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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댁 Nov 15. 2020

그런 생각

아기 키우는 마음 16

머리숱과 이가 없어도 예쁜 아기의 얼굴은 사람들을 한 곳에 모이게 한다.

말을 하지 못해도 빵긋 웃는 미소 하나로 사람들의 마음을 훔쳐간다.


쭉쭉 크려고 다리를 힘차게 뻗는 몸짓에 칭찬받고

젖을 힘껏 빨다가 뿡뿡 뀐 방귀 냄새에도 꼭 끌어안게 하고

소화를 시키며 내는 아기 염소 같은 소리로 웃음 짓게 하는

보물 같은 네가 한편으로는 부럽다.


나중에 부모님이 이가 빠지고, 몸을 가눌 힘이 없어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누워계셔야 할 때

지금 이 마음을 생각하며 정성껏 보살펴드릴 거야.


나도 그렇게 자랐을 테니까.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도 능숙하게 널 돌봐주시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네 앞에선 얼굴 근육이 무장해제되어 웃기만 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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