제는 영원히 봉하의 땅 아래 잠드셨어요.


# 생가

1946년 9월 1일에 태어나 8살 때까지 살았던 집으로 전형적인 초가집 형태입니다. 노 전대통령이 설계 과정에서 메모를 통해 직접 의견을 제시하며 복원했다고 해요.

생가 옆에 사람들이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가 있는데요. 노 전대통령이 퇴임 후 봉하마을에 머무는 동안 그곳을 찾은 사람들과 함께 한 시간을 담은 사진들이 보이네요!


# 기념품 가게_사람 사는 세상

생가 옆에는 기념품 가게가 있습니다. 원래는 방문객들이 차 한잔 마시며 쉴 수 있는 공간으로 설계되었었는데, 서거 이후 노 전대통령을 기억할 수 있는 기념품 매장을 열었습니다. 옷, 에코백, 도서, 엽서 등 노 전대통령을 오래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네요!


# 노무현 대통령 추모의 집

대통령의 유품과 사진, 영상 등의 기록물을 볼 수 있는 추모의 집입니다. 영상에는 노무현 재단에 대한 소개 뿐만 아니라 노무현 전대통령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인터뷰를 담은 영상도 볼 수 있어요. 노무현재단에서 대통령의 가치와 철학을 잘 전달하기 위해 많은 애를 쓰고 있다고 느꼈어요. 그런 노력이 있기에 봉하마을을 찾은 수많은 사람들이 하나라도 더 느끼고, 배우고 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노무현 대통령묘역

묘역에 들어가기 전, 마음을 비추는 거울과 같은 입구의 작은 연못에서 마음가짐을 정돈합니다.

이동하는 길에는 국민의 마음이 담긴 추모글이 약 1만 5천여 개의 박석 위에 새겨져 있습니다. 빈 자리가 너무 크다며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국민들의 마음이 모여 하나의 커다란 추모비가 되었습니다.

헌화와 참배를 하는 헌화대입니다. 봉하마을 입구에서 추모를 위한 국화꽃을 살 수 있으니 현금을 준비해가면 좋을 것 같아요.

국가보존묘역인 노무현 대통령묘역은 "아주 작은 비석만 남기라."는 대통령의 유언에 따라 검소하게 남방식 고인돌 형태의 낮은 너럭바위를 올리고, 그 위에 '대통령 노무현' 여섯 글자를 새겼습니다.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는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입니다.' 영화에서도, 묘역에서도 가장 강조하는 신념인 것 같습니다. 정치에 관심을 갖고 깨어있는 시민이 되기 위해 늘 노력하겠습니다.


# 봉화산 숲길

노 전 대통령은 자신의 어린시절처럼 지금의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자 퇴임 후 농촌마을 가꾸기에 힘을 쓰셨다고 하는데요. 봉화산 입구로 가는 길에 생태문화공원이 가꿔져 있습니다.

대통령이 걷던 길을 따라 봉화산 숲길을 걸어보았습니다. 한두방울씩 빗방울이 떨어졌지만, 부엉이 바위까지 가보기로 합니다. 오르다보니 누워있는 마애불이 보입니다. 통일신라 또는 고려시대에 새긴 것으로 추정되며, 원래는 바로 서 있었는데 바위가 무너져 누워있다고 해요.

'부엉이바위'는 예전에 부엉이가 많이 살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며, 요즘도 가끔 부엉부엉~ 소리가 들린다고 합니다. 대통령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는 마음 아픈 곳으로 부엉이 울음 소리마저 서글프게 들릴 것 같네요.

부엉이바위까지 100m! 얼마 남지 않았어요~

부엉이바위 주변으로 울타리와 철조망이 쳐 있어서 더이상 가까이 가볼 순 없었습니다. 안타깝고, 착잡한 심경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 밖에요...


# 봉하쌀 아이스크림

내려와서 '봉하장날'이라고 봉하마을이 직접 운영하는 친환경 로컬푸드 매장에 들렀습니다. 김해와 경남지역의 유기농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 임산물 및 그 가공식품을 판매하는 곳인데요!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선 곳을 보니, 봉하쌀 아이스크림이 있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엄지척!'한 사진이 걸려있어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는데요! 한 마디로 맛을 표현하자면 뻥튀기 맛이예요~!!


# 대통령의 자전거길

비록 타보지 못했지만 자전거를 타고 봉하마을을 여행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자전거 대여가 가능하고, 대여할 때 자전거길도 친절하게 안내해주시니 참고하세요~!


# 집으로 가는길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현충일... 영화의 여파인걸까요? 봉사마을을 찾는 사람들의 줄이 끝이 없어 보입니다. 그만큼 노무현 전대통령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은 사람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시 영화 '노무현입니다'로 돌아가보면, 마지막에 노 전 대통령이 노래를 흥얼거리고, 가벼운 발걸음으로 거닐며 "노무현입니다."하고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홀로 유세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악수하자고 손을 내밀면 응답하는 시민도 있지만, 무심하게 못본 척하며 지나가는 시민도 있습니다. 아버지께서는 이 부분에 대해 노무현 전 대통령과 정치에 대한 세상 사람들의 반응이 다양하다는 것을 감독이 표현한 것 같다고 해석하셨는데요. 그 해석이 참 마음에 들더라구요!

잘 이끌어가는 리더를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리더를 이끄는 시민이 되는 것 또한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 사는 세상 봉하마을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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