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키우는 마음 11
지윤이와 함께한 지 30일을 맞이했다.
출산 후 종일 집에서만 지내고 있는 나를 위해 가족들이 나들이 시간을 마련해줬다.
그. 런. 데.
출발하려고 보니 왜 이렇게 졸린지...
낮잠 시간과 겹쳐서 너무나도 졸렸지만 잠을 포기하고 바깥바람을 쐬기로 했다.
이제 곧 첫눈 소식이 들릴 텐데 늦가을의 바짓자락이라도 붙잡고 싶었기 때문이다.
지윤이와의 첫 외출을 위해 먼저 배부르게 먹였다.
그리고 가방에 기저귀와 보온병, 분유, 물티슈 등을 챙겼다.
이제 외출을 한번 하더라도 아기용품을 늘 들고 다녀야 한다.
그리고 집을 나서려는데...
어?! 내 신발이 어딨지?
신발을 어디에 두었는지 기억나지 않았다.
아니, 심지어 내가 무슨 신발을 신고 집에 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았다.
한참을 헤매다가 드디어 신발을 찾았다.
출산을 위해 대전에 내려올 때 원피스에 굽 낮은 구두를 신고 있었다.
하지만 외출을 위해 입은 옷은 구두가 어울리지 않았다.
조금 헐렁하지만 벗겨지지 않을 정도로 큰 아빠 운동화를 신고 길을 나섰다.
엄마 차를 타고 드라이브 코스를 달리는데 뒷좌석에 앉아 창 밖을 바라보다 졸았다.
잠을 꾹 참고 오랜만에 바깥 풍경을 보고 싶었는데 차의 덜컹거림을 요람처럼 편안하게 느끼며 아기도 나도 쿨쿨 잤다.
엄마께서 오랜만에 카페에 가보자고 하셨는데 잠꼬대로 졸리다고 외치다가 카페에 도착했다.
수유 중이므로 커피는 패스. 따뜻한 고구마 라떼를 마시면서 가족들과 수다를 떨었다.
지윤이는 눈을 뜨지 않고 계속해서 자고 있었다.
처음 세상 구경을 나온 지윤이는 눈을 감고도 달라진 공기를 느꼈을까?
출산 후 일상이 180도 달라졌다.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던 내가 밤중에 깨다 보니 늦잠을 자고 낮잠도 잔다.
사람들 만나기 좋아하고 하루도 집에만 있었던 적이 없었던 내가 한 달을 꼬박 집에서 보내고 있다.
더 놀라운 건 밖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보다 잠을 자고 싶다는 욕구가 더 크다는 점이다.
카페에서 돌아오는 길에는 졸지 않고 창 밖을 구경했다.
출산했을 때만 해도 은행잎이 노랗게 물들어가고 있었는데, 어느새 낙엽이 지고 나뭇가지가 앙상하게 남았다.
바람도 제법 차가워졌다.
특별한 여행은 아니었지만 가족들이 있어 이런 여유시간도 가질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한 하루였다.
수월하게 첫 외출을 다녀올 수 있도록 협조해준 지윤이에게도 참 고맙다.
지윤이가 조금 더 자라면 가보고 싶은 곳도, 먹고 싶은 것도 참 많다.
언젠가는 함께 미식 여행을 하며 수다 떨 날도 오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